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만 해도 군생활이 한치 앞도 안보이는 암흑속이었는데

친한 선임들이 하나둘씩 전역하더니 어느새 전역이 두달도 채 남지 않았네요

군생활 끝나가는 사람들이 팁이랍시고 이런말 저런말 많이 하던데

저도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몇가지만 얘기하고자 합니다.

1. 아프면 무슨욕을 쳐먹더라도 참지 마라

아픈 사람이 대우못받고 동정못받을 뿐더러 욕까지 쳐먹는게 군대입니다. 뭐 안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일할 사람 빠듯하거나 일이 많은 부서에서는 한명이 아파서 검사받으러 가거나 오래 빠지면 동정과 위로는 잠시고

'저 새끼 때문에 내가 더 힘들다.' 하는 생각, 병사고 간부고 열에 아홉은 합니다. 특히 간부요.

저희 간부가 특히 좆같았는진 모르겠는데, 무턱대고 꾀병으로 몰아가려는 경우도 많고, 

입으로만 '아파서 어떡하니'하면서 일은 다시켜놓고, 나중에 애가 손목장애인 될라하니까 '아프면 말하지 그랬냐, 난몰랐다' 하는 간부도 봤어요.

여튼 아프면 병원갈 권리는 당연히 있고, 아무도 못막고, 막으면 신고할 수 있으니까

아프면 무슨 지랄을 해서라도 치료를 받고, 평소 업무가 자기 건강상태를 악화시킬 위험이 있으면 보직변경을 신청하세요.

군대 좋아졌다 좋아졌다 공군 좋다 말해도 몸상해서 나갈 가능성이 낮지 않습니다.

물론 꾀병은 ㄴㄴ

2. 군병원 처방을 믿지 마라

저희 부대가 어딘지는 말을 안하겠으나, 그나마 군병원 중에서 좋은편이라고 말을 해도

군병원은 의사가 병사한테 돈을 받는게 아니라서 그런지, 병사 편의가 아니라 무조건 의사 편의 위주로 돌아갑니다.

경력이 많은 의사라도 대충대충 진료하고 이상하게 수술해서 병신되서 나간 선임이 2명 정도 있어요.

군병원에서 처방 혹은 수술권유를 받았다면 생연가를 써서라도 밖에 나가서 다시 진료받고 오세요.

3. 같이 일하는 간부가 업무를 개판으로 한다면 주도권을 잡아라.

군생활을 하다보면 일을 안하는 간부보다 일을 못하는 간부가 더 짜증날 때가 많습니다.

일을 안하면 병사들끼리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해서 효율적으로 착착 진행되는데

실무는 아무것도 모르는 간부가 병사한테 무턱대고 말도안되는 지시를 하면서 업무를 개판으로 만들 때가 있습니다.(사실 많습니다. 특히 위관들)

'그래도 간분데..' 하고 아무말없이 그 간부가 하는 말을 따르기만 하다간 

결국 병사만 개고생하고 욕은 욕대로 또 병사가 쳐먹는 개같은 상황이 발생합니다. 보통 일 못하는 간부가 책임도 잘떠넘기더라구요ㅋㅋ

하극상을 하지 않는 선에서 예의바르게 되도록 피드백을 합시다. 

'상황이 이러이러 한데 그렇게 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혹시 이런 식으로 하면 더 빨리 끝나지 않겠습니까?'

(간부가 너무 짜증나게 굴면 선을 지키면서 약간 쎄게 말합시다.)

지시하는 간부가 병신인데 이런 말 하는 병사 아무도없으면 군생활 진짜 씹헬 됨요ㅋㅋㅋ 

 4. 휴가가 걸린 이벤트 및 차출에 적극적이여라.

어차피 사내새끼들밖에 없는 군대인데 장기자랑 나가서 병신짓좀 해도 손해볼 거 하나 없습니다.

귀찮아도 독후감 제출, xx리그,군가경연대회,봉사활동 같은거 나가보면 하길 잘했다는 생각 무조건 들겁니다.

5. 체단실을 가자

고시준비나 수능준비 같은 중요한 공부를 하고 있거나,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 서있지 않는 이상 

영어공부나 전공 복습처럼 밖에서도 할 수있는(밖에서 더 효율적으로 할 수있는) 공부는 잠시 제쳐두고

운동을 해서 환골탈태를 해봅시다. 운동관련 서적을 읽고 계획을 세우고 주변에 조언을 구하면서 운동하면

몸이 금방금방 바뀌는게 느껴집니다. 

군대만큼 운동하는데 도움받을 사람, 조언해줄 사람이 항시 옆에 있는 상황이 밖에서는 나오기가 쉽지않습니다.

실제로 전역한 선임들이랑 얘기해보면 밖에 나가서 운동하기 정말 힘들다, 안에서 운동좀 하다 나올걸 그랬다는 의견이 대다숩니다.

군대에선 학습을 방해하는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에, 어거지로 플랜을 세워서 스트레스 받기 보단

운동과 신체건강에 투자하는게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입니다.

제 생각에 꿀빠는 보직이 어디니 어디 부대가 좋니 하는건, 어차피 공군 군생활은 랜덤이라 말해봤자 소용없고

인간관계야 사람 여럿 집어넣고 2년 보내는 거니 당연히 배우는게 있을테니

군생활 하면서 위의 사항들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제 군생활을 바탕으로 한거고, 부대마다 사정은 다를 수 있으니 걍 참고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