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70대에 몸무게 100kg 넘는 뚱땡이의 훈련소 이야기.txt

ㅊㄴㅁㅊ(210.223) 2011.09.17 17:11:53

조회 320 추천 0 댓글 0

1. 일반적으로 주는 보급품중에 맞는게 하나도 없었다. 뚱땡이들은 부끄러워말고 빨리 입어보고 사이즈 없다는걸 표현해서 자기몸에 맞는 보급품을 받자!

2. 비만소대에 대해 얘기해주고싶지만 내가 훈련한 53사단은 비만소대 운용이 안되고 있었다. 그냥 현역이랑 똑같이 훈련받았다.

3. 가입소-1주차간은 영내안에서 훈련하는데 강당같은데서 할때도 많고 더위에 배려를 많이해주셔서 할만했다.

4. 얼차려받을때 뚱땡이들은 진짜 그냥 좀만해도 땀많이나고 열심히하기만하면 티가나서 얼차려 잘못따라가도 조교님들이 그냥 대충 넘어갔다.

5. 사격할때부터 교장이동하는데 53사단 교장이동 루트중에 산넘어가는 루트가 있다. 거기 첫날에 넘어갈때 뒤쳐져서 한참 고개 숙이고 헥헥대다가 나와 같은 체력저조자들끼리 뒤에 모여서 갔다. 죽을뻔했다;

6. 사격은 특별히 뛰고 하는게없어 뚱땡이들에게 불리하고 그런건 없었당.

7. 처음에 들어왔을때 탄띠 하나가 안맞아서 탄띠 2개를 이어서 착용했는데 탄띠 하나 착용이 됬다. 그만큼 살이 잘빠지는곳이당;

8. 내가 근성이 없는편이라 막 포기좀 하고 환자조로 들어가고 하고싶었는데 전우들이 할수있다 엄청 용기를 줬다. 그래서 막 퍼지기 직전까지가도 계속 따라가고 뒤쳐져서라도 따라가고 했는데 그걸 보고 소대장님이 중대앞으로 불러내셔서

얘는 탄띠 2개하고 다니면서 본대 쫄래쫄래 따라다니고 하는데 조금 아프다고 환자조로 가고 포기하고 이러는 넘들 보고배워라

이런식으로 칭찬 해주셨다 ㅠㅠ.. 근데 진짜 순전히 내가 강한게 아니었고 전우들이 포기 안하게 도와준거였다.

군대란 참 이런곳이었다. ㅠㅠ 배울게 전혀없는 인생 빼앗는 그런 나쁜곳이 아니었다 ㅠㅠ 흑흐흫흐흐..

7. 3주차엔 주간행군이랑 수류탄이랑 화생방했는데 이것도 뚱땡이라서 불리한건 거의 없었다.

(뚱땡이들은 화생방할때 보호의 실습에 보호의가 맞는게 없어서 그냥 뻘쭘하게 서있는다 ㅋㅋㅋ)

8. 화생방은 진짜 상상이상의 고통이었다. 다시는 하기싫다 흑흑흐흐흐흐흫ㄱ.....

9. 행군은 20kg정도의 완전군장을 매고 막 오래걷는데 이 역시 뚱땡이들에게 불리한건 없고 오히려 뚱땡이가 이점이 된다.

항상 자기몸에 완전군장을 하고다녀서인지 완전군장 하나맸다고 막 크게 몸이 무거워지고 어개가 아프고 이런걸 잘못느낀다.

땀 날때 수분보충만 잘해주니까 매우 할만했다. 속도가 느려서 오히려 교장이동보다 편했다.

10. 4주차에는 숙영과 각개전투 야간행군을 하는데 숙영할떄 뚱땡이들은 같은 텐트조에게 미안함을 가져야한다;

땀냄새도 많이 나고 자리도 많이 차지해서 난 벽쪽에 딱 붙어서 가로로 잤다. 자지긴 자졌다.

11. 각개전투부터 본격적으로 뚱댕이들이 퍼지기 시작하는데 나도 엄청 퍼졌다. 땡볕에서 한 8시간을 기는 각개전투 첫날엔 진짜 죽는줄 알았다.

12. 53사단 각개전투장은 산으로 되있는데 하루에 4번 산을 뛰어 올라갔다가 기고 해야한다 ㅡㅡ; 역시 첫날엔 2번 올라가고 퍼졌다.

13. 마지막날엔 각개전투+야간행군 이어서하는데 진짜 이날만큼은 끝까지 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자해서 진짜 꾹 참고 각개전투 4번 완료하고 야간행군 완전군장으로 마지막까지 환자조 안가고 완료했다.

지금은 구청 기동대 상근으로 에어컨 바람맞으며 꿀을 빨며 근무하고 있당.

솔직히 내 허약하고 더러운 몸때문에 가입소기간중에 집에 가려고했는데 포기하고 집에 갔다면 지금 이렇게 여유롭게 훈련소 얘기하고있지도 못했겠지;

하여튼 훈련소 가는 육갤러들 저같응 병신몸도 잘마치고 왔음다. 좀 하다가 무릎아프고 허리아프고 그건 당연한거임다.

포기하지말고 그냥 끝까지 해보시고 전우들믿고 힘내서 하다보면 참 배울꺼많고 재밌는곳이 훈련소같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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