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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크리에이터 인터뷰 - 이쿠하라 쿠니히코

커뮤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12 12:58:11
조회 121 추천 0 댓글 6

- 이쿠하라 감독이 애니 업계에 들어온건 86년. NT와 커리어가 거의 같네요. 당시 애니업계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이쿠하라 : 그렇네요.....제가 애니 업계에 들어온 이후, 줄곧 업계 사람들이 말해왔거든요. "슬슬 아니메는 끝인거 같아"라고(웃음).

86년에 그런 말을 들은 이유는 엔고, 85년 플라자 합의로 그때까지 1달러에 200엔이었던게 순식간에 150~140엔이 됐죠.

왜 엔화 강세로 아니메가 끝났는가 하면, 해외 합작이 줄어드니까.

당시 세간의 시선에서 애니 업계는 야마토와 건담으로 돈을 많이 버는 것 처럼 보였지만, 실은 해외 합작에 의한 매출이 컸어요.

합작이라고 해도 당시의 합작은 실질적인 하청이었고, 엔화약세로 코스트 퍼포먼스가 좋으니까 북미에서 작업 의뢰 요청이 많이 왔어요.

그렇지만 제가 토에이 동화에 들어가자 급격한 엔고가 시작됐고, 토에이는 잠시 합작에 손을 뗐지만, 한동안 버티고 있던 다른 회사도 있었죠.

이윽고 합작이 사라져 사람들이 업계에서 떠나가는걸 봤어요.


- 85년은 아니메를 둘러싼 경제 환경이 바뀐 분수령이었군요.


이쿠하라 : 애니는 산업이니까요. 90년대에 들어서도, 93년 무렵에 방송편수가 갑자기 줄어든 적 있어서, 이때도 업계 전체가 슈링크 됐어요.

그때의 일은 잘 기억하고 있고, 저는 우연히 그때 감독작이 있어서 그 파동에 휩쓸리지 않았을 뿐이고, 주변 프리랜서 중에서도 고생한 사람들이 많았어요.

히트작이 눈에 띄면 업계 경기가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업계 내부의 실상은 그렇지 않아요.

그게 "드디어 아니메는 끝인거 같아"란 말이 나오게 된 배경입니다.


- 그렇다면 최근 40년 동안, 업계의 전환점을 꼽자면 언제였을까요?


이쿠하라 : 업계가 힘들다는 말을 들은 90년대에 가장 큰 돌풍을 불러 일으킨건 역시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아닐까요.

에바 이후 제작위원회 방식이 정착되고, 그에 따라 TV시리즈 편수가 늘어나고, 게다가 TV도쿄의 저녁 시간대 방송를 거쳐 심야 시간대가 개척되고, 제로년대로 갈수록 애니 편수가 늘어난 흐름이 있어요.

저도 그런 에바 이후의 흐름 속에서 일하던 사람이죠.


- 제작위원회 방식의 정착은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도 영향을 미쳤습니까?


이쿠하라 : 변했다고 생각해요. 감독이 감독으로서 존재하는게 요구되기 시작했어요.

이전에는, 우리 제작 현장의 사람들과, 영업에서 기획에 승인을 내주는 사람들 사이에 큰 제네레이션 갭이 있었어요.

우리들 입장에서 보면, 영업이 말하는건 트렌드에서 어긋난 부분이 있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한편 영업은 시청률이나 매상 수치를 구체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현장이 새로운걸 시도하려고 해도 그 부분을 좀처럼 반박하기 힘들었어요.

이러했던게 제작위원회 방식이 대두되고, 동세대인 프로듀서가 나타나서 기획에 대해 공통언어로 이야기 할 수 있게 됐어요.

그건 큰 변화였지만 지금은 다시 시대가 변해 제작위원회의 공과 죄가 거론되는 시대가 됐어요.

새로운 제작방식을 찾아야 하는 시대가 됐단 느낌이 드네요.


- "감독이 감독으로서 존재"한다는건 무슨 뜻인가요.


이쿠하라 : 당시의 TV 방송국이나 스폰서가 존재하는 (리드하는?) 가운데 감독을 하는 상황과 비교하면, 감독이나 주요 스태프가 주체가 되어 제작을 진행하는 것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뜻이에요.

원래 OVA 같은건 그런 제작 방식이었고, 제작위원회 방식의 애니 스폰서에 얽매이지 않은 OVA와 같은 제작 방식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게다가 에바가 오리지널 작품이었던 것도 있어서, 감독과 메인 스태프가 작품을 리드하며 만드는 제작 방식의 인상이 강해졌던거 같아요.


- 애니 제작 현장에서, 그 밖에 지난 40년동안 달라진 점을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이쿠하라 : 제작 현장이라기보다는 주변 이야기지만......40년 전이라면 애니 업계는 좋은 의미로도 나쁜의미로도 도망칠 곳이 없었거든요.

애니 일을 시작하면 그것밖에 못한다고 할까, 획득한 스킬을 사용해 비슷한 일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없었어요.

만화가도 있지만, 인터넷이 아직 없었던 시대라 지금처럼 만화 산업의 저변이 넓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그 이후 게임업계, 인터넷, 스마트폰 분야가 커지면서 연출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스태프로서 일할 수 있는 장소가 더 늘어나게 됐어요.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일이란 점에서 일러스트레이터의 존재감이 굉장히 커진 것도 큰 변화라고 생각해요.

애니가 아니더라도 스킬을 살릴 수 있는 세계가 넓어져서, 애니메이션 업계와 그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해요.


- NT에 대한 인상은 어땠나요?


이쿠하라 : 월간 뉴타입 창간은 기억하고 있어요. 카도카와가 애니 잡지를 만든다고 해서 주목했죠.

창간호 표지는 기동전사 Z건담. 별책 부록은 카도카와 영화의 카무이의 검.

건담을 밀고 싶은 편집 스태프와, 카도카와 영화인 카무이의 검을 거론해야 하는 의무라는 2가지 방향성이 공존하고 있어서, 독자로서 거기에 있는 모종의 혼란과 혼돈이 느껴졌어요(웃음).

그래도 그 부분이 재미이기도 했어요. 전체적으로 예능적인 요소도 느껴졌고, 카도카와 잡지로 비유하자면 선라이즈 작품을 피쳐했던 "더 텔레비전"과 영화잡지 "버라이어티"가 합쳐진 듯한 인상이었어요.


- 그러면 애니 잡지라는 미디어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 생각했나요?


이쿠하라 : 대략적으로 말하자면, 어느 잡지도 그랬지만 당시 그들이 찾고 있던건 포스트 "건담"이었어요.

그건 "건담"그 자체가 아니라 NT창간 당시의 "건담"처럼, 시청자를 두근거리게 하고 관객을 끌어들여 성장해 나갈만한 작품이라는 건데요.

예를 들어 아니메쥬 창간호가 "안녕 우주전함 야마토"표지로 시작되고, 그 후 포스트 야마토로서 "건담"이 등장해 대히트 했죠.

그 이후 애니 잡지는 포스트 "건담"을 찾는 여행을 시작했죠.

그 여행 속에서, 애니 잡지가 여러 크리에이터를 발견하고, 그 중에 저도 들어가 있었지만, 포스트 "건담"이라는 의미에서 애니 잡지는 "에반게리온"에 다다랐어요.

애니 잡지는 항상 그렇게 그때그때의 "건담"을 찾아왔습니다.

더 말하자면 미야자키 상은 "모노노케 히메"가 국민적 히트를 쳐서, 애니 잡지라는 틀을 넘은 존재가 되어 갔지만요.


- 그 시대마다 많은 애니 팬들이 열광 할 수 있는걸 찾아왔다, 란거군요.


이쿠하라 : 그렇게 애니 잡지는 캐릭터와 작품 세계를 즐기는 장소를 제공해왔습니다.

그게 제 1의 역할이라서, "누가 만들었나" "누가 표현했는가"는 그 다음이에요.

그래서 애니 제작자에 포커스를 맞추려고 하면, 제 생각에는 오히려 "서브컬처"라고 불리는 쪽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해서.

그러니 애니의 사회적인 인지도가 높아진 덕분에 작품을 즐기는 것과 제작자를 포커스 해나가는 것이 분리되어 간게 아닐까요.

그걸 상징하는게 역시 에바고, 그 무렵 동시에 인터넷도 보급되기 시작해서, 말해버리면 거기서 애니 잡지의 역할이란건 일단 끝났다고 생각해요.


- 애니 산업과 애니 잡지의 변화점을 간략하게 들어봤는데, 그렇다면 앞으로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어떻게 될 것 같나요?


이쿠하라 : 현재 애니 산업 시장은 3조엔을 넘어섰다고 알려져 있고, 제작비도 증가해 현장의 개런티도 조금 올랐어요.

다만 기억해줬으면 하는건, 20년전 일본의 피쳐폰은 세계 최고라고 불렸다는 것. 그러다 순식간에 스마트폰으로 대체됐죠.

일본 애니는 갈라파고스화 되어 있어서 유일성 있고 강력하다는 말을 듣지만, 그건 튜닝을 약간 잘못하면 환경 변화로 인해 순식간에 멸망할 수 있다는거죠.

실제로 현재는 다양한 환경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격동의 시대고, 우위성이 있다고 안심해서는 안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 그런 상황 속에서 이쿠하라 감독은 음악 유닛으로서 CD앨범을 발매하거나, 낭독극 Reading in the dark 슌킨의 사스케를 다루거나, 애니 외의 일도 하시고 계십니다.


이쿠하라 : 두 일 모두 자신을 모르는 사람들을 향해 자신을 알리기 위한 일종의 근육 트레이닝 같은 느낌으로 한 일이라서. 특히 낭독극은 확실히 반응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저로서는 변함없이 일을 하면서도, 조금 다른 시점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위한 공부이자 선행 투자로서의 활동이었네요.


- 그러면 이후의 애니 잡지에서 필요한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이쿠하라 : 종이라는 미디어는 이제 끝이란건 누구나 느끼고 있을거에요.

그렇다면 중요해지는건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발견하는 힘"

그걸 어떻게 유지하고 어떻게 공개해야 할지. 아니메는 매우 얄팍한거죠. 그래서 누군가가 "이것에는 제대로 된 가치가 있다"고 계속 말해주지 않으면 안돼요.

그 "가치를 발견하는 힘"을 어떻게 월드와이드하게 전개해나갈지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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