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한지 한달도 안되먹은 예비군이야.

난 32사단 소속 병장 만기 전역자구 자대는 해안경계부대에 있었어. 알사람은 알거야 [바다에서만 겪을 수 있는 추위와 더위]를 해병대와 함께 겪는다는 ㅋㅋㅋ 그런 부대지.

아무튼 미필자 여러분들에게 말할거 계속 하자면

부대마다 차이점은 다 있겠지만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님 하는거에 따라 달라요]라고 하고싶어.

내가 있는 부대는 말야. 매주 1회(특별한 일 없으면 이용 가능한) 이동도서관이 오곤했어. 지역 공공도서관인데 워낙 시골이다보니 차량을 이용해 책을 대여하거든

나는 부대원들 중에서 제법 책을 많이 읽는 편이었어. 훈련 2~3개 연이어 있지 않으면 거의 일주일에 1~2권은 꾸준히 읽었으니까.(물론 상-병장 때 한거지만, 책도 판타지보다는 그것은 사랑이었네와 같은 에세이랑 예기치못한 기쁨과 같은 종교관련서적, 기타 자기계발서를 주로 읽었어. 아무래도 끊어 읽어도 부담없는걸 찾게되더라고)

뭐 암튼 제일 궁금한게 이걸거야. 군 생활의 절반은 후임병 생활이잖아?

1. 이등병도 책 읽어도 될까요?   명답 : 그때그때 달라요

-> 일단 부대 분위기를 봐야하는데 대부분 "된다"일거야. 국방부까지 올라갈거 없이 사단, 연대들도 자존심이라는게 있어서 서로 잘난 애들 내보내서 이미지 경쟁을 하거든?(국방일보 기고란에 글 올리는 놈 있을 때마다 영관급 졸라 세력 쌈한다) 나는 그거로 4박5일 포상도 받아봤어.(올라가진 못했는데 연대장이 보고 마음에 들었다나) 고로 책 읽는거에 대해서는 부대가 은근히 장려하는 경우가 많아. 하지만 부대 분위기를 좀 살펴야겠지? 내가 있는 부대는 매복도하고 MR이라는 레이더도 돌리고 TOD도 돌리고 그런 부대다보니까 \'기초 공부\'를 해야하는 경우가 많아. 우리가 사용하는 장비의 이름, 부품이름, 사용방법부터 적의 공격 유형, 적의 장비 정보 이런거 외웠고, 주특기 애들은 장비이름, 상황별 명칭, 연계하며 사용하는 용어 등을 공부했어. 아 맞아 지도 외우는것도 했구나. ㅇㅇ 이런거 할 때 하루 이틀 외워서 100점 맞고 책 읽는다면 아무렇지 않겠지?? 그런데 -_- 공부 전혀 못해서 시험 볼 때마다 바닥을 기고(이거 전투력이다;; 윗선에서는 이거 모르면 존나 갈군다고..) 그래봐. 책? 그야말로 "책이 지금 보이냐?"가 되는거지.

2. 군대에서 공부해도 될까?   명답 : 그때그때 달라요

-> 보편적인 대답은 "해라"임. 재수면 재수, 편입이면 편입 해. 안말려~! 

다만 여기서 명심해야 할 것은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이야. 남들과 똑같은 일과를 했어. 남들만큼 나도 존나 피곤해. 나 잘시간 보니까 경계근무 서는거 떄문에 남들 8시간인데 나 혼자 5시간이다? 아 니미! 안해! 이러면 \'공부할거야!\'라는 각오가 사라지겠지? 그럼? [5시간 뿐인 취침 시간]을 스스로 깍아서 공부하는게 답인거지. 어쩌겠나? 스스로 군대에 가서도 열심히 공부 하겠다고 했다면 책임져야지!! (공부의 흐름이 끊기는 고통도 다 감수해야돼)

이런 사정 전혀 몰라놓고 "아 군대 왜이래? 불공평해!!"하고 불평해봐라. 아무도 몰라 알고 싶지도 않고 그냥 \'뺑끼 쓰는 놈 하나 추가요\'가 될 뿐이야.

물론 부대마다 다 사정은 다르겠는데.... 내가 있는 부대는 병사가 할 게 많았어. 말년 병장도 공부해서 시험보곤 했고(나 말년때는 구술면접 보는것마냥 시험도 봤다;; 그것도 중대전평) 자연스럽게 개인 공부보다 부대공부에 대한 비중이 높아서 저렇게 끄적거려봤어. ㅋㅋ

다른 부대는 모르겠다. 내가 후방에 해안경계라 좀 일과-비일과의 벽이 자주 허물어지곤 했거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