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알바하러 지하철 역으로 들어가려는데 왠 검은 파카 입은 아줌마가 막 불러세워. 그것도 그냥 \'학생~\' 하며서 길이나 물으려는 톤이 아니고 거의 필사적으로 잡더라. \'잠깐만 잠깐만\' 하면서... 뭔가 해서 봤더니 자기 돈이 없어서 이천원만 빌려주면 안 되냐는 거야. 말하는 어투가 보니까 딱 앵벌이인 거야. 그냥 안 된다고 하고 가려는 길 가는데 뒤에서 \'에이, 퉤퉤퉤! 에이 썅X 돌뿌리에 걸려서 콱 자빠져라, 어ㅑㄹ더ㅐ러ㅐ더ㅑ랟ㄱ다ㅓㅑ거ㅑ대ㅐㄱ\' 하면서 잘 알아듣기도 힘든 속도로 뒤에서 쏴대는 거야-_-; 앵벌이가 돈 안 준다고 퉤~ 어쩌구 욕하는 건 첨이어서 어이가 없더라. 근데 평소같으면 나도 \'참 별 사람이 다 있네. 앵벌이도 힘들겠어.\' 라고 생각하고 갈 텐데, 가뜩이나 얼마 전에 부모님 이혼한다고 그러고 심적으로 지치고 마음 속 검은 뭔가가 터져나가려는 걸 간신히 참고 있는데 앵벌이가 돈 안줬다고 뒤에서 욕하는 걸 듣고 있으려니 진짜 미치겠더라고. 가던 길 멈추고 뒤를 돌아서 그 앵벌이를 슥 쳐다봤더니 \'너한테 한 거 아니고 저기 저 아저씨한테 한 거 어랴더ㅑㅐㄹ더ㅑㅐㄹㄷ\' 라고 또 알아듣기도 힘든 말을 하면서 계속 궁시렁 퉤퉤 거려. 계속 욕하는 거 듣고 있다가 어느 순간 그 앵벌이를 향해서 한 걸음 크게 내딛기 시작했더니 앵벌이가 겁먹었는지 백스텝 밟으면서 버스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무리로 들어가서 \'어머 아저씨, 저 사람이 저 막 때리려고 해요.\' 하면서 도망쳐 다니는 거야. 사람들이 나 막 쳐다보고... 근데 그때 진짜 열이 막 뻗쳐서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든 말든 씨바 그냥 저벅저벅 따라갔더니 사람들을 사이에 두고 막 도망치더라. \'이 씨X!\' 하고 오히려 내가 더 크게 소리치면서 따라갔다. 사람들이 보든 말든 어쩌라고! 라는 심정으로 어떤 아저씨가 왜냐고 묻는 것도 무시하고 따라가다가 앵벌이 도망치는 모습 보고 있자니 내가 지금 왜 이러고 있나 싶어서 걍 아무데나 욕짓거리 내뱉지 마라 개같은 년아 라고 소리 한 번 쳐주고 알바 왔는데.. 오면서 생각하니 마음이 편칠 않네. 나이 먹을 만큼 먹어서 앵벌이나 하고 있는 그 여자도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아닐텐데 그런 사람 쫓아가면서 겁주고 욕이나 하다니... 물론 아무리 힘들어도 돈 안준다고 뒤에서 욕하는 앵벌이가 잘못이 크긴 하지만... 아 찜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