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입대까지 일주일 남았을때도 실감이 안났다

내가 진짜 가는구나 이제 사회랑 끝이구나하고 느꼈던건 입대 전날 밤이였다

주위에서 잘갔다오라고 격려해주고  위로도 해주지만 별 감흥은 없었다

그때 어떤 과 동기 여성분께서 요즘 군대 많이 좋아졌다더라고 말했었다 물론 나에게 좋은 의도로 말했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웃긴 말이였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씨바조땟다라는 생각을 제일 먼저했다

진주로 가기 위해 옷도 입고 준비도 하면서 내가 진짜가는구나 그 생각밖에 하지않았다 그때의 무력감 절망감은 살아오면서 한번도 느낀적이 없었다

내 옷 내 컴터 내 책 내 폰 내 새폴더 ... 나의 소중한 것들에 작별인사를 하고 부모님과 서둘러 집을 나왔다

점심은 진주에서 먹었다

불고기를 시켰는데 쉽사리 목구멍 뒤로 넘어가지않았다 이러면 분명 나중에 후회할걸 알면서도 식욕이 없었다 메뉴 선정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때는 뭘 먹어도 맛있다고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애꿎은 폰만 계속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허비했다



시간이 되었고

나는 여러 스님들과 함께 연병장에 서있었다 의자에 앉아계시는 부모님이 보였다 어머니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것 같았다

일동 전체가 부모님께 대하여 절을 했고 부모님들은 사랑하는   아들들을 떠나보낼 시간이 되었다 역시나 우리 어머니는 우셨다 손을 흔드며 굵은 눈방울을 떨어뜨리는데 갑자기 울컥했다

진짜 가는구나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내 모습이 부모님께서 보는 마지막 모습인데 아들이 울면서 들어가면 가슴이 찢어지지않을까하고 생각을 했고 나는 애써 웃으면서 들어갔다

손 흔들며 웃으며
"잘 갔다올께"

그 한마디 하고 바로 고개 돌렸다
계속 보고 있으면 너무 슬플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