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 유형은 사실 너무 전형적인 케이스라 분석이랄 것도 없다.

한마디로 말해 빈곤층의 경제적 최상층 우상화 심리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저번에도 썼듯 한 사람의 자아를 정의하는 것은 그 사람의 '이야기'이다.

소수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굳건한 이야기를 가지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진 이야기는 '돈 버는 이야기'이다.

라캉의 '욕망은 타인의 욕망'이란 말처럼,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 '돈 버는 이야기' 외에 다른 이야기를 가지기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빈곤층은 자기 삶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힘들게 된다.

'돈 버는 이야기'가 자신의 자아를 결정하는데 돈을 적게 버니까.

이런 상황에서 그들의 심리적 탈출구는 바로 경제적 최상층의 우상화이다.

이를 통해 최상층과 자신들의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다른 한편으로는 중산층과 자신들을 동일시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구별에는 동일시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떤 대상을 A와 not A로 구별하려 할 때에는 A 간의 차이, 혹은 not A 간의 차이를 무시하려는 심리가 내재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사람들을 경제적 최상층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구별함으로써 암묵적으로 중산층과 빈곤층의 차이를 무시할 수 있게 된다.

저 아래 글을 쓴 백인 숭배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마 한국 사회에서 어떤 의미에서건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어떠한 종류의 경쟁이건 간에, 그 경쟁에서 이기고픈 마음은 크지만 경쟁에서 뒤쳐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때 이 사람은 심리적 탈출구로 백인 숭배를 택했을 것이다.

그래야만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는 다른 한국인들과 자신의 차이를 무시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