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들 많으십니다

저는 737기로서 아직 병장도 못단 핵짬찌입니다

정말 답이 안 보입니다

이번에는 이병들이 자대로 오기 전에 가져야 할 마인드에 대해 적어보았습니다

물론 제 머릿 속에서 즉각적으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것을 빼놓은 것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은 댓글에 적어주세요

1. 현실을 직시하라

 - 자대에서 당신은 가장 밑바닥입니다 막내라고 하죠

  밑바닥에서 열심히 구를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빼도박도 못합니다

  비록 사회에서 높은 위치에 있었더라도 여기서에서는 가장 낮은 위치이니

  현실을 직시하고 마음을 굳게 먹으시길 바랍니다

2. 인사만 잘해도 최소한 욕은 안 먹는다

 - 사회에서 첫인상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이곳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선임들이 처음 만난 당신을 판단할 때 은근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인사입니다

  물론 인사를 할꺼면 제대로 똑부러지게 하시고

  '이걸 인사를 해야되나 말아야되나?' 라는 애매한 상황에 놓일 때에는 망설이지 말고

  그냥 하시면 됩니다 어차피 그걸 고민할 시간에 인사 한 번 하는 것이 더 이득입니다

3. '제가 하겠습니다'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라

 - 물론 오히려 이병 때에는 신병 적응 기간이라고 해서

  일을 안 시킬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 기간에 있다고 하더라도

  선임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 보이면 '제가 하겠습니다'

  선임이 일을 하고 있는데 뭔가 혼자하기는 힘들어보이면 '도와드리겠습니다'

  휴식 시간에 갑자기 방송에서 부서별로 몇 명씩 부를 때에는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라고 하시면 됩니다 그냥 입에 달고 사세요

  최소한 이런 말을 한 번이라도 하는 것이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것보다는

  백배 효과적입니다

4. 싫은 감정을 그대로 얼굴에 표현하지 마라

 - 각종 일이나 작업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모두가 싫습니다 싫은데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 싫은 감정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그것을 얼굴에 그대로 표현하지 마세요

  정말 그런 사람들 정 떨어집니다

5. 군생활을 RPG 게임이 아니다

 - 군생활이 RPG 게임이었으면 하는 것이 오히려 제 바램입니다

  왜냐? RPG 게임은 제가 들이는 시간에 비례해서 각종 스탯이나 레벨 경험치가 높아집니다

  심지어 퀘스트를 수행하면 즉각적으로 보상까지 주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군생활은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정말 열심히 해도 합당한 보상과 사람들이 나를 보는 이미지가 그에 비례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절대 좌절하지 마시고 적당히 처세술을 배워나가시면 됩니다

6. 내가 잘못을 저지르면 내 동기도 욕을 먹는다

 - 매 기수 신병이 들어올 때마다 이 조언을 꼭 해줍니다

  안타깝게도 군대는 연대책임을 묻기 때문에

  내가 잘해도 내 동기 때문에 내 기수 전원이 욕을 먹어야 할 때도 있고

  반대로 나 때문에 동기들이 욕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정말 LOL과 같습니다 최대한 팀원들에게 똥을 안겨주지 마세요

7. 근기수랑 좋은 관계를 유지하라

 - 저희 부대는 근기수 생활관인데 다른 부대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그런걸 떠나서라도

  근기수는 당신이 가장 오래 보게 될 사람들입니다

  정말 지겹도록 보게 될 텐데 싸우면 정말 골치 아파집니다

  사회에서는 누군가랑 사이가 안 좋아지면 그 사람이랑 아예 안 만나면 되지만

  여기서는 마주칠 수 밖에 없습니다

  부디 근기수 사람들과 사이 좋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8. 애매한 상황에 처할 때 내 임의대로 판단하지 마라

 - 아직 신병이고 모르는 것이 가장 많을 때입니다

  이럴 때 내 임의대로 판단해버리면 정말 안 좋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근처에 있는 선임병사나 간부에게 물어보고 지시를 받은 후 행동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안 좋은 결과가 발생해도 당신은 지시를 받아서 한 것이기 때문에

  당신은 거의 피해를 받지 않습니다

9. 내가 먼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후임들에게도 떳떳하다

 - 물론 이것은 케바케입니다

  기수가 이상하게 꼬이거나 소규모 부대라서 맞후임을 1~2달 내에 바로 못 받을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최소한 2달 내로는 받습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습니다

  맞후임을 받았을 때 내가 열심히 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후임들에게도 당당히 이런 것들을 요구할 수 있고

  지금은 힘들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나중에 당신이 편해지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10. 간부들과는 최소한의 좋은 관계만 유지하라

 - 하사나 이제 갓 중사를 다신 초급 간부들과는 정말 친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간부들은 병사들을

  그냥 큰 기계를 구성하는 소모품 정도로밖에 취급 안 합니다

  웬만하면 싸우지는 마시고 그냥 최소한의 좋은 관계만 유지하고 전역하시면 됩니다

  어차피 간부들 중에서 전역하고 나가서 볼 사람 아마 손가락에 꼽을 겁니다

11. 자기 몸 자기가 챙겨라 (추가)

 - 이거 레알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자기 몸은 자기가 챙겨야 되고 정말 안전 또 안전입니다

  군대에서 수명 깎여서 나간다고 해서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도 아닙니다

  굳이 무리해서 몸을 혹사시킬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그래봐야 자기만 손해입니다

  그리고 사소한 작업에도 최대한 몸을 지키면서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먼지가 많이 나는 시멘트 작업 등에는 최소한

  마스크와 가죽장갑 (기훈단에서 지급하는데 정말 효율 좋습니다) 등의 보호구를

  스스로 지참하셔서 작업에 임하세요

  아무튼 사지 멀쩡하게 전역하는 것이 답입니다

https://gall.dcinside.com/airforce/189448

방공포 지정 입대하기 전에 한 번만이라도 봐두세요

물론 제가 이 글을 쓰기도 했지만

아무 생각없이 방공포 오는 신병들이 생각보다 꽤 있어서

그저 안타까운 마음이 들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