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껏 휴가나왔는데 감기몸살나서 이불 뒤집어쓰고 있다가 심심해서 글써봄

내가 운항관제 특기니까 운항관제에 대해서나 써봐야지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운항관제는 상당히 매력적인 특기임

공군씩이나 왔는데 비행이랑 전혀 상관없는 특기받고 2년 군생활하면, 공군 온 의미가 크게 없지 않나 싶음

일반적으로 상위권 입대장병들이 받는 특기가 총무, 기상, 운항관제, 회계정도가 있고,

점수로는 갈 수 없는 특기로 특수정보, 항공통제 두 개가 있음

항공통제랑 운항관제 빼고는 사실상 비행과 크게 관련이 없지(물론 기상은 엄청난 관련이 있지만, 그 자체가 비행 업무는 아니니까)

항공통제도 물론 비행이랑 밀접한 관련이 있는 특기긴 한데... 그래도 관제만큼은 아님

아무튼 나름대로 재미있는 특기임

나는 공군이고 비행기고 하나도 모르고 입대했지만. 1년 깨진 지금에는 일반인과 항덕 가운데 어디쯤에 있는 수준

운항관제를 받으면 어디로 가느냐?

95%는 비행단이고, 5%는 사격장을 간다

사격장은 내가 안가봐서 모르겠는데, 일단 운항관제 내에서도 최우선순위의 지망도를 가지고 있고,

그냥 1-2등이 간다고 생각하면 되는 동네

일이든 생활이든 다 편하고 좋다고 들었음. 

비행단은 그냥 전국 각지에 있으니까 가고 싶은 대로 가면 된다

다만 기피되는 곳도 당연히 있음 

어딘지는 이런저런 이유로 쓰지는 않겠지만, 어차피 특기학교 가면 다 알게 됨.

비행단 가면 무슨 일을 하느냐?

운항관제 특기로 받는 보직은 크게 6가지임

항공작전과 CQ, 기지작전과 CQ, 비행대대 CQ, BAT, 운항실 CQ, 관제중대

1. 항공작전과 CQ : 비행단 내 항공작전을 모두 총괄하고 있다고 보면 됨. 

                           스케쥴 근무를 도는데, 구체적으로 돌아가는 방식은 비행단마다 다름. 일단 어디든 24시간 근무처

                           더불어 비상대기실을 운용하는 비행단의 경우에는, 비상대기실 관리도 항공작전과 CQ가 맡음

                           조종사들이랑 친해지는 재미도 있고, 그러다보면 비행에 대한 썰들도 듣곤 하는데 은근 꿀잼.

                           아 제일 중요한건데, 거짓말 안보태고 평생 받을 전화를 2년에 몰아서 다 받을 수 있음.

2. 기지작전과 CQ : 항공작전과랑 붙어있는 부서. 그냥 기지작전을 총괄함. 24시간 근무처

                           사실 전혀 모르겠음 뭔 일을 하는지... 왜 운항관제 받은 사람을 써야되는지..

                           비행과는 거의 관련이 없음.

                           기지작전과는 운항관제보다 방공포 병사들이 더 많다. 

                           개인적으로 기작과 CQ들은 참 불쌍함. 멍청한 방공포들이랑 같이 근무해야되서.

3. 비행대대 CQ : 비행대대에서 일하는 CQ. 각 비행대대의 비행을 관리하는 일을 함.

                        조종사들은 각 비행대대에 속해 있기 때문에 비행대대는 모든 부서중에 시설이나 복지가 가장 좋은 편임

                        CQ들도 마찬가지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음. 예컨대 휴게실장님이 만들어주시는 각종 간식거리나

                        일반 병사헬스장과는 차원이 다른 헬스장, 그 외에도 각종 휴게시설 등.

                        조종사들도 어찌됐든 같은 대대원으로 봐주기 때문에 먹을 것도 많이 사다주고 해서 친하게 지낼 수 있음.

                        하지만 업무에 관해서라면 조금은 빡센 편임. 항공작전과랑 마찬가지로 전화 엄청나게 많이 받음

                        24시간 근무처는 아닌데, 직감처(일은 안하되, 근무처에 상주하는 것)

4.BAT : 뭐긴 뭐야. 새쫓는거지

           BAT의 하루 일과를 보면, 일단 새벽 조출해서 활주로 왕복하면서 FOD 작업하고, 아침을 먹고 다시 출근.

           비행 시작 전부터 이제 본격적으로 새를 쫓는데, 그냥 비행 끝날때까지 쫓으면 됨. 비행 끝나면 퇴근.

           물론 야간비행이 있다면 야간에도 열심히 쫓으면 됨.

           여름에 따뜻하고, 겨울에 시원한 활주로 위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육체적으로는 고된 편

           외부인이 보기에는 상당히 헬보직이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실제로 BAT반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다 알고 있는 나로서는...

           하지만 비행단마다 편차가 굉장히 심함. 꿀인 곳은 '굉장히 꿀'이고, 헬인 곳은 살짝 헬인 편

           저런 일을 하는데 어떻게 꿀일 수가 있는지 궁금한 사람이 있을 것임. 비밀임

5. 운항실 CQ : 비행기의 이착륙이나 외래기의 입항/출항을 관리하는 곳임. 사실 뭐하는지 잘 모르겠다.

                     CQ니까 당연히 전화 많이 받고... 직감처고...

                     꿀은 아님. 각 비행단마다 다르기는 한데 TO 자체가 적어서 근무가 빡센 편임.

6. 관제중대 : RAPCON과 관제탑 가서 관제하시면 됨. 개인적으로 여기 가고 싶었음.

                   영어써가면서 조종사들한테 관제해주는게 그렇게 멋져보임

                   물론 병사가 직접 하지는 않는다고 듣기는 했지만... 뭐 암튼 그렇다고 그냥.

                   여기는 TO도 적은데 24시간 근무처임. 그리고 근무 설 때 병사는 혼자인데, 관제사들은 여러명이 근무하는 형태.

아 뭔가 자세하게 써서 운항관제 대공략! 이런걸 써보고 싶었는데 약먹었더니 약기운이 올라오네...

자러가야지... 

아무튼 운항관제 좋은 특기야. 이왕 공군에서 2년 보낼거면 비행관련 업무하는 것도 매력적이지 않나

아님말고. 다들 몸 건강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