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가는 기원이 두 곳 있는데,

기원a는 사람이 많은 곳이라 자주 감. 

물론, 대부분 7급 이하의 어르신들인데,

그냥 바둑 두는게 좋아서 감. 

주로 기원a에서 노는데, 여기 단점이 오후 5시 이후에는

모두 집으로 귀가하셔서 퇴근 이후에는 기원에 가도

둘 사람이 없음. 

기원b는 12시부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는 기원a와는 달리

오후 3시 이후에 사람들이 들어차서 저녁8시까지는 북적함.

여기는 내기바둑이 활성화 되어 있다는게 특징임. 

어제는 오랫만에 기원b에 가면서 

내기 바둑을 두게 된다면 판당 1천원의 판내기만 두어야지 생각해둠. 

요즘 천원이면 빵 1개 가격도 안되는 수준이라 나름 적당히 잃어 주고 와야지 하는 계산임. 

감사하게도 첫 판은 누군가 내기 없이 두어주심. 

두번째 판을 두게된 분은 자기는 내기 없이는 안둔다면서

어차피 1/2로 싸게 두는 것이니 부담갖지 말라고 하심. 

참고로, 기원에서 1/2라고 하는 것은 방내기인데, 기본2천원에 방당 1,000원임

만방이 나오면 12,000을 주면 됨. 

판당 천원만 잃어주려고 마음 먹고 온건데, 까딱하면 판당 12배를 잃어주게 생겼음.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대국을 주선해 주신 분이 나와 대국하게 된 분을 골려 주려고

치수를 내가 유리하게 붙여준 거임. 

당연히 만방이 나와서 일단 12,000원 접수. 

두번째 판도 만방인데, 치수가 안맞는다면서 결재 거부사태가 벌어짐. 

나는 순순히 인정하고 돈 받지 않음. 

이후 다른 분들과 둔 대국들은 내기가 없어서 편한 마음으로 세판 더 두고 옴. 

오늘의 교훈.

돈은 호구가 잃어주는 것이지, 내가 잘 둬서 따는게 아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