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20년 9월 14일에 입대한 28연대 훈련병이었음

그때는 코로나가 절정이던 시기였기에 입소 첫날부터 마스크 쳐 씌워서 재움

20살이던 나는 무조건 하루에 딸을 1번씩 잡는 딸쟁이였기에, 훈련소에서 금딸을 이루기는 어려웠음

그래서 수류탄 훈련하러 다녀오던 날, 3번초를 서던 새벽에 딸을 잡기로 마음먹었음

가을인데도 추워서 춘계활동복을 입고 있었는데

소대 생활관 분대를 기준으로 벽이 쳐져있고, 벽의 끝은 살짝 뚫려있어서 분대를 오갈 수 있는 구조였음

물컵과 정수기가 2분대 쪽에 있었는데, 정수기 옆에는 컵 수거함이 있었음

어차피 컵은 씻어야 하니까, 컵 수거함에서 컵을 꺼냈고, 불침번 해이하게 근무 서고 있을 때 작전은 시작됐음

소대 생활관 끝자락에 소대장실이 있고, 그 반대편으로 쭉 가면 분대장 책상이 있는데, 그 책상 밑에 앉아서 몰래 딸을 잡았음

바닥에 싸거나 하면 냄새나 얼룩으로 남을까봐, 책상 밑에서 컵에 쌌음

물로 헹구기도 귀찮아서 걍 컵 수거함에 넣어놓고 다시 쳐 잤음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니까 목말랐는지 동기가 정수기 앞으로 가던데, 컵이 없더라

어차피 어제 쓴 거라면서 컵 수거함에 있는 컵으로 물 쳐마시는거 보고 너무 미안했음

미안했다 김주엽. 앞으론 안 그럴게, 이제 4년 지났으니까 얘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