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2시간 전의 얘기를 해보자.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의 청춘을 전부 포기하고 서울에 위치한 [그 대학]에 합격한 서시우.

평범한 외모, 평범한 신체, 수준 이하의 재능을 가지고서 오로지 노력과 집착만으로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단 한번 만에 당당히 합격. 오늘은 그 대학의 신입생 환영회가 있는 날 이었다.

이제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에 신나서 소주를 입에 댄 그 였다.

‘켁…너무 맛 없잖아…’

예상 못한 알코올 맛에 실망한 그는 술잔을 내려놓고, 슬쩍 옆 테이블에 눈을 돌렸다. 그곳에 앉아 있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외모, 그의 소꿉친구 백아린…

‘설마 여기까지 따라 올 줄이야… 미친년’

정말로 미친년이라고 생각했다. 서시우는 알고 있었다. 저 백아린이라는 여자가 단순히 자신을 따라오기 위해 이 대학에 합격한 것이라고…

자의식 과잉이 아니다. 왜냐하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내내 백아린은 서시우를 따라다녔으니까 말이다.

친구라고는 한 명도 없이 서시우만을 따라다니며 그에게 집착했다. 하지만 서시우가 그녀의 마음을 받아주는 일은 없었다.

솔직히 마음이 기울어 질 때도 있었다. 어찌되었든 그 또한 남자다. 자기를 좋아한다는 여자가 들이댄다는데 싫어할 수가 있을까.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할 정도였기에, 그 마음은 거의 없져 있었다.

쉬는 시간이고 점심 시간이고, 심지어 집이 바로 옆이라는 이유로 등하교까지 억지로 같이 한다. 시도때도 없이 같이 있으려는 백아린 때문에 서시우는 학창 시절 내내 친구를 만들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백아린… 그녀를 좋아하기는 힘든 이유는 더 있었다. 이상한 웃음 소리, 맨날 구겨 입는 옷, 관리 라고는 전혀 안하는 머리카락…  기타 등등.

때문에 그는 백아린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가 절대 따라올 수 없을 대학을 목표로 공부에 매진했다. 그리고 대학에서 만큼은 청춘을 즐기고 싶었는데…

“이름 백아린? 자자 내가 한 잔 따라줄게”

복학생 선배가 따라주는 술을 잔에 받는 백아린의 곤란해 하는 모습을 보고서, 서시우는 마음이 조금 복잡해졌다.

머리는 금발에 몸이 까무잡잡한, 운동 좀 해보이는 남자. 그런 그가 백아린의 옆에 있는 모습을 보니 화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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