징계 받아본 애들은 알겠지만 징계 접수되고 나서 짧으면 한달, 늦으면 반년넘게 징계 기다리는 경우가 태반임. 일병때 저지른 일을 병장때 징계위원회 열리는 경우도 종종 있고.

그 이유는 개인마다 정말 다양한데, 내가 법무실에서 로비 근무하면서 보고 들은거 정리해준다.


1) 6~7월 징계
법무관 인사명령은 8월초에 나옴. 따라서 곧 다른 곳으로 발령날 법무관이 일을 열심히 하고싶을 턱이 없다. 새로 온 법무관? 인수인계받고 업무 적응하기 바빠서 병사따리 징계서류는 후순위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8월 중순까지 밀림.


2) 법무실에 일이 너무 많은 경우
법무관은 징계, 송무, 법제, 계약서 검토, 법무참모, 법률상담, 군법교육 등 다양한 업무를 하는데, 비행단마다 2명밖에 없음. 이런 경우 간부 징계위만 먼저 열고 병사들 징계는 기약없이 밀린다. 재정에서 800페이지짜리 서류뭉탱이 던져주고 가는데 징계를 어케함?


3) 법무실에 일이 너무 없는 경우
위에서 언급한 업무들은 공통점이 있는데, 업무량이 불규칙적이라는거임. 징계? 한달에 100건 들어올수도 있고, 0건 들어올수도 있는거임. 송무? 소송이 없을수도 있지. 근데 이러면 법무실 뭐하냐고 다른 간부들이 살짝 꼽주기 시작함. 그래서 핑계용으로 징계 10건 정도는 일부러 진행 안시키고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4) 전역이 임박한 다른 징계대상자가 있는 경우
징계 못주고 전역하면 징계누락이기 때문에, 전역이 임병한 말년병장/간부는 항상 최우선순위다. 따라서 일찍 접수된 징계도 미뤄질수 있음.


5) 수사개시된 경우
수사절차가 개시된 경우 법무관은 징계기록 위에 큼지막하게 중지 도장 찍고, 수사결과통보 날아올때까지 깔끔하게 잊어버림.


6) 훈련 등 기타 일정
UFS같은거 잡히면 법무관은 지휘관의 법무참모 역할을 하며 법률조언을 해야하고, 또 징계위원회를 개최하려고 위원 선임하려는데 간부들이 다 훈련에 정신없기 때문에 쉽지 않음. 그래서 그냥 뒤로 미룬다.


7) 다른 징계대상자들 일정
징계위원회는 보통 10명 이상 모아서 한꺼번에 개최함. 그래서 그 중 일부가 시간 안된다고 하면 또 미뤄지기도 함.


8) 태업
위에서 언급한 이유 하나도 없고 그냥 법무관이 일을 안하고 있는 경우도 드물지만 있음. 근데 뭐 지휘관이나 다른 간부들은 할수 있는게 없다. 법무관 징계는 공군본부 법무실과 고등검찰부를 거쳐 참모총장 승인을 거쳐야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어 절차가 더럽게 복잡하고, 한 기수에 서른명도 안되는 법무관들 다 알고지내는 사이라 다른 법무관 징계에 굉장히 비협조적으로 나옴.


결론적으로 징계먹어서 법무실로 올라가면 평균 한두달은 기다리게 됨. 재수없으면 반년까지도 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