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하고 수의학과 본1(3학년) 다니다가 유급먹음 개패닉이었는데 의무병 하나 썼다가 떨어짐. 학교들어가기 전부터 휴학 생각있어서 휴학함. 의무소방 가고 싶어서 준비해서 시험봄. 떨어짐. 군대체복무라 딴게 먼저 붙으면 안되서 의경 카투사도 안썼다가 피봄. 의무소방 넣을 때 혹시나 해서 보험용으로 몇개 넣어둔것도 경쟁률 노답이라 떨어짐. 이제 복학시기 땜에 해군 한번 육군 한번 해병대 한번 쓸 수 있음. 아니면 수의대 졸업하고 공중방역수의사라고 3년짜리 있는데 월200~250에 7급 공무원이랑 똑같이 생활함. 나중에 공무원하게 되면 호봉 그대로 쳐줌. 퇴직금 500도 준다 카더라.

주변에서는 그냥 삼수하고 휴학한 셈 치라고 하는데 본1이 정말 잠잘시간 줄여가면서 밤새면서 공부할 때도 많거든? 본인도 1학기 때 점수 잘나오길래 탱자탱자 있다가 0.1인가 학점 모자라서 떨어짐. 교수님한테 빌어도 보고 정말 미치는 줄 알았음. 내 미래나 당장 군생활 생각하면 복학하는게 맞는거 같은데 원래 동기였던 애들 보기도 쪽팔리고 원래 2학년 후배였던 애들 조금 아는데, 게다가 나보다 어린애들도 정신차리겠다고 군대가는 애들도 있는데 군대 안가고 복학한것도 쪽팔리고 솔직히 주변 사람들은 니 삶 대신 살아주냐 하는데 지방대이고 기숙사에 갇혀서 생활하다 보니까 고3보다 더 오래 같이 있고 더 소문도 빠르고 그런게 있음. 그래서 복학해서 4년 버틸 자신이 없음. 원래 동기였던 애들중에 5명 정도 군대를 갔는데 나처럼 군대 떨어졌는데 남자답게 해병대를 간 동생도 있고 군대에 뜻이 있어서 간 친구도 있음. 복학하고 내후년이면 동기였던 애들이 나랑 다시 동기가 되는데 걔들은 군필이고 나는 미필임. 정말 쓸데없는 자존심이지만 벌써 비교되고 내자신이 쪼다 같음. 하지만 군대에서 힘들거랑 당장 내25,26,27 청춘이 날아갈거랑 군대대신 가는거에서 돈 많이 받는거랑 생각하면 닥치고 복학하는게 맞는거 같음.  

물론 고향친구들은 백이면 백 군대가지 말라하고 내 고민을 이해조차 못함. 하지만 우리학과에서 군대는 선택이고 간 사람이 소수인지라 상대적으로 군필에 대한 그런것이 좀 있음.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두세달 정도는 정말 괴로웠음. 의무소방 정말 가고 싶어서 맨날 연습하고 찜질도 하고 했던 내가 병신같음. 유급한 내자신도 병신같음. 휴학하고 후회없이 놀았으면 모르겠는데 하고싶은 공부한다고 골방에 틀어 박혀서 9달동안 공부만 미친듯이하는 바람에 재대로 놀지도 못함. 넘 힘들어서 심리상담도 받음. 지금도 받고 있음.

형들이라면 어떻게 할래? 내가 군대를 갔다와서 다시 재입대랑 복학이랑 선택하는 거면 모르겠는데 미필이고 본1 힘든것만 아니까 군대로 도망치고 싶은데 전역하는걸 상상해도 본1 때문에 그닥 기쁠것같지도 않다. 아 슈바 내인생이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