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별이랑 다시 한판하려고 타이젬에 들어갔는데 누가 대국신청을 하는거임.
솔직히 말해서 하고싶지 않았음. 일단 9급으로 해놨는데 내가 9급이 맞는지 아닌지도 자신이 안 생겨서. (사람이랑 마지막으로 둔게 수년 전)
그래도 일단 신청한걸 거부하기도 뭐해서 받아주고 진행하고 있는데 중반쯤 가니까 뭔가 내가 엄청 불리해지더라.
망했다 실력차이가 크다 내가 이제는 타이젬 9급도 안되는구나 뭐 이딴 생각 하면서 두고있는데
끝내기 할때 1집짜리 패가 나오길래 (우상변 1,1) 이거라도 이겨야겠다 하고 매달리고 있었음.
근데 상대가 패감을 안쓰고 공배를 두는거임.
그래서 이어버렸다.

...

게임 끝나니까 상대는 한마디도 안하고 쿨하게 나감. 대국실에 혼자 멍때리고 앉아서 이것저것 눌러보다가 형세분석이 있는걸 발견했음.
끝나기 몇 수 전으로 돌아가서 형세분석 눌러보니까 흑 반면 1집 유리더라.
덤을 포함하면 5집반이나 이기고 있었던 거임.
뭔가 15집반은 지고있는 그림이라는 느낌이었는데... 다시보니까 그런것도 같은데 왜 바둑둘때는 안보일까.



ps. 귀에서 33에 안들어오고 화점에 붙히고 젖히면 뻗어버리는 거 어떻게 대처해야함?
33에 비해 손해본다는 느낌인데 젠하고 접바둑할때 많이 당해본 수지만 그냥 저정도 손해는 감수하고 넘어갔는데... 실전에서 당하고 멍때림.
(그러고 보니 그냥 반대쪽 막으면 33하고 똑같이 되는구나.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우하귀에서는 33에 들어갔는데 이단으로 젖히길래 끊어버렸는데
뭔가 이상하게 흘러가더니 저렇게 됨. (대충 설명했지만 생각해보면 무슨 수순인지 알듯) 이것도 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겠고.
하필이면 이 사람이 수순을 막 비트는 스타일이라 불리하지도 않은 판에서 멘붕을 불러일으킨 것 같음.

ps2. 진짜 뼈저리게 느낀 건 확실히 사람이랑 두는거랑 컴퓨터랑 두는거는 느낌이 다르구나 하는 거.
특히 다른건 상대가 광속으로 진행하고 있을때 (예컨대 저런 수순들에서) 혼자 오래 생각하면 뭔가 지는것같아서 도저히 시간을 쓸 수가 없다.

ps3. 디씨의 갤러리들은 주로 반말을 쓰지만 어떤 갤러리는 존대말을 쓰는데
바둑 갤러리는 어떤 사람은 존대말을 쓰고 어떤 사람은 반말을 쓰니까 어디에 맞춰야 할지 힘들다. 내멋대로 해야지.

ps4. 예전글들을 둘러보다가 나 말고도 초심자라는 닉을 쓰는 사람을 발견했는데 같은 사람 아니다. 난 3일정도 전에 처음 들어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