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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꿔인이 쓴 이창호론1...

미주알 2005.08.15 13:52:51
조회 1491 추천 0 댓글 2


   이창호가 노력파라는 것은 유명하다. 1997년 이창호가 창하오와의 대국을 위해 상해에 왔을 때였다. 당시 이창호는 동생 이영호와 함께 상해에 왔는데, 언뜻 보기에도 두 사람의 체격이 대조적이었다. 한 사람이 이창호에게 물었다. “어째서 동생이 형보다 키가 크고 체격도 좋지요?” 이창호가 대답했다. “제가 바둑 두기를 좋아한 이래 줄곧 바둑판 앞에 앉아 있느라 체력단련할 시간이 없었어요. 동생은 그렇지 않았구요.” 이창호는 이렇게 성장했던 것이다.    1990년 14세의 이창호 4단은 한국의 각종 기전에서 무패행진을 계속해 41연승을 기록하며 한국바둑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후지쓰배에서는 당시 초일류 기사인 다께미야 9단을 꺾었고, 한국 정식 시합에서는 스승 조훈현을 3:2로 꺽고 최고위 타이들을 획득하였다.    이렇게 되자 조훈현은 다시 한번 고민에 빠졌다. 자신이 적을 키웠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적은 자신의 왕관을 하나하나 탈취해 갔고, 일단 스승에게 이기기 시작한 이창호의 행진은 멈추지 않았으며, 조훈현이 이창호를 이기기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렸던 것이다. 이창호는 1992년 세계대회였던 동양증권배를 획득한 후 스승의 집에서 나왔다.    투사 조훈현에게 있어 타이틀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었다. 따라서 그 당시 조훈현은 언젠가는 권토중래하리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그런데 침체 기미를 보였던 조훈현이 최근 다시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바로 이창호에 대한 이러한 고뇌가 조훈현으로 하여금 한층 노력하게 했고, 결국 백발이 성성한 나이에 그의 기력이 되살아난 이유일 것이다.    이창호는 스승 조훈현과의 바둑에서 처음 이겼을 때 매우 흥분했다. 하지만 그후 스승의 수많은 타이들을 하나씩 빼앗았고, 과거에는 으레 조훈현의 차지라고 생각되었던 거액의 상금도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그러면서도 이창호는 스승에 대한 존경심만은 잃지 않았다. 이창호는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선생님(조훈현)에게서 바둑을 배울 수 있고, 한편으로는 경쟁도 하는 것은 저에게는 영광입니다.”      조훈현은 도덕적인 수양을 중시하는 기사이다. 그는 이창호를 제자로 받아들였을 때 이창호가 언젠가는 자신을 이기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기가 이렇게 빨리 오고, 더구나 자신이 반전시킬 수 없으리라고는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조훈현은 자신의 제자가 바둑판 위에서 은근히 자신에게 양보하기를 결코 바라지 않았다. 일부러 져주는 것이야말로 스승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욕이요, 기도(바둑의 도리)에도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이창호의 기풍은 대단히 독특한 반면, 스승 조훈현의 기풍은 한국의 전통적인 기풍을 내재하고 있다.    바둑계의 영원한 스승 오청원은 조이 사제를 다음과 같이 평한 적이 있다. “조훈현은 재능이 가장 뛰어난 기사지요. 그와 저는 스승이 같아요. 예전에는 세고에 선생이 저를 지도했고, 조훈현은 나중에 지도를 받았거든요. 이창호가 성공한 것은 특출한 노력 때문이지요. 이창호는 바둑 두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일이 없지요.” 그렇다. 이창호는 바둑역사상 새로운 기풍을 만들어내었음을 인정해야만 한다. 조훈현이 자신의 천재성을 가지고도 이창호를 따라잡을 수 없었던 원인은 바로 여기(이창호의 집중과 노력)에 있다.    돌아가신 중국의 저명한 바둑평론가 짜오즈윈(趙之雲)은 이창호의 기풍을 다음과 같이 평한 적이 있다. “이창호는 ‘바둑은 인생과 같다’라는 명언을 남긴 적이 있다. 바둑은 화려한 행마를 추구할수록 적의 공격을 당하기 쉽다. 일상 생활 속에서 실수가 적은 사람이 겉은 화려하지만 속이 부실한 사람보다 성공하기 마련이다. 이창호는 사람 됨됨이나 기풍이 한결같다. 그의 바둑에는 자신의 인생관과 세계관이 녹아있는 것이다. 대체로 이창호의 기풍은 화려하지 않고 건실하여, 우선 자신이 실수하지 않고 상대방이 실수하기를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상대를 제압하는 방식이다. 이창호는 실력이 엄청나게 강하면서도 함부로 칼(공격을 말함)을 쓰지 않는다. 그의 사고는 고대 군사전략가가 취했던 ‘먼저 아군이 승리하지 못하고 적군이 승리할 것에 대비한다.’는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이창호는 파탄이 거의 없이 순리대로 이끌어가는 난이도가 지극히 높은 바둑을 둔다. 아무리 일류 기사라도 튼튼한 기본 실력과 장기전을 이끌어가는 인내심이 없다면 절대로 이와 같은 경지에 도달할 수가 없다. 이창호는 바로 이 점을 조기에 갖추었던 것이다.“    이창호의 바둑을 어떻게 볼 것인가? 바둑계에서 이창호의 기풍과 세계관이 이처럼 대단한 성공을 거둔 요인은 ‘바둑 본래의 특성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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