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년에 전 여자친구가 한창 햄스터 같은 쥐새끼를 좋아해서 같이 키웠었다

동거하는 집에 데려다 놓고 키웠었는데 뭐 이런 주인 알아보지도 못하는 동물 새끼를 키우나 생각했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다이소에서 리빙박스 하나 구해다가 대충 집을 만들어줬다.

밥도 주는대로 잘 먹고 내 손 위에서도 편안하게 밥을 쳐먹는 꼴을 보면 왠지 웃음이 나왔다.

그래서일까 점점 이 작은 쥐새끼한테 빠져들면서 집도 189L짜리 큰걸로 바꿔주고 베딩도 하나하나 먼지 다 털어서 넣어줬다.

2년을 키웠다.

그동안 여자친구도 떠나가는 등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심적으로 힘들 때 마다 이 햄스터 새끼랑 놀면 많이 위로가 되었다.

그런데 그 햄스터가 죽었다.

새벽에 잠깐 편의점에 가려고 했었는데

나가려고 현관문 쪽으로 가는 순간 발바닥에서 물컹한 느낌이 들어서 깜짝 놀라 불을 켜보니까

햄스터가 바닥에 떡처럼 눌려서 눈알이 튀어나오고 다리를 바들바들 떨고있더라

머리가 하얘져서 햄스터가 내 앞에서 죽어가는걸 바라보기만 했던 것 같다.

진짜 아무 생각도 안 들더라

햄스터는 묻으면 불법이라고 해서 된장찌개에 넣어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