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12년 9월 군번이라 지금과는 일부 다를 수 있겠지만 3년만에 훈련소가 천지개벽 하진 않았을 거라 본다.

궁금해 하는 사람들 많아서 적어봄.

1. 특기, 자대

'훈련소에서 사격열심히하고 빡세게 뛰면 좋은 특기 받나요?' 이 질문이 많이 보인다.

이거 많이들 착각하는데

훈련소와 특기학교 점수 = 자대 위치 결정

자격증, 학과, 특기적성평가 = 특기 결정이다.

무슨 말이냐면, 훈련소에서 3주차쯤이 되면 특기적성평가를 본다. 이 시험 하나가 특기를 대강 결정해준다고 본다.

특기의 결정조건은 1순위가 자격증, 2순위가 학과, 3순위가 특기적성평가 성적이다. (하나 더 있었던거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

예를들어 일반에서 회계특기를 받을때는 회계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특기적성평가 0/0/0/0 이 나왔더라도 특기평가 9/9/9/9 나온사람 쳐바른다.

내 동기가 기상 특기 한자리 있는거 먹었는데 특기평가 말아먹었지만 천문학과라서 끝.

특기평가는 아이큐 테스트(+적성검사) 같은 식인데 시간이 엄청 촉박하다. 이거 시험볼때 조교들 진짜 엄청 날카롭다. 잘 사려라.

※ 결국 좋은 특기 받는것과 훈련소에서 빡세게 구르는 건 아무 상관없다. 자격증을 보유하는 거 아니면 거기서 거기.

그렇다고 훈련소 대충 뺑끼쳐도 되느냐?

훈련소 성적 + 특기학교 성적이 자대의 위치를 결정한다. 훈련소에서 빡세게 구르는건 자대와 집이 가까워짐을 의미한다.

특기학교에 기말고사? 비슷한것이 있는데 이걸 보고나면 어느어느 부대에 티오가 몇자리 나왔는지 알려준다.

1,2,3지망을 적고나면 훈련소 50% + 특기학교 50% 집계해서 선착순으로 1지망부터 들어간다.

'난 자격증이 있어서 특기는 확실하고, 집이 섬이라서 자대 어딜가나 거기서 거기!' 라면 그냥 10주 내내 꾀병부려도 특기, 자대랑은 상관없다.

물론 도를 넘으면 유급이고, 민폐 안되게 적당히 하자.

2. 준비물

훈련소 들가기 전 : 손목 시계, 비타민(특히 쏠라씨)

3년이 지난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때는 비타민제를 훈련소에서 반입 허가해줬었다.

훈련소에선 단걸 못먹으니 쏠라씨등의 달달한 비타민제가 가지는 가치가 정말 엄청나다. 쏠라씨 하나 옆에있는 놈 던져주면 1시간은 안마기로 부려먹을 수 있었다. 리얼.

잘 찾아보고 반입가능한 거 같다 싶으면 진짜 최대한 많이 가져가라. 자랑은 하지말고 도난에 주의해라. 조금씩 꾸준히 나눠먹는게 중요하다.

특기학교 가기전 :

6주 끝나고 수료외박 복귀할 때는 천원권을 많이 가져가자. 대부분의 특기학교에서는 자판기 사용이 가능하다.

천원권 3장이 만원권 1장보다 비싸다. 정보통신학교의 경우는 마지막주에 치킨시켜먹을 기회도 있으므로 만원권 한장 정도는 추가로 숨겨두는게 좋다. 역시 도난에 유의.

3. 자대가서

뭐 이글 보고 들어가도 10주 지나면 거의 기억이 안나겠지만 일단 적는다.

이는 부대, 특기마다 많이 다를 수 있으니 참고로 보길. (특히 헌병쪽은 아마 아래와 완전히 다를 것이고 육군자료를 보는게 나을것임.)

공군의 병사규모는 대부분 육군에 비해서 굉장히 좁다. 우리부대의 경우 30명이 선후임(다나까+존대)하는 경우가 드물었을 정도.

공군은 같은 소속 선후임아니면 그냥 거의 아저씨(옆집 이웃 정도?) 취급한다.

A중대 병장이 B중대 일병한테 반말 못한다. 공군은. 일병이라고 막말하면 무개념 인증 ㅇㅇ.

학생예비군 가서도 육군병출신 예비군들은 조교들한테 야야 거리지만 공군병사출신 예비군들은 조교한테 존댓말쓴다.

선임이 잘해준다 => 더 열심히 해야된다.

선임이 맨날 꼽질하고 갈군다 => 적당히 한다.

이는 육군하고 상당히 반대이다. 선임이 착하다고 호구취급하면 대개는 망한다. 

훈련소만 가봐도 알겠지만 병사들의 학력이나 지식수준이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높을 것이다.

치열하게 시험쳐서 편하다고 소문난 자대에 갈수록 그 수준은 더더욱 높다. 내가 신병때 선임 10명중 5명이sky였다. 나머지도 지잡은 아니었고.

절대 대놓고 욕하고 안갈군다. 부대 전체에 소문나는 거 진짜 금방이다.

무개념짓 하나 하면 짧은 시간내로 네 동기가 '너 ~~했다매?' 이러는 걸 들을 수 있다.

공군의 경우, 대부분 동기생활관으로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생활측면에서는 선임들 보다는 동기들과의 사이가 굉장히 중요하다.

선임에게 무개념짓함 -> 선임의 후임, 동기끼리 소문 -> 선임의 동기의 후임이 알게 됨 = 니 옆에서 자는놈.

일과후에 같이 먹고자는 놈들이 널 병신취급하면 어떻게 될지는 생략한다. 이놈들은 니가 짬이찬다해도 널 여전히 병신취급할것이므로 시간이 해결해주지도 않는다.

선임인데 맨날 트집잡아서 꼽질하고 아무것도 아닌걸로 갈구는 놈들은 대부분 동기들 사이에서도 이미 병신취급을 받고있을 확률이 높다.

이런놈들한테는 적당히만 하자.

선임이 되어서도 후임한테 막 대하다가는 소문 금방나서 후임들이 점점 더 네 말 존내 안듣게 될거다.

막말로 네가 개념이 있는 사람인데 니 옆에서 자는놈이 맨날 후임 갈구고 괴롭힌다는 소문 들으면 어떨거 같냐.

육군은 짬차면 내가 왕이되어서 모든 걸 해결해주지만 공군은 아니다.

선임에게는 당연히 잘 보여야하고 같이 먹고자는 동기들 눈치도 많이 봐야한다.

4. 계급.

공군 병사들에게 가장 쓰잘대기 없는 것중에 하나가 계급이다.

현재 3/7/7/7 이/일/상/병장 인데, 훈련소 + 특기학교가 10~12주이다.

특기학교에서 일병 달고 오는 경우도 많아서 이병은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일병이라고 뭔가 봐주느냐? 그럴 수도없는게 자대의 1/3은 일병이고 계급장만 봐서는 얘가 짬을 얼마나 먹었는지 알 수 없으므로 간부들은 그냥 상병과 비슷한 대우 해버린다.

병장도 마찬가지. 뭔가 혜택을 주기에는 수가 너무 많다. 어지간하면 제설 제초 다 끌려나간다고 보면된다.

공군은 일병때부터 상당히 편한대신에 그대로 병장까지 비슷하게 간다.

4줄 요약.

1. 자대결정 : 훈련소+특기학교 성적./// 특기결정 : 자격증, 학과, 특기적성검사.

2. 훈련소 들갈때는 "솔라씨", 특기학교 들갈때는 "천원권" 챙겨라.

3. 자대가면 선임외에도 동기들과의 관계를 잘 쌓아라. 공군은 거의 다 동기생활관으로 바뀌고 있고, 대부분 동기생활관이다.

4. 공군병에게 계급은 딱히 큰 의미 없다. 꾸준히 주변인들에게 이미지 잘 만드는게 중요하다.

심심하면 질문받고 최근 전역한 갤럼들 중에 아닌 거 같다 싶은건 지적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