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이세돌 九단이 돌연 “제자를 키우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절정기를 누리는 토너먼트 프로가 레슨 프로를 겸하는 경우는 어떤 승부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현상. 게다가 바둑계는 ‘나이 지긋한 스승’에 익숙해져 온 분야여서 ‘24세의 조련사’ 등장은 큰 충격파를 몰고 올 전망이다. 이세돌을 직접 만나 이번 결심의 배경과 포부를 들어봤다.
―갑작스런 소식이다. 혹시 즉흥적인 결정은 아닌가?
“20세를 넘어서면서부터 그런 생각을 쭉 해왔다. 원래는 앞으로 3년 후쯤으로 잡았는데, 그때도 지금만큼의 성적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아 앞당기기로 했다. 스승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지도하는 것이 배우는 쪽의 학습효과도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그렇더라도 제자를 기르기엔 너무 이른 나이 같은데….
“나이는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리다지만 제자들은 나보다 훨씬 어리다. 내 또래를 가르친다면 내 나이가 문제되겠지만 그게 아니다.”
―국내외 타이틀전뿐 아니라 한국리그와 중국리그까지 활동하고 있다. 혹시 제자 양성이 본인 대국에 영향을 미쳐 성적 저하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지난해엔 국내 대국만 106국을 소화했지만 올해는 훨씬 적을 것 같다. 연간 100국을 둔다고 해도 요령 있게 양쪽을 다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기사란 직업은 직장인들과 달라서 여유 시간은 충분하다. 그리고 가르치다 보면 나 스스로 공부도 되리라고 생각한다.”
―별도로 도장을 오픈 하게 되나?
“처음엔 그럴 생각이었는데 여러모로 간단치 않음을 깨달았다. 형(이상훈 六단)과 여러 차례 상의한 결과 우선은 형이 운영해 온 도장에서 유망 신예 중심으로 가르치기로 했다. 하지만 간판만 바꿔 달고 내 이름을 이용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철저히 매달려 내 손으로 나를 능가하는 인재들을 반드시 키워내겠다.”
―어디에 중점을 두고 가르칠 생각인가?
“창의력이 가장 중요하다. 꼬마들의 바둑을 보면 가끔 나도 생각하지 못한 수가 등장하기도 한다. 틀에 박힌 발상으론 결코 발전이 없다. 한 주에 평균 이틀 정도 도장에 머물며 지도대국과 복기, 공동연구회 등으로 가르칠 생각이다.”
―지도는 언제쯤 시작되는지. 문하생 규모는 몇 명으로 잡았나?
“나는 바로 시작해도 상관없는데 형이 학부모들과 상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7월부터 하는 걸로 잡고 있다. 테스트를 거쳐 연구생 5조 이내 영재들 위주로 할 방침이다. 규모는 10~15명 정도면 알맞을 것 같다.”
―이 사범은 입단(12세), 국내 제패(17세), 세계제패(19세)에다 결혼도 23세 때 했다. 모든 부문을 기록적 스피드로 돌파했는데 제자 양성마저 세계 최단기록일 것 같다. 앞으로 또 해보고 싶은 게 있는가?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 세계를 누빌 1인자가 등장해야 한다. 그가 이세돌의 지도로 성장한 문하생이란 소리를 꼭 듣고 싶다. 나마저 뛰어넘는다는 뜻이지만, 그렇게 되면 참 보람 있고 흐뭇할 것 같다.”
―건강이 열쇠가 될 것 같다. 몸 단련은 어떻게 하나?
“사실 그게 문제다(웃음). 그동안 별로 신경을 못 써 왔는데 이제부터 테니스 수영 등산 쪽에 열심히 시간 투자를 할 생각이다. 하지만 체력이 달린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고 살아왔다. 8개월 된 딸 혜림이가 보고 싶어 일찍 귀가하면서 건강도 더 좋아진 것 같다.”
―앞으로 소망이 있다면?
“이번 결정을 내리기까지 중국에서 어린 영재들이 자꾸 배출되는 데 자극 받은 측면도 있다. 건방져 보일지 모르지만 내 세대 이후도 일정 부문 책임지고 싶었다. 또한 앞으로 나이가 들면 언젠가 2~3명 정도의 특출한 제자를 집에 데려다 키운다는 꿈도 갖고 있다. 물론 와이프의 동의를 거쳐야겠지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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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세의 나이에 제자 육성에 선언에 나선 이세돌 9단. /조선일보 최순호 기자
[이홍렬 기자 <U>hrlee@chosun.co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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