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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썰) 한국바둑은 폭력 바둑?

(112.149) 2012.12.29 22:33:56
조회 410 추천 0 댓글 1

- 일본 바둑을 중심으로 한 폭력바둑의 역사 -

1. 들어가는 글

"무릇 바둑에는 3법이 있다.  즉 포석, 중반전, 끝내기이다.  이 3법을 잘 할 때는 그 성과가 크다. 
3법 중 하나를 터득하면 비범하다.  대체로 30수 혹은 50수, 100수에서 승부를 아는 것을 수업의 첫째
로 한다.  수업에는 정(正)과 사(邪) 두 가지가 있다.  정도를 뜻하면 진보하고 사도를 뜻하면 후퇴한
다.  사도라는 것은 과욕을 말함이다.  욕심이란 안 보이는 수를 찾아내려 굳이 시간을 끌어서 생기
는 수법을 말함이다.  모르는 수는 생각을 해도 여간해서 보이지 않는 법이다.  따라서 둘수록 후퇴한
다.  정도란 욕심이 크지 않음을 말함이다.  그 기술은 속기로서도 맥법을 잊지 않는 데에 있다.  빠
르면 욕심이 생길 여지가 없다.  욕심이 안 생기면 수법이 훌륭하여 차츰 진보한다.  이는 초보자가
첫째로 유의할 일이다.  또 집취하기, 말잡기, 적지에 깊이 들어간 돌을 달아나는 따위는 모두 좋지
않다.  무릇 집취하기는 틈이 생기고 돌잡기는 무리하다.  깊이 들어가는 것은 욕심이다.  돌이 달아
나는 것은 비겁하다.  고로 집취하기 돌잡기를 아니할 것이며 깊이 들어갔으면 돌을 버리고 두어라. 
집을 취하지 않으면 견고하고 돌을 잡지 않으면 온건하고 깊이 들어가지 않으면 무욕하다.  돌을 버리
는 것은 날카로움이다.  어쨌건 나의 돌을 갖춰 굳히는 일을 첫째로 한 연후에 적의 간격을 치라.  이
와 같이 할 때는 수법이 온건하여 진보할 수 있다.  초보의 기량이 정도에 들기 쉽고 진보도 쉽다는
것을 적었을 따름이다."


위의 글은 일본의 바둑 역사서인 "좌은담총"에 실린 어느 명인의 후진을 위한 훈계이다.  이 말을 한
일본의 명인이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형세판단을 위주로 온건하게 두어가는 기풍의 소유자가 아니었
을까?  정답은 역대 최고의 힘바둑의 소유자로 알려진 본인방 12세 조와(丈和)이다.  그는 "전투력 12
단"이라는 별명을 가졌을 만큼 괴력을 가진 기풍의 소유자로 현대의 대마 킬러인 가토오 9단보다도
더 힘이 강했던 것으로 평가받는 기사이다.  그가 평생의 라이벌인 겐안 인세키(幻庵因碩)의 제자인
아카보시(赤星)과 두었던 토혈국은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바둑으로 오늘날까지 전해진다.

이렇게 긴 인용문으로 글을 시작한 이유는 (1)일반인들이 좋은 바둑이라고 막연히 생각하는 것과 고수
들이 실제로 두는 내용은 차이가 클 수 있다, (2)따라서 고수들의 바둑을 평가하는데는 세심한 주의
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조와 명인이 이런 말을 했을 때 자신이 둔 바둑들을 초
보자들이 본받아서는 안되는 사도로 생각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자신의 실전기보 등을 수록
한 저서의 제목을 "국기관광(國技觀光)" - 국기(바둑)을 보려면 이 책을 보라는 뜻 -이라고 지었을 정
도로 자신의 바둑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던 그가 자청해서 스스로를 깎아 내렸을 리는 없기 때문이
다.  그는 이런 말을 하는 자신과 자기가 둔 바둑 사이에 특별한 거리감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다
만 그의 바둑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의 말을 피상적으로 받아들인 일반인들은 어떤 위화감을 느꼈을지
모른다.


근래 10여 년간 한국 바둑이 국제무대를 석권하면서 한국 바둑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들려 온
다.  90년대 중반 이창호 9단이 성적을 내기 시작할 무렵에는 승부만 아는 바둑이라는 평가가 나오더
니 이창호 9단이 세계를 완전히 제압한 이후 그 소리는 들어가고 최근 한국의 젊은 기사들이 두각을
나타내니까 "폭력바둑"이라는 말이 중국 측에서 심심하지 않게 나오고 있다.  폭력바둑이라는 말속에
는 단순히 전투지향적이라는 어떤 경향에 대한 묘사뿐 아니라 가치 평가가 내포되어 있다.  즉 정도
가 아닌 사도라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과거에 승부만 아는 바둑으로 예도(藝道)라는 측면
에서 일본의 전통 바둑보다 낮게 평가되던 이창호의 바둑이 정도로서 이른바 폭력바둑에 대응되고 있
다는 점이다.  또한 폭력바둑이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은 정작 승부세계에서는 떨어져 있는 일반 아마
추어 내지는 바둑 저널리즘 종사자와 일부 기사들이라는 것도 흥미롭다.   

나는 이하에서 일본 바둑의 발전과정을 중심으로 이른바 폭력바둑 -싸움바둑-이 바둑사의 주류에서 벗
어난 적이 한 번도 없고 오히려 전체적 균형을 중시하는 이른바 계산바둑이 주류로 편입된 것이 얼마
되지 않으며 이들간에는 어떤 우열을 논하기 어렵다는 것을 밝혀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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