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坂田 수필 5, 6

SGm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8.29 23:12:23
조회 455 추천 16 댓글 5

<체력에 진 예선시합>


원생이 되고 나서 1935년 초단이 되기까지 수년 걸렸다.

당시의 제도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초단이 되기 위해서는 연 1회의 예선시합에서 최후까지 이겨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같은 동료에는 이소가와, 구사까 현 7단, 이요모도, 스즈끼 고료오 등 현 6단 여러명이 있다.

내가 처음으로 예선시합에 참가한 것은 1932년, 열세살 때였다고 생각한다. 이 때 입단한 이가 아마 후지사와 구라노스케 씨였다.


이듬해의 시합에 대해서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있다.

당시는 시간 제한이 없었다. 그래서 상대방은 보통 수로는 나를 아무래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체력으로 이길 것을 생각했다. 

나는 몸이 약했으므로 시간에 구애 없이 버티고 있으면 나중엔 내가 지쳐 버리리라는 속셈이었던 모양이다.

아침부터 두기 시작하여 밤중까지 가도 아직 열 수 정도 밖에 두어지질 않는다.

상대방은 천장만 쳐다보고 있더니 '이쯤에서 잠깐 자고 올까요' 하고 쑥 일어나 나가 버렸다.

나도 혼자는 둘 수 없으므로 그 날은 대국중단이 되었다.


이틀째도 아침부터 정오까지 걸려 몇 수조차 두어지질 않는다.

나도 그제서야 상대방의 계획을 겨우 알아차렸으나 시간 제한이 없으므로 별 도리가 없었다.

바둑에서는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지만 상대방은 나보다 나이가 많아 체력이 훨씬 좋았다.

오후가 되자 피로와 수면 부족으로 점점 사고력이 둔해지고, 사흘째부터는 그저 졸리기만 하여 완전히 멍해져 버렸다.

그래도 참고 두었으나, 좋은 바둑이 두어질 리가 없다.


나흘째에 마침내 지고 말았다. 이리하여 내가 그 해에도 예선시합에 떨어진 경위가 기원 간부의 귀에도 들어가

그 이듬해 즉 3년째의 예선 시합에서는 시계를 써서 시간 제한을 하는 방법이 채용되고, 나도 겨우 대망의 초단이 될 수 있었다.




<씁쓸한 에피소드>


예선 시합에서의 격심한 경쟁에 단련된 탓인지 나도 초단이 되었을 때는 3단 가량의 실력은 갖추고 있었으리라.

그런 뜻에서 2년간의 아마추어 생활은 헛되긴커녕 스스로의 기예를 닦는 데 커다란 플러스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그 무렵엔 소년의 객기도 있어서 자신에 차 있었다.

거기에 대해서는 씁쓸한 에피소드가 있다.

아마 초단이 되었을까 말았을까 할 때였다. 기원에서 선배인 A 4단의 대국을 관전한 일이 있었다.

바둑은 중반을 지나 있었으나 A 4단에게 아무래도 납득이 가지 않는 착수가 있었다.

그대로 보고 있자니 또 의문의 착수가 둘셋 있었고, 차츰 형세가 나빠지더니 마침내 A 4단은 돌을 거두었다.

내 생각대로 두었다면 분명히 승패가 바뀌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대뜸 한 걸음 다가가서 말했다.

'이 수를 저는 모르겠는데, 이렇게 두면 어떨까요?'

'과연 그렇군! 그 편이 좋았었을 텐데..'

하고 A 선생은 감탄한 듯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나는 자기의 의견이 인정된 기쁨에 들떠 그 후에 나타난 의문의 착수에 대해서도 내 의견을 득의만면하여 설명했다.


그 때, '이봐, 사카다' 하고 누군가가 불렀다.

뒤돌아보니 당시 '棋道(일본의 바둑잡지)'의 편집장이었던 야스나가 하지메 씨가 서 있었다.

야스나가 씨는 소탈한 동양 호걸풍의 사람으로써 늘 텁수룩한 수염이 얼굴을 덮고 있었는데 그 수염이 약간 곤두서 있었다.

'너는 바둑에선 아직 애송이야, 선배의 바둑을 비평하다니 괘씸하다' 하고는 내 따귀를 후려갈겼다.

나는 아픔보다도 완전히 놀라서 큰 소리로 울어 버렸다.

그 후 그런 경우에는 예의와 신중을 기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춘추의 필법을 빌어 말한다면, 그것은 실로 야스나가 씨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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