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하사 하고 있는데 나 막내 짬찌 시절 때보다는 확실히 좋아진 건 맞는 것 같다.

근데 아직도 완벽하진 않은 듯 하다.

선임병이 후임병에게 아예 뭐라 하지 못하는 걸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합당한 이유라면 주의를 줄 수 있다. 욕설/폭행만 아니라면...

난 시간이 있을 때 항상 막사를 조용히 돌아다닌다.
그러다보면 가끔 이해가 되지 않는 이유로 주의를 주는 선임병들이 간혹 보인다.

가령 후임병이 화장실에 모자를 깜빡하고 두고 갔는데
모자를 들고 생활관으로 찾아가 정신 안 차리냐며 주의를 주는 선임병이 있었다.
사소한 것부터 신경을 쓰라는 의미인 것은 안다.
군대는 잠시만 긴장을 늦춰도 사고가 날 수 있는 곳이니까.
그러나 그 선임병은 정도가 너무 지나쳤던 것 같다.
후임병이 그날 하루 종일 울상이었다. 나는 괜찮다고 이야기해줬다.

모자를 가져다주면서 모자를 두고 갖더라. 긴장 늦추면 언제 다칠지 모르니까 정신 잘 챙기고 다니자라고 이야기했으면 어땠을까;;

솔직히 병사 생활도 겪어보고 간부 생활까지 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 우리 군대는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고 생각한다. 이건 젊은 간부들 사이에서는 공감하고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후임들의 인권만 너무 챙겨주면 선임들 입장도 곤란해진다.
그 중간 지점이 과연 어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