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기사들은 거의 마른 체형이다.

보통 생각해 보면 바둑은 가만히 앉아서 하는 게임이라 살이 많이 찔법도 한데 거의 대부분이 말랐다.

중년이 되어서도 후덕한 나잇살이 붙기보다는 빼빼 말라서 눈빛만 번쩍이는 이들이 많다.

얼마전 살이 좀 있을때, 조금 빼보려고 운동도 해보고 했지만 잘 빠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문득 위의 사례들과 혼자만의 논리로' 바둑을 열심히 두면 살이 빠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두세달정도 열심히 바둑공부 하고 대국하고 복기하고.. 하여튼 바둑에 푹 빠져 살아보았다.

아쉽게도 기력상승은 거의 없었다.ㅜ.ㅜ 그냥 오래전 제일 높이 올랐던 단으로 다시 복귀했을 뿐이다.(더 오를 수 있는 기반는 다져졌다 믿고싶다;;) 

하지만 놀라운 변화가 있었으니 몸무게가 최고치에서 무려 8키로나 빠진 것이다. 역시 바둑은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것일까?

나는 믿고 싶다.

*바둑 다이어트의 장점

1. 뇌를 집중해서 열심히 굴리면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다. 몸에 열이 오르고 가만히 앉아 있는데 땀이 흐른다.

2. 운동을 하며 다이어트를 할때의 문제점은 식욕이 돋는다는 것이다. 땀흘려 운동하고나면 시원한 음료수 한잔이라도 쭉 마시고 싶다.

    말짱 도루묵이다. 근데 바둑을 지독히 집중해서 두면 식욕도 없어진다. 속이 울렁거려 뭘 먹고싶 다는 생각이 사라진다. 프로기사들이 하루바둑을      둘 때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다이어트 최대의 적 요요걱정이 없어지는 것이다.

3. 이 모든걸 따뜻한,  혹은 시원한 자기방 안에서 가만히 앉아서 이룰 수 있다 !

 단점: 이쁘게 살이 빠진다기 보다는 약간 초췌해지는 느낌이다....

* 주의점

프로기사들이 모두 마른 것은 아니다. 위 두분처럼 풍체?가 좋으신 분들도 있다. 여기서 한가지! 저 두분의 공통점은?

바둑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그건 바로 서능욱사범님, 뤄시허 는 한중을 대표하는 속기파라는 것이다!

바둑을 속기로 두면 살이 안빠진다? 그럴수도 아닐수도 있다.

하지만 바둑으로 살을 빼려면 속기로 두어선 안되겠다. 특히 아무생각없이 빨랑빨랑 두기만 하는 습관으론 살을 뺄수 없다.

주어진 시간 안에서 답이 오던 말던 최대한 집중하고 장고해야 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질책하고 '이장면에서 어떻게 둬야 잘뒀다고 소문이 날까' 하는 마음으로 대국하고 복기하고 공부해야 한다.

기력이 오른다곤 장담 못한다. 하지만 지금 살이 많이찐 상태라면 (특히 단시간에 갑자기 찌신 분들) 분명 이런 바둑은 다이어트에 효과를 줄 것 이라 감히 확신해 본다.

바둑다이어트가 널리 퍼져 바둑기사들의 또다른 먹거리 분야가 되길 바래본다.

여성바둑인구를 획기적으로 늘릴수 있음도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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