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에서 옛날 군대 이야기 보다가 생각나서 들어옴.

본인은 706기였음. 

2011년 8월 29일 그날 진주 훈련소 옆 향교에서 어머님하고 여동생하고 같이 도시락 먹음.

그 때 도시락이 갈비에 소시지에 장조림에... 하여튼 진수성찬이었음. 

사실 입대한다는 실감이 나지 않아서 그냥 안 좋은 기분으로 맛있게 먹었음. 

모기가 그렇게 많았는데 어머님이 '이놈의 모기새끼들!' 하시던게 기억이 남.

아무튼 진주 교육사 정문까지 차 타고 와서... 헌병들이 막 이리저리 길 안내를 했었음. 차를 당시 짝수기수 생활관 앞쪽에 생활관이었나 무슨 건물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옆에 연병장 있고..(후에 거기서 방독면 시험봄) 암튼 거기에 주차해놓고 교육사 대연병장까지 슬슬 같이 걸어갔었음. 

그 때 핸드폰이 2G폰이었는데, 가기 전에 '아 이제 이거 쓸 일 없겠구나...'하고 자동차 안에 던져놓고 걸어옴...

그 때 헌병이랑 다른 입대장정 부모님이랑 나누는 대화를 얼핏 들었던 거 같음 '저 이틀뒤에 전역해요 ㅎㅎ' 그 헌병이 얼마나 부럽던지...

아무튼 날이 되게 더웠고,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군인(훈련병)들이 오와 열 맞춰서 걷는 것 처음 봄. (아 나도 저렇게 되겠지..라는 생각을 했었음)

대연병장 앉는데서 다 같이 기다리니... 군악대 팡파르 하고... 의장대 총 돌리는거 보고...

그리고 다 끝나고 방송 나왔음. '이제 입대장정 여러분은 연병장으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어휴..엄마. 나 다녀올게....

하고 뒤돌아서 걸어감. 좀 울컥했는데 그냥 꾹 참고 그냥 걸었음. 그날따라 더워서 몸이 되게 끈적끈적했음. 그 때 기분이 참.....ㅎㅎ

뒤 돌아보니까 우리 어무이 울고 계신거 봄. 못참고 달려가서 끌어안음. 그리고 엄마 나 진짜 간다 하고 다시 돌아감.

도착하니까 앞에 있던 피켓에 각 지역이 써져있어서.. 나는 멍청도 사람이라 충북지역으로 가서 대충 줄을 섰고,

다시 보니까 어무이가 안 보임. 가셨나보다.. 하고 가만 있었는데 절을 하라고 하더군. 그래서 절을 했음. 엎드렸을 때 모래먼지가 훅 하고 올라왔음. 그 냄새...

그리고 옆 사람하고 (동기들하고) 열심히 하자고 포옹하라는 말을 함. 그래서 포옹 하려고 했는데 서로 덥고 땀이 많이 나서 좀 ;;; 암튼...

그리고 드디어 전천우? 밑으로 일렬로 걸어들어감. 이제 진짜 가니까 거의 울음바다. 아 씨바.... 좆됬네... 생각하면서 걸었음. 걷는데 옆 줄에 어무이가 보이심! 

'엄마 나 갔다올게!!!!!!' 하고 걸었음. 오히려 그렇게 소리 지르니까 마음도 후련하고...

아무튼 이제 다들 모여서 그 그늘진 전천우 밑에서 앉아 대기탐. 거긴 시원했음. 모래바닥이 서늘했다.

그 때 생각했던 게... 왜 드라마같은데서 보통 주인공들이 입대하면 잘 있어! 한 다음 입대 하고, 화면 암전 된 뒤에

2년 후 딱 나오고 주인공 전역하고 막 그러지 않음?

그런거 없었음. 그 때 내 생의 주인공이 내가 아니라는 것을 좀 느낌.

대기의 연속이었음. 아무튼 길게 대기타다가 한명씩 앞으로 나와서 본인확인 하고 짐 가지고 당시 생활관(구생활관.. 그 꾸진 생활관) 앞마당에 모였음. 여긴 바닥이 아스팔트 바닥이었음. 아스팔트였나? 그 조그만 돌 알알이 박힌 그런... 그걸 뭐라고 하더라.. 하여튼.. 

바닥이 뜨끈뜨끈했음. 열을 받아서.

저녁을 먼저 먹었나? 모이기 전에? 이 부분은 기억이 가물가물함.

아무튼 생애 첫 짬밥을 먹었는데 반찬이 소야볶음이 나왔음. 케첩 좀 있고... 그 때 먹으면서 느낀 게 '생각보다 괜찮네?'

그리고 소대별로 방 세개씩 배정 됨. 한 생활관에 20명 썼을거임. 본인은 2대대 3중대 6소대였음.

가만히 대기타다가 씻으래서 씻고... 사실 여기부턴 잘 기억이 안남. 자라고 해서 누웠던 것 같음.

애들이 떠들고... 11시까지 잠을 안 자더군. 다들 처음 와서 이야기 잘 안할 줄 알았는데 '어디서 왔어요?' 이런 이야기들 ㅋㅋ

날이 밝았고........

음... 그 뒤론 잘 기억이 안 남. 그냥 일주일 대기타고, 본격적으로 군복받고 훈련 들어가고 이 때는 그저 재미있었음. 불안하기도 했고... 훈련 자체는 힘들고, 분대장들은 나름대로 고생하는 것 같았지만 왜들 그렇게 개새끼 소새끼 욕을 해대던지... 요새도 욕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음.

그리고 신기했던 게 시간이 갈 수록 몸이 좋아지고 ㅋㅋㅋ 날이 선선해짐을 느낌. 

특기번호가 67110이어서 수료 끝나고 행정호텔에 갔음. 날이 좀 많이 추웠던 것 같은데....

일주일 끝나고 1박 2일 위로휴가를 받아서 집에 갔음. 휴게소에서 내려서 훈련소 동기들을 만나 얼싸안음. 6주만에 그렇게 친해지는거임. 서로 담배를 태우고 집에 공중전화를 했음.

당연히 휴가는 2초만에 끝났고....

아무튼 자대 배치 제대로 받은 게 공사였음.

자대배치 받고.... 공사 들어가는 버스 있었는데 다행히 내 옆 자리에 당시 훈련소 생활관 바로 내 옆자리 동생하고 같이 가서 서로 의지를 했었던 것 같음. 그 때 떨리는 마음에.... 야 우리보다 먼저 군대 간 좆병신들도 다 갔다왔다 떨지 말자 했지만 사실 엄청 두려웠음... 무슨 쿠사리를 먹을까 진짜 선임들이 그렇게 개뭐같을는지...

아무튼 공군사관학교 내려서 BX로 감. 그렇다. 본인은 BX병이었음. 아마 본인을 아는 몇명의 공사 병사들이 여기 있을 것임. 일단 개인적으로 굉장히 죄송했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음. 사실 불친절하고 싶어서 불친절할 리는 없구..... 그냥 그땐 만사 짜증나는 상태에서 자꾸 카드 던지고 동전 던져서 얼굴 붉힐일이 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에와서 드리는 말씀은 일단 죄송함... 너그러운 아량으로 용서 바람...

뭐 어쨌든 그 때 내려서 선임한테 경례하고..... 직감실 보고... 군생활이 시작되었음.

그 날 날씨가 아주 추웠음.

그냥 그때 가기 전에 디씨 공군갤러리에서 몇번 질문 읽고 했는데 질문 내용이 항상 똑같은 것 같음 ㅎㅎ 신기함.

시간이 간다는 것이 참 신기함.

여튼 댓글 주시면 썰 더 풀겠음. 감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