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석룰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기사마다 다르겠지만, 한국룰에서는 어쨌든 계가시에 사석이 필요해지므로 그에 관한 룰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무조건 룰은 룰이니 지켜야 한다는 것은 억지다.

사석룰은 허점이 많고 공정하지 않았다.

1. 과도한 처벌

예를 들어 보겠다.

어떤 나라에서 신호위반을 단속하기 위해서 법을 만들었다고 가정했을 때 신호위반에 관한 법이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그 처벌이 신호위반을 한번 하면 1억원에 과태료가 부과되고 두번 하면 사형이다 라고 하면 그것이 과연 합당하고 합리적인 법이라고 동의할 수 있을까?

법이라는 것은 다수가 동의할만한 타당성이 필요한데, 이번 사석룰 같은 경우는 그 처벌이 타당하지 않다는 것은 다수가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 일관성 없는 처벌

그리고 또한, 룰이 개정된 11월 8일 이후에 열린 삼성화재배에서도 당이페이와 딩하오의 결승전에서 딩하오 선수가 테이블에 사석을 올려 놓았지만, 심판은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똑같은 상황에 있어서 중국과 중국의 결승전에서는 사석룰에 관한 아무런 제재가 없었고, LG배에서는 제재가 있었다는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룰이라는 것은 언제나 일관되게 적용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어떤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서 적용이 되고, 안되고 한다면 그것이 과연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3. 체계성 없는 처벌

규칙의 체계성에 대해서도 애매한 부분이 있다.

사석을 들어내고 정해진 시간내에 사석을 사석통에 넣어야 한다는 규칙같은 것이 따로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항의한다고 해도 해결하기가 어렵다.

4. 심판의 애매한 태도

또한 심판의 개입시기에 관해서도 어찌되었든 명시된 룰이 있다면, 룰이 어겨진 즉시 심판이 개입해서 페널티를 주었어야 했다.

어느 스포츠의 심판도 감독의 항의를 다 들어주고,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결정을 하지 않는다.

때때로 그들은 순간의 판단착오로 많은 이들의 비난을 듣고는 한다.

하지만, 그 판단을 하고 선택을 내리고 책임을 받아들이는게 심판의 역할이다.

축구에서 어떤 선수가 반칙 한것을 두고 경기를 재개했다가 30분 이후의 알고보니 반칙이었으니 퇴장을 선언하겠다고하면 그 누구가 동의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나는 심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 이 사태를 키웠다고 생각한다.

나는 변상일을 비난할 생각도 없고, 커제의 행동을 옹호하고 싶지도 않다.

변상일은 가해없는 가해자가 되었고, 커제는 억울함이 있지만 그의 행동이 옳다고 보여지진 않았다.

그럼에도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면, 나는 그것이 개정된 룰이 터무니 없는 룰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 룰을 만든 한국기원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런 한국기원에 행정상 문제는 이번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문제 되어왔다.

몇 년전 삼성화재배에서 신진서도 어처구니 없는 마우스 미스로 피해를 봤고, 바둑리그 초시계 오류, 농심배 통신오류, 김은지 최정 랭킹점수 착오, 등 그 외에도 수도 없는 문제들이 있었는데 이번일로 크게 터진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홍민표 감독에 입장표명을 듣고 매우 실망스러웠다.

한국과 중국으로 편을 갈라서 자기 편에 입장에서만서서 편을 들고 옳다 주장할 것이 아니라, 정말 어떤 것이 잘못되었고, 그 근본원인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 깊은 자성을 할 수는 없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