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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배낭여행 후기 1편
다른분들 여행갔다와서 여행기 너무 재미있게 읽고, 또 도움도 많이 돼서 나도 한번 써보려고 해여행은 9월 중순에 갔다와서 거의 반년 지났지만 최근에 다른 여행 준비하다보니 다른 분들 여행후기 읽는게 진짜 도움 되더라고, 글구 나도 중앙아시아 여행 계획할 때 정보가 너무 없었던 기억이 나서 누군가한텐 도움이 될수도 있지않을까? 싶어서 간단하게 적어보려고 함글머리는 없는편이라 그러려니 하고 읽어줘 ㅎㅎ02년생 남자 대학생이고 혼자여행은 일본만 한번 갔다와봤고, 배낭매고 이런 나라로 여행가는것은 처음이였음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너무너무 좋았던 여행지였고 세계 많은 곳을 돌아본 것은 아니지만 남들 다 가는 여행지 (런던, 파리, 동유럽, 일본 등등)도 많이 가봤는데 나한테는 이곳이 최고의 경험이였음 그 이유는 아래 여행기 적으면서 적을게여행 코스는 인천 > 타슈켄트 > 사마르칸트 (타지키스탄 당일치기) > 알마티 > 인천 이렇게 왔고 여행 기간은 15일정도 됐음.우즈베키스탄워낙 생소한 나라다 보니까 정보가 없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아서 간단하게 내가 느낀점을 정리하자면1. 무엇을 보러 가는 나라임? 실크로드의 중심에 있던 나라인만큼 비슷한 분위기를 생각하면 돼. 사마르칸트는 약간 알라딘에 나오는 바자르? 이런 분위기의 마을이였음가장 유명한 레기스탄인데 대충 이런 분위기? 내가 사진에 진심은 아니라 대충찍어서 ㅈㅅㅈㅅ히바, 부하라같은 도시도 볼 게 많다고 하는데, 나는 일정상 사마르칸트밖에 가보지 못했음. 근데 히바와 부하라도 언젠가는 가보고 싶어2. 언어는 우즈벡어, 러시아어를 쓰는 걸로 아는데, 영어가 아예 안된다고 해서 겁먹는 사람들이 진짜 많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어가 거의 안통하는 건 맞음. 특히 기차의 역무원들같은 분들도 영어가 안돼서 번역기로 대화해야 하는데 이건 좀 불편함. 그런데 평상시에 돌아다니면서 대화하는 데에는 바디랭귀지 + 간단한 영어로 해서 크게 불편한건 없었음3. 교통은 정말정말 편함. 현지 usim을 구해서 얀덱스라는 앱으로 택시를 탈 수 있는데, 흥정도 전혀 할 필요 없고 가격도 진짜진짜 싸서 혼자 택시타고 다니는데에도 전혀 부담이 안됨 (택시 30분정도 탔는데 5000원도 안나왔던걸로 기억). 그리고 도시와 도시 사이 다닐 때에는 거의 ktx 수준으로 철도망이 깔려있어서 정말 편하게 다닐 수 있음. 4. 이슬람 국가임. 그런데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런 이슬람 분위기는 아니고 꽤 느슨한 편임. 그래서 식당에서 맥주같은것도 편히 먹을 수 있음. 개인적으로는 이 면에서는 장점이 훨씬 많은 것 같음. 이슬람 모스크 등 분위기도 느낄 수 있고, 밤에 술 먹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아예 없어서 밤에 돌아다닐 때에도 너무 좋았음5. 음식은 다소 호불호가 갈릴만 하다고 생각해. 양고기 향신료나 고수향 같은 향신료를 싫어하는 사람은 음식이 다소 힘들 수 있고, 육식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천국임. 나는 그런 음식 잘 먹어가지고 꽤 즐겼던 것 같음. 특히 샤슬릭이라고 고기 꼬치 요리라고 보면 되는데 나는 너무 맛있어서 하루에 한끼씩은 꼭 먹었던 것 같아. 음식 물가도 진짜 싸가지고 나는 굉장히 호였음6. 꽤 생소한 국가라 치안에 대해서 의문이 있는 사람들도 많을 수 있음. 그런데 일단 외교부피셜로도 여행경보 0단계 국가 (일본과 동급)이고 딱히 위험하다고 느낀 포인트도 없었음 (나만 그런게 아니라 대부분의 여행기에서도 비슷하게 말함). 물론 언제나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으슥한 데 혼자 다니는 것처럼 위험한 일을 굳이 할 건 없다고 생각해7.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은 나라라고 흔히 알려져 있는데, 솔직히 처음 가기 전에 이런 소리를 들을 때는 뭐 좋아봐야 얼마나 되겠어 이렇게 생각하고 갔었음그런데 진짜 한국에 되게 호의적인게 느껴지고 뭔가 기분좋은 일들이 진짜 많았음 ㅎㅎ 솔직히 유럽같은데 갈 때 대놓고 칭챙총 거리는 건 아니여도 은근히 아시안은 얕잡아보는 그런 느낌이 드는 면도 있었는데, 그것과 정말 비교되고 개인적으로는 훨씬 좋은 경험이였음타슈켄트이 나라의 수도이고 제일 대도시, 공항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들러야 하는 도시. 솔직히 볼 건 거의 없고, 워낙 대도시라 그냥 한국의 도시같은 느낌이였음나는 여행 다닐 때 무슨 도시에 몇일. 이정도만 정하고 가고 그 안에서는 그냥 마음 가는대로 다니는 편이라 이번에도 무계획으로 갔는데, 첫날 오후에 이제 근처 시장이나 둘러볼까? 하고 택시타는 도중에 친구랑 카톡하다가 그날이 우리나라 축구가 팔레스타인이랑 비긴 날이라 네이버스포츠 들어가서 보는데, 바로 옆에 같은 날 우즈베키스탄 vs 북한 경기가 있는거임, 그래서 뭐지? 하고 찾아봤는데 심지어 경기장도 타슈켄트 경기장에서 하고 30분 뒤에 킥오프 하는거임. 예매도 당연히 안한 상태였지만 택시기사님한테 바로 축구장으로 틀어달라고 해서 일단 들어갔음 ㅋㅋㅋ그래서 어찌어찌 도착해서 매표소까지 갔는데, 사람들도 진짜 너무많고 줄도 제대로 안서서 아수라장인거야. 그래서 어쩔줄몰라하고 뒤에 있으니까 관리인?같은 분이 와가지고 뭐하냐고 물어봐서 코리안인데 축구 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되냐.. 이렇게 말하니까 내 손 끌고 티켓도 구해주고 경기장 안까지 데려다주심. 기대도 안했는데 심지어 좌석도 맨 앞자리 명당이라서 진짜 너무 재밌게 봄앞에 있는 우즈벡 아재들한테 인기 만점이라서 사진만 수십장 같이 찍은 것 같음 ㅋㅋㅋ 아무래도 상대팀이 북한이니까 다들 나보고 노스코리안? 이렇게 물어봐서 일일히 해명해야했음.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이 나름 축구에 진심인 나라라서 다들 너무 열심히 응원하셔서 나도 모르게 같이 우즈벡 응원함 진짜 너무 재미있었다그리고 또 마지막으로 식당 하나 추천하자면 Fillet Restaurant라는 식당인데, 구글평점 무려 5.0에 리뷰도 100개나 돼서 뭐지? 하고 가봤음. 일반 식당은 전혀 아니고, 바도 있는 고급 레스토랑 느낌이였는데 진짜 스테이크가 양도 많은데 너무너무 맛있었음.스테이크 (크기가 진짜 말도안되게 큼)에 퀘사디아, 생맥주, 빵 세트까지 해가지고 28,000원 나왔음. 진짜 한국이였으면 최소 10만원은 나올만한 음식이라 한번쯤 flex할만하다고 생각함. 어차피 다른 음식점들은 5000원이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어서사마르칸트우즈베키스탄에서 제일 유명한 관광도시이고 볼것도 그만큼 많음.대충 이런 느낌의 관광지들임. 그리고 사마르칸트 박물관에 있는 아프로시압 벽화에 신라 서신이 있는 그림도 있으니 한번 보고 오는 걸 추천함유적지들이 쭉 일직선으로 놓여있어서 나는 맨 끝인 천문대까지 택시타고 간 뒤에 숙소로 쭉 걸어오면서 다 둘러보고 왔음. 나는 진짜 널널하게 둘러보면서 왔는데도 하루 + 반나절에 다 둘러보았고, 좀만 열심히 다니면 하루만에도 다 둘러볼 정도라고 생각함. 그런데 도시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최소 3일정도는 머무르면서 다니는 걸 추천함. 뒤에 나올 타지키스탄 당일치기도 강력추천하기도 하고유적지 입장료는 현지인은 거의 공짜인데 외국인은 5000원씩이나 받음... 뭐 물가도 싸니까 다 돈 내고 들어가보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5000원 돈을 못하는 곳도 많았다고 생각함. 그런데 이왕 온 김에 다 다니는 걸 추천숙소추천도 하나 하는데우선 내가 간 곳은 Guest House Seven이라는 곳임. 가격은 1박에 3만원 정도라서 도미토리룸들보다는 물론 비싸지만 이정도 돈으로 편하게 쉴 수 있어서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해. 이름은 게스트하우스인데 도미토리룸은 아니고, 1인실 룸이 있어서 나같은 혼여행자들한테 정말 추천함. 약간 어떤 느낌이냐면 가정집인데, 2층 발코니 4개 정도를 게스트하우스로 제공하는 느낌임. 그런데 가정집이랑 연결되어 있지는 않아서 그냥 평범한 숙박업소랑 별로 다를 건 없다고 생각함. 숙소 주인 아저씨가 진짜 친절하고 마당에서 애기들 맨날 축구하는데 진짜 귀여움. 같이 한시간정도 놀아줬는데 진짜재밌었음그리고 이런 숙소들 단점이 청결도인데, 이 숙소는 주인이 청결에 정말 신경을 많이 쓰는 게 느껴져서 특히 좋았음. 예를 들면 에어컨 리모컨도 때탈까봐 시트 안에 싸서 줌. 당연히 방 안도 진짜 호텔급으로 깔끔했음.그리고 위치도 레기스탄에서 걸어서 10분 이내라서 사실상 최고 좋은 위치라고 할 수 있음. 단점이라 하면 중간중간에 정전이 가끔씩 되는데, 이건 우즈베키스탄 어디를 가도 그럴 수 있다고 들어서 뭐..두 번째는 Grand Nur Sultan이라는 곳인데 아까 말한 guest house seven 바로 옆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임. 이곳은 내가 직접 잔 곳은 아니라서 숙소 평은 할 수 없지만 말을 꺼내는 이유는 이곳이 한인 게스트하우스 느낌이라서 혹시 관심 있는 사람은 참고하라고 적음. 이곳 숙소 주인분이 우즈베키스탄 사람이시긴 한데, 한국에서 일한 적이 있는 분이고 그때 만난 한국인 친구분?도 같이 우즈베키스탄에 건너와서 살고계셔서 사실상 한국인 게하 분위기임. 나도 실제로 그냥 숙소 앞을 오가다가 그 한국인분을 봬서 만나서 얘기도 하고 정말 많이 도와주셨음. 내가 하루가 비어서 타지키스탄 당일치기를 가려고 했는데 인터넷에 정보가 정말 하나도 없어서 막막했는데 이분이 하나하나 설명해주셔서 무사히 갔다올 수 있었다고 생각함 (나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봐 다음 글에서 타지키스탄 당일치기 루트 자세히 적어볼게)한국인들한테 많이 알려진 컨텐츠는 아닌 것 같은데 나는 너무 재미있던 경험이라 이 글을 본 사람은 꼭 한번 다녀와봤으면 해여담살짝 부끄러운 일이긴 한데 사마르칸트에서 타슈켄트로 고속철도를 예매해서 타고갔는데 이게 철도청이 다 러시아어이기도 하고 해서 실수로 환불를 해놓고 리펀된지 모르는 상태로 기차를 타버림.. 그래서 내 자리에 다른분이 앉아있었고 역무원이랑 얘기를 하다가 내가 리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됨변명을 하자면 이게 환불이 됐으면 예약 리스트에서 없어져야되는거 아닌가..? 근데 나중에 보니 예약 내역은 그대로 남아있고 아래 조그맣게 러시아어로 취소됨 이렇게 써있었더라고.. 그리고 내가 3주 전에 기차를 예약하고 환불도 했었는데 3주가 넘도록 돈도 들어오지 않은 상태여서 내가 알 길이 없었음 ㅜㅜ쨋건 이게 거의 기차비가 3만원 가까이 하는 기차라 무임승차면 30배 벌금도 낼 생각도 하고 쫓겨나지만 않으면 다행이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30분정도 역무원분이랑 이야기를 했는데번역기로 대화한건데 진짜 너무 감동받아서 캡쳐도해놓음.. 내가 옛날에 헝가리에 갔었을때 지하철 한번 타다 얘네 시스템이 살짝 특이해서 2000원짜리 티켓 하나 잘못 끊었다고 벌금으로 7만원 낸 기억이 있는데 뭔가 비교도 되고 하면서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호감도가 max를 찍어버림 (물론 내가 100% 잘못한거긴 함..)그뒤로 우즈베키스탄에서 바가지(그리 많지도 않긴 함)도 기분좋게 쓰고, 유적지도 입장료 꼬박꼬박 내면서 돈 쓰고 옴쩃건 이렇게 해서 기차 사이칸에 앉아서 가는데 중간중간에 오는 승무원이랑 계속 노가리 까면서 왔는데 나이도 02년생이라 동갑이고 해서 재밌게 얘기하면서 옴. 오늘 자기네들이 같이 클럽갈건데 너도 같이 오라면서 끈질기게 꼬셨는데 다행히 그날 비행기를 타고 떠나야 돼서 거절했음 ㅋㅋㅋ 한국에서도 클럽 안좋아하는데 우즈벡 클럽은 도무지 갈 자신이 없었다... 이 친구는 심지어 기혼자라서 더 충격받았음그래서 진짜 최악일수도 있던 경험인데 너무 즐겁게 기차 타고 올 수 있었음타지키스탄 당일치기 여행이랑 카자흐스탄 여행은 2편이랑 3편에서 적어볼게중앙아시아 여행 진짜 강력추천하고 혹시 관심있는 사람은 댓글에 질문 남기면 최대한 다 대답해줌+컴퓨터로 작성해서 폰으로 보니까 사진이 비율이 살짝 이상한데 그냥 그런갑다하고 봐주쇼
작성자 : firetrap13고정닉
계륵이 되어버린 폭격기: A-5 Vigilante-2
[시리즈] 먀 · 벼락치기하면 안되는 이유: AJ Savage · 냉전기 미해군의 대들보: A-3 Skywarrior-1 · 냉전기 미해군의 대들보: A-3 Skywarrior-2 · 50년대 항공기술의 정점: A-5 Vigilante-1 사실 이전에도 A-5 비질란테나 A-3 스카이워리어, AJ 새비지와 같은 함상 핵폭격기의 자리를 위협하던 경쟁자는 있었는데, 바로 미 해군 최초의 순항 핵미사일인 RGM-6 레귤러스였다. 1951년에 보우트 인더스트리가 개발한 레귤러스는 이렇게 잠수함에 탑재된 채로 운용되면서 유사시 소련 해군기지에 자본주의 매콤펀치를 날릴 계획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이 미사일은 장점이라곤 '비행이 가능하다' 와 '핵폭탄이 들어간다' 단 2개뿐인 좆같은 물건이었다. 일단 생긴것부터 존나 맹하게 생긴건 넘어가더라도 초기형은 군항에서 미사일을 탑재한 이후에 발사하기 전에는 잠항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사소한 단점이 있었고 속도는 마하 0.8, CEP는 최소 4.6km라는....이게 정말로 유도 순항미사일이 맞는건지 의심될 정도로 무시무시한 성능을 자랑했기에 실전에서 써먹을 물건은 전혀 아니었다. 대충 용산 대통령실을 겨누고 쏘면 경복궁에 떨어지는 수준의 정확도를 가졌지만 핵미사일이었기에 이건 부차적인 문제였고, 진짜 문제는 이게 무선지령유도 방식이라 구닥다리 대함미사일처럼 종말단계까지 잠수함이 파도치는 수면위에서 정지한 상태로 유도해줘야만 했으며, 만약 상대방이 간단한 재밍이나 전자전이라도 걸어버리면 초기형 스틱스마냥 눈뜬병신이 되어버렸다...... 발사하는 절차도 복잡했는데, 레귤러스를 탑재한 잠수함들은 아무리 심한 파도가 치더라도 미사일을 쏘기 위해서는 수면으로 부상한 이후 미사일을 격납고에서 꺼내 조립해야만 했다. 게다가 사정거리 또한 400km 수준이라 먼바다에서 미사일 딸깍질하기에도 애매한 성능이었다. 레귤러스의 유일한 장점은 배다른 형제인 MGM-1 마타도어보단 성능이 뛰어났다는 것인데, 레귤러스보다 더 많은 개발비가 들어갔지만 성능은 더 떨어졌던 이 육군판 레귤러스는 유도하려면 AN/MSQ-1 레이더 스테이션 3개가 필요하고 부스터 로켓을 따로 조립해놔야만 발사가 가능한 물건이었다. 한마디로 레귤러스 하위호환... 참고로 미해군이 이런 장애인같은 미사일과 느려터진 폭격기를 굴리던 1950년대 말이면 육군은 마타도어같은 쓰레기는 내다버리고 ICBM 딸깍질 공군은 B-52에 ALCM이랑 핵폭탄달고 날아다니는 상황이었다. 사실 이러한 상황은 미해군이 자초한 일이기도 했는데 항모에서 나치 독일의 V-2 로켓을 쏴보려다가 로켓이 대폭발하는걸 경험한 미해군 상층부 입장에서는 불안정한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당시의 탄도미사일 대신에 레귤러스같은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 (SLCM)을 선호했고, 이는 미해군의 SLBM 개발이 늦춰지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미해군이 SLBM 개발을 망설이는 동안 1955년에 소련 해군은 줄루급 잠수함에다가 스커드-A 미사일을 때려박아서 만든 R-11FM을 시험발사했고, 1959년에는 R-11FM의 사거리를 늘리고 정확도를 개선한 R-13이 생산에 들어가며 미국과의 경쟁에서 한발 앞서나갔다. 하지만 얘네가 멀쩡한 물건이었냐면 그건 전혀 아니라서 R-11FM은 사거리 170km짜리 미사일이 CEP 1km라는, 무유도로켓과 삐까치는 미쳐버린 성능을 보유했으며 개량형이랍시고 내놓은 R-13은 사거리 600km에 CEP가 4km이라 얘도 실전에서는 못써먹을 물건이었다. 그나마 레귤러스보다 나은 점이라곤 관성항법유도(INS)를 사용했기에 목표에 도달할때까지 유도해줘야하는 레귤러스보단 운용하기가 편리했고, 주변의 무선전파에 방해받지 않았으며, 흔들리는 바다위에서 별도로 미사일을 조립할 필요없이 즉각적인 발사가 가능해서 생존성이 그나마 높았다는 것인데.. 그래봤자 얘들도 수중발사가 불가능해서 쏘려면 물밖으로 부상해야했기에 은밀성은 내다버린 물건이라서 레귤러스보다 확실한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이런 상호병신적 상황에서 미해군에게 혜성처럼 나타난게 바로 초음속 핵폭격기인 A-5 비질란테....가 아니라 미해군 최초의 SLBM, UGM-27 폴라리스였다. 물론 폴라리스 또한 미해군을 위한 완벽한 장난감은 아니었다. 우선, 사거리가 향후 2배 가까이 늘어나긴 하지만 초도양산분인 A1형은 2200km, 개량형인 A2형도 2800km 정도였고.... 안에 들어가는 W47 핵탄두의 위력이 600kt, 그러니까 나가사키에 떨어진 팻맨의 30배 수준이었는데, 존나쎈거 아니냐고 할수도 있지만 A-5나 A-3에 싣고다니던 MK.27은 2mt정도라 팻맨의 100배에 달하는 파괴력을 보여줬고 소련 최초의 SLBM이었던 R-27이 1mt였으니 경쟁작들에 비하면 조금 약하기는 했다. CEP 또한 R-11이나 R-13보단 낫지만 얘도 1km 수준이라 소련의 시골 구석구석에 박혀있는 강철콘크리트로 만들어진 ICBM 사일로들을 파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이 무기의 진가는 수중에서 발사가 가능하다는 것인데, 잠항상태에서 몰래 적국에 핵무기 싸튀가 가능한 무기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폴라리스의 모든 단점들은 무의미해졌다. 소련은 선제핵공격으로 미국의 모든 공군기지와 ICBM 사일로를 지워버려도 바닷속에서 날아오는 북극성들을 두려워해야만 했고, 미국은 소련과의 핵전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물론 소련군도 폴라리스 개발 2년만에 R-21 SLBM을 탑재한 골프-II급 SSB를 배치하긴 했으나...R-21 자체가 사거리는 폴라리스의 절반 수준인 1400km인데 CEP는 3km에 달하는 물건이라 경쟁작이라고 부르기엔 민망한 성능이었다. 참고로 소련은 R-21의 후속의 후속작인 R-27U에 가서도 폴라리스의 사거리와 정확도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런 SLBM의 등장은 A-5에겐 사형선고와 다름없는 일이었는데, 안그래도 미사일기술의 발전으로 생존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레귤러스나 핵포탄같은 애매한 무기체계와는 차원이 다른, SLBM이라는 확실한 상위호환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SLBM은 비질란테보다 싸고 안전했으며, 미사일로 파괴할 수도, 사전에 발사징후를 눈치챌 수도 없었다. 소련군은 비질란테가 배치되는 미 항모전단이나 지상기지에 핵미사일을 쏴버려 잿더미로 만들거나, SA-2 같은 지대공미사일로 소련 영공에 침투한 비질란테를 격추시킬 수 있었지만, 폴라리스를 탑재한 SSBN을 격침시키려면 드넓은 바다를 대잠초계기와 구축함으로 샅샅이 수색해야만 했다. 이는 안그래도 대잠전력이 미국에 비해 절대적으로 딸리던 1960년대 소련 해군의 입장에선 상당히 좆같은 일이었으며, 이를 너무나도 잘 알고있던 미해군은 1960년부터 1964년까지 미국 최초의 SSBN인 조지 워싱턴급 5척을 필두로 이튼 엘런급 5척 라파예트급 9척 제임스 메디슨급 10척을 취역시켜버리면서 SSBN에 올인했다. 한마디로 5년간 전략원잠 30척을 찍어냈다는것 그리고 그만큼 비질란테의 설자리는 줄어들었는데, 이는 이 거대한 폭격기가 너무 복잡하고 비쌌기 때문이기도 했다. 비질란테는 다양한 최첨단 기술을 아낌없이 도입한 기체였지만, 그 덕분에 가격과 유지비도 아낌없이 올라갔다. 비질란테를 개발하는데 현재 기준으로 17억 달러(2조 5천억 원)이 들었고, 비질란테 1대의 가격은 약 8,600만 달러(1,200억 원)으로 치솟았다. 그렇다고 신뢰성이 좋은것도 아니여서 비질란테에 들어간 당시의 최첨단 장비들은 아직 초창기 수준인 경우가 많아 오류나 오작동이 매우 잦았다. 특히 반도체가 들어간 초창기 컴퓨터를 탑재한 VERDAN 시스템은 이후에 개선되기는 했으나 실전 배치 초기에 평균적으로 15분마다 1번씩 고장이 기록됐을 정도로 문제를 일으켰다. 이러한 기술적 결함과 고장은 시간이 흐르면서 정비사들의 기술이 향상되어 나아졌지만, 전반적으로 A-5 계열기들은 유지/정비 소요가 굉장히 많이 발생한 항공기였다. 게다가 비질란테는 거대한 크기 때문에 항모에서 운용하기에도 까다로웠다. 일단 동체 자체가 공군용 요격기였던 XF-108의 동체를 별다른 구조변경 없이 그대로 때려박아서 그런지 기수 랜딩기어 자체가 약한 편에 속해서 착함중에 작은 사고가 빈번했고, 비질란테는 항모에서 이착함 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항공기로 조종사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전작인 A-3보단 작았다는 정도...? 그럼 원래 목표인 핵투발은 잘했냐면.... 일단 미사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폭격기로 고속/저속침투 후 핵투하라는 전략 자체가 한물갔다는걸 제외하더라도 비질란테는 완벽한 실패작에 가까웠다. 이는 비질란테 동체 중앙에 자리잡은 선형 폭탄창 때문이었는데, 이때까지 단 한번도 운용해본 적 없는 개념일 뿐만 아니라 투발 방식도 복잡했고(별도의 특수한 기동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폭격 시 기체를 세우고 핵폭탄 카트리지를 투하하는 순간 기체가 후방으로 들리며 핵폭탄이 지멋대로 튕기는 현상이 발생해 정확하게 폭격하기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래서 미 해군은 비질란테를 단산시키고 핵투발은 폴라리스가 정찰이나 폭격, 공중전은 F-4나 A-4, A-6한테 시키는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는 비질란테가 통상폭격이나 공중전도 잘하는 멀티롤 폭격기도 아니었고, 애초에 핵투발 하나만을 상정하고 설계한 기체여서 전투기나 공격기로 개조하기에는 폭장량도, 무장 탑재량도 애매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A-5A 비질란테는 당초 58기 양산이 계획되었으나 52기만 제작되었고, 개량형인 A-5B는 단 6기만 제작된 이후 단종됐다 간단히 말해, 비질란테는 명확한 임무가 없는 값비싼 항공기로 전락해버렸고, 결과적으로 폭격기로써는 완전히 실패했다. 그러나 미국 해군은 비질란테를 AJ 새비지처럼 그냥 퇴역시키지 않고 다른 임무에 사용하기로 결정하는데......
작성자 : 우희힝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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