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읽어보신 분들도 있으실 지 모르겠는데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명인>이라는 책 추천하고 싶구료. 혼인보 슈사이의 인퇴기를 다룬 바둑 소설이오. 상대가 누구였는 지는 지금 기억나지 않소만, 병들고 노회한 당대의 최고수가 새롭게 떠올라 그 자리를 노리는 후배와 벌이는 생애의 마지막 승부를 그리고 있소. 바둑 관전기도 문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당대의 명문장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글이라 읽다보면 바둑을 잘 모르는 사람도 조용하지만 속으로는 불이 붙을 듯 치열하게 타오르는 반상 승부에 빠져들게 되오... 무엇보다 병든 몸으로 마지막 승부에 치열하게 매달리는 슈사이의 모습에서 승부와 인생의 허무를 가와바타 야스나리 특유의 투명한 문장으로 드러내 보여 준다오. 특히 이 책 번역하신 민병산 선생의 문장도 참 유려하오. 평생 번역으로 사셨다는데 소설은 이 책하고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 딱 두 권만 번역하셨소. 지금은 절판이 되어서 아마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오만, 두고두고 읽을 만한 책이니 한 번 찾아들 보시구랴... 혹시 읽어 보신 분들은 감상 좀 나누어 주시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