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스압]비도 오고 운전병 군생활 중 후회스럽고 창피한 기억이 있어서...

골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3.25 22:26:19
조회 930 추천 9 댓글 3

 

 

글을 써봅니다

 

 

 

운전병으로 전역하신 분

 

운전병으로 복무 중이신 분은 조금이나마 공감될 수도 있을거 같고

 

예비 운전병들은  시간이 아깝겠지만 한번 읽어보세요 ㅋㅋ

 

 

 

 

오늘 비가 꽤 많이 오네요

 

 

가족과 저녁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오랜만에 빗속에서 운전을 하니

 

 

문득 현역시절이 생각이 났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부끄럽고 창피한 기억이라

 

 

애써 기억해내지 않으려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날 그 근무는 정말 하기 싫었습니다 

 

 

비행단 수송대대 일반중대 운전병으로 근무 하면서

 

 

비가 오는 날에 참 많이 운전을 했지만 그날은 특히 더 짜증나고 불쾌했습니다

 

 

 

 

제가 병장이 되고 한두달정도 지나서였을겁니다

 

 

그정도 짬이면 주말엔 편히 쉴 때도 될만하지 않나 생각을 했었는데

 

 

당시 수송대대에 대형차량 운전자(대형버스)가 모자라서

 

 

전역전에 면허증을 반납한 말년병장을 제외하고는

 

 

주말 토/일 중 하루는 무조건 근무를 뛰어야 했습니다

 

 

저도 그 주말엔 토요일에 부대초등학생들 등,하교 근무

 

 

일요일에 기지내 순회버스 근무가 있었죠

 

 

거기까지는 괜찮았습니다

 

 

제가 기분이 팍 안 좋아지기 시작한건

 

 

일요일 6시에 조식순회버스 근무를 시작해서

 

 

수송대대에 복귀 했을 때였죠

 

 

주간조(주말에 배차실 배차계원들을 대신하는 근무자들)로 근무하던 후임들이

 

 

쭈뼛쭈뼛하면서  저에게  'xxx병장님 생활관 올라가서 전투복으로 환복하고 오셔야 될거 같습니다' 라고 하더군요

 

 

주말 기지내 근무는 특별한 근무가 아니면 체련복으로 근무가 가능 했기에

 

 

이게 무슨 소린가 싶어서 왜그러냐고 물어봤는데

 

 

'장거리 긴급배차가 떳는데 xxx병장님이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나름 짬도 먹을대로 먹었다고 생각했고

 

 

토요일 오전오후 근무에 일요일에도 새벽에 일어나 6시에 순회버스 근무를 나갔다 와서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 

 

 

해도해도 너무 한다싶은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대형버스면 몰라도 작은차로 가는건데 

 

 

굳이 어제도 근무를 뛰었고

 

 

오늘도 근무를 뛰고있는 내가 또 장거리를 가야된다니....

 

 

내 밑으로 운전병이 몇명인데

 

 

생활관에서 지금 누워서 자는 애들이 몇명인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완전 멘붕상태가 되어 있는데

 

 

마침 배차반장님이 배차실로 전화를 해서 저를 찾았습니다

 

 

'xxx야 미안한데  갑자기 장거리 근무가 생겼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다른 애들 보내기엔 너무 걱정된다

 

 고생이 많겠지만 요번 주말만 버텨주면 다음 주말엔 꼭 쉬게 해줄게'

 

 

이런 내용으로 기억합니다

 

 

상사가 저런식으로 이야기하는데 병사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기운 없는 목소리로 '예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하고 환복 하려고 생활관으로 올라갔죠 

 

 

 

그날 진짜 비가 많이 오긴 많이 왔습니다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대대로 내려와서

 

 

배차실에서 바로 앞에 있는 포르테로 뛰어가는데

 

 

전투복이 그 짧은 시간에 다 젖더군요ㅎㅎ...

 

 

 

긴급배차 된 근무의 내용은 정통대대 상사님과 함께

 

 

타비행단에 다녀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도 좀 무뚝뚝한 분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아무래도 제가 기분이 안 좋다보니

 

 

표정이나 운전이나 많이 티가 났나봅니다

 

 

정통대대 상사님이 (성함은 기억이 안 나지만 그냥 편하게 이하 김상사님)

 

 

'주말에 갑자기 근무가 생겨서 기분 안 좋은거 이해한다

 

 나도 내가 가고싶어서 가는거 아니다

 

 그런데 우리끼리 서로 기분 나쁠 필요가 있냐?

 

 비도 많이 오고 하니까 

 

 안전하게 다녀오자'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나이 지긋한 상사가 병사에게 저렇게 말 할 정도면

 

 

그 당시에 제 태도가 얼마나 안 좋았는지 대충은 상상이 되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때는 저 말을 듣고도

 

 

 

오직 그 당시의 내 처지에 대해서만 생각했습니다

 

 

'옆의 상사는 지금 무슨 말을 하는가

 

 

다른 대대는 상병만 되어도 주말에 편히 쉬던데...

 

 

후임들은 지금 쉬고있겠지

 

 

주중에도 진짜 힘든 근무 많았는데 주말까지 이러네...'

 

 

 

여차저차 해서 근무는 끝났고

 

 

부대에 복귀했습니다

 

 

돌아올 때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고속도로에 차들이 비상등을 켜놓고 갓길에 서있거나

 

 

시속 20km정도로 기어다니고 있었는데

 

 

천천히 오다보니 저녁식사시간 끝나기 전에는 도착하더군요

 

 

 

김상사님과는 서로 수고했다라는 말과 함께 

 

 

그 뒤로 본적이 없습니다

 

 

 

아무튼

 

 

다음날 배차실로 찾아가서 배차반장님께

 

 

너무 하신거 같다고 투정을 부렸습니다

 

 

주말 이틀 다 쉬었던 다른 운전병들도 있는데

 

 

이틀 연속으로 근무가 있던 저한테 긴급배차 같은 것까지 시키는 건 너무 한거 같다고

 

 

그랬는데

 

 

배차반장님도 쓴소리는 못하시고

 

 

'최근에 많이 고생한거 안다

 

그래서 다른애 보내려고 했는데

 

대대장님이 xxx이 니가 젤 안전하고 믿음직스럽게 운전 잘한다고

 

너를 보내라 하시더라' 하고 달래주시더군요

 

 

 

 

 

 

 

지나고보면 별거 없는 이야기지만

 

 

주절주절 쓰다보니

 

 

스압이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너무 힘들고  짜증나고  왜 내가 이 근무를 해야하는가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운전병으로 군대를 가서

 

 

비오는 주말에 이틀 연속으로 근무를 뛴 것이

 

 

그렇게 힘들고 짜증내야 했던 일인가?

 

 

이왕 하는 근무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고 웃으면서 근무를 했으면

 

 

나 하나 때문에 불편하고 불쾌 했었던 사람들이

 

 

편하고 기분 좋게 그날을 보낼 수 있었지 않았을까싶습니다

 

 

 

그만큼  그때의 제가 어리고 속좁고 모자랐다는거겠죠

 

 

사실 지금도 그때에 비해서 무슨 대단한 배움이 있거나

 

 

성장이 있거나 한 것도 아닙니다

 

 

단지 약간의 생각의 차이일 뿐이죠

 

 

 

 

 

 

여기까지 횡설수설하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역하신 운전병들은 안전운전 하시고

 

 

복무중이신 운전병들도 안전운전 하시고

 

 

예비 운전병들도 꼭 안전운전 하시길 바랍니다

 

 

 

 

 

 

 

 

 

 

 

 

추천 비추천

9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갑 절대 안 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20 - -
145972 면회나온 738기다 [6] ㅇㅇ(223.33) 14.05.18 586 0
145971 2박3일 동미참 예비군 후기 [5] 예비군(121.169) 14.05.18 4200 10
145970 기능성전투화 수선받아본사람? qew(121.64) 14.05.18 189 0
145969 훈련소 들어갈 때 여벌의 옷을 챙겨가야하나요? [3] 94(221.166) 14.05.18 288 0
145968 훈련소 때는 전화 못 쓰나요? [5] 94(221.166) 14.05.18 423 0
145967 공군 휴가 질문 좀 합시다 [3] 94(221.166) 14.05.18 376 0
145966 (공교사) 휴가나올 때 머리카락 걸린사람 있나 [1] 공군의 날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5.18 317 0
145965 737레이더다. 질문받음 [12] ㅇㅇ(112.184) 14.05.18 816 0
145964 659기면 엄청 화석이지? [5] ㅇㅇㅇ(223.62) 14.05.18 280 0
145963 애들 글 읽다보다가 느낀게 있다 [3] 737짬찌(116.36) 14.05.18 345 0
145962 7월지원 약 2000명 모집인거 보는 법 [5] 항힝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5.18 410 0
145961 최종합격 야매법 [7] ㅇㅇ(123.213) 14.05.18 1156 0
145960 문신말고 큰점은상관없나요? [1] ㅇㅇ(222.236) 14.05.18 122 2
145959 40기 언제입대? 728(106.245) 14.05.18 60 0
145958 격려외박시 교통지원 [3] 고파스(110.10) 14.05.18 212 0
145957 나 740기 언젠간 [1] 네키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5.18 255 0
145956 CCR 출신 있나요? [1] 지미넬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5.18 176 0
145955 5/26입대인데 신체검사 정밀하나요?? [4] 입대다(39.121) 14.05.18 438 0
145954 이등병 때 악기 가져가면 혼나겠지? [4] ㅈㅇㅁㄴ(115.161) 14.05.18 376 1
145953 훈련소 드갈때 로션 그냥 시중파는거 들고가면 되는겨? 머여(175.223) 14.05.18 68 0
145952 내가오늘 아이팟 나노 7세대 사왓는데 [3] 아좆된건가(58.238) 14.05.18 834 0
145951 740기 입대인데 신체검사 궁금해서 질문드려요! [2] 26일입대><(39.121) 14.05.17 407 0
145949 이마크 쓰는 부대 이름좀 알려줘 [4] 이게뭐임(222.108) 14.05.17 592 0
145948 이병때 덕밍아웃 하기 vs 전역할 때 까지 일코하기 [4] 168(14.37) 14.05.17 302 0
145947 8일남앗나 ㄱㄴㄷㄹ(118.39) 14.05.17 72 0
145945 자격증 + 전공이 세부특기 정할때 제외하고 자대배치에도 영향 미치나여? [2] ㅇㅇ(59.11) 14.05.17 222 0
145943 7월 21입대 [2] 공게(39.113) 14.05.17 229 0
145942 영어어학병 입대장병인데 꿀빠는 특기랑 자대 어디야? [8] 빨리(175.120) 14.05.17 901 0
145941 인터넷으로 신청서 작성한담에 서류제출하면 끝인가요? [2] ㅂㅂ(117.111) 14.05.17 126 0
145940 ㅉㅉ 빵포 경기북부새끼들 공부좀 할것이지 [6] ㄹㄴㅇㄹ(218.53) 14.05.17 529 0
145939 기술직 부사관 지원 가능 할까요? 라온시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5.17 622 0
145938 훈련소드갈때 옷은 어떻게 준비하는겨? [4] 머여(110.70) 14.05.17 334 0
145937 포대 헌병인데 조가 3조도 안나온다시발 [1] ㅁㅁ(39.7) 14.05.17 425 0
145936 아까 737 방포 쓴 짬찌인데.. [5] nodap(121.136) 14.05.17 467 0
145935 입대전에 많이들 놀자나요ㅠ 저처럼 살확찐사람잇나요? [8] 고로토시(210.216) 14.05.17 401 0
145933 공군에 자대활동중인 웹툰지망생입니다 질문! [8] 34234(121.64) 14.05.17 234 0
145932 밑에 737방포가 노답이라고 써논글보니까 어이X [4] ㅁㄴㅇ(106.246) 14.05.17 523 0
145931 제주도 자전거여행비용 ㅇㅇ(123.213) 14.05.17 86 0
145929 혈압질문 [2] (221.159) 14.05.17 313 0
145928 아쉬파 중앙선관위존나 뽝쳐ㅜㅜ [2] 골뱅이(124.194) 14.05.17 314 0
145927 pmp들고 처음 자대에 갈건데 질문있다(1.238) 14.05.17 229 0
145925 7월 지원한분들 [2] 러어어어어옹너너(121.191) 14.05.17 242 0
145924 선거공보이거신청해야됨? 급급급 [1] ㅇㅇ(117.111) 14.05.17 184 0
145923 727 빵포 핵짬찌 질문받는다 [3] 123(121.64) 14.05.17 412 0
145922 741기 전자계산 1차합격자 질문좀! [3] 741(175.209) 14.05.17 238 0
145921 이번 7월 모집인원이 2000명이 넘어간다고 하는데 [5] 궁금증(211.186) 14.05.17 598 1
145920 빵포는 후방으로 가라 [1] 항힝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5.17 226 0
145919 형들 답변좀 부탁드려요!! ㅇㅇ(175.119) 14.05.17 75 0
145918 기훈단 생각에 눈시울이.... [1] ㅁㄴㅇㅁ(183.96) 14.05.17 239 0
145917 26일 입댄데 공군교육사령부 진주까지 다같이 타고 가는그런거없음? [2] 740기(58.231) 14.05.17 320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