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같이 일하던 눈하들하고 삶은계란을 철근같이 씹어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놀다 왔어요, 포인트는 샤워를 하러 목욕탕으로 갔는데, 한 70대 정도 되보이시는 할머니께서 옆에 앉은 아가씨하고 미안하지만 등 좀 밀어 줄 수 없겠냐, 아가씨가 밀어주면 나도 등 밀어줄께 뭐 이런 식의 대화를 하고 계셨어, 근데 그 예쁘게 생긴 아가씨 왈 "내가(제가도 아냐) 할머니 밀어드리고, 할머니가 저 밀어주면 제가 손해잖아요 제가 왜요?" 이러고는 휙 가버린다 ...... 씁, 가뜩이나 이틀 연속 주구장창 땀만 빼서 기운 하나도 없는데 저 언니님하의 말이 진짜 나 안구에 습기 차게 만들더라, 우리 할머니 연세쯤 되 보이시던데 나, 동생 어릴 때 부모님께서 바쁘셔서 할머니 손에 자랐거든, 아 진짜 그 아가씨 행동에 화가 났던건지, 그 아가씨가 휙 가버린 후에 할머니께서 요새 젊은 것들은 다 저렇다고 욕이라도 하셨으면, 하하하 삐질삐질하고 그냥 말았을텐데 무안해 하시면서 물 끼얹으시는데 그 모습에 울컥했던건지, 우와 진짜 눈물나더라 어울리지도 않게 해맑게 웃으면서 쪼르륵 쫓아가서, 제가 밀어드리겠다고 저 언니하고 같이 와서 할머니께선 저 안 밀어주셔도 되니까 밀어드릴께요 하고 열과 성을 다해서 밀어드렸지, 아아, 횽 눈하들 목욕탕 가서 어르신들께서 등 좀 밀어달라 하시면, 사실 좀 귀찮아 그건 맞아 근데, 우리 부모님(할머니, 할아버지 포함)도 혼자 탕에 가시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실 거야 베풀수록 훈훈한 대한민국 -_ㅠ 이틀 땀빼고, 할머니, 언니 피부 관리까지 하고 와서 기진맥진 ㄷㄷ 한술 더 떠 오늘 알갤 횽아들은 날 공공의 적으로 돌려버리는 바람에 마음의 상처 ㄷㄷ 알바관련, 그 목욕탕 카운터 언니 구하던데 살짝 찔러볼까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