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坂田 수필 7, 8

SGm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8.31 00:24:33
조회 441 추천 12 댓글 4

<신포석의 선풍>


내가 초단이 되었을 무렵 바둑계에는 신포석법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

말할 것도 없이 신포석법은 그보다 2년 전에 기타니, 오청원 두 선배가 신슈우의 지옥곡 온천에서 노닐 때 착상했다는 것으로 되어있다.

다만 그 동기는 하나가 아니라,

기타니 씨는 중앙을 중심으로 한 포석을 생각하고,

오청원 씨는 귀를 화점이나 삼삼에 두어 한 수로 끝내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이래 두 분 다 천원, 삼삼, 삼연성 등의 파천황적 시도에 의하여 훌륭한 승률을 올려 수년만에 나란히 7단이 되었다.


나도 그 이론은 깊이 생각지도 않고 무작정 자꾸 신포석법의 흉내를 내어 두었다.

내 경우는 성적도 나쁘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상대방도 신포석법으로 두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신포석법 자체가 좋은 게 아니라 그 후의 진행이 좋았던 모양이다.

그런 점은 기타니, 오청원 두 분에게도 어느 정도 같은 말을 할 수가 있지 않을까.


그러나 신포석법이 바둑사상 큰 혁명이었던 것은 확실하며

그 때까지는 포석에서 돌을 4선에 두는 것은 생각지도 않았었다.

즉 돌이 접촉하지 않는 포석의 단계는 3선에 낮게 두고, 

4선 이상은 중반 이후의 접근전이 되었을 때의 싸움터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신포석법 이후는 포석에 대한 사고방식이 넓혀져, 4선 혹은 5선에 돌이 갈 수도 있다는 사상이 나왔다.


이것은 굉장한 수확이어서 후세에 남을 두 분의 공적으로 칭송받아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한 때의 신포석법은 역시 지나쳤다는 것을 두 분의 그 후 바둑을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현재의 포석형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3선과 4선의 조화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오청원 씨와의 3번기>


입단한 후로는 순조롭게 승단하여 1941년 봄에 5단이 되었다.

그런데 그 해가 저물어서 시작된 태평양전쟁이 날로 치열해져서 징용되는 기사들도 적지 않았다.

나도 어떤 군수공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바둑돌을 만지지 않으면 어쩐지 서운했으므로

밤이 되면 사원들에게 바둑을 가르치면서 마음을 위로하고 있었다.


43년부터는 신문도 바둑 게재를 중지하는 사태에 이르렀으나 일본기원의 승단 시합만은 가까스로 계속되었다.

나도 그것만이 오직 하나의 즐거움이었으므로 반드시 참가하여 1944년 1월에는 6단이 되었다.

45년 5월의 대공습으로 다메이케에 있는 기원도 전소되어 바둑계는 얼마동안 공백기로 들어갔다.


전후(戰後) 최초의 승단 시합은 간다 지역의 어느 셋방에서 열렸는데 이 해 가을 나는 7단이 되었다.

47년 봄, 마에다 7단(당시)을 비롯한 일곱 명의 기사들과 함께 기원을 탈퇴하여 '위기신사'를 만들었다.

그 동기는 그다지 깊은 것이 아니라 전쟁 후 황폐화가 심했던 탓에

기사들의 생활이 안정되지 못하고 무슨 일이든지 해야겠다는 젊은이들의 기분이 '바둑계의 개혁'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던 것이었다.


그러나 후원하는 신문사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곧 길이 막혀버렸다.

거기에다 한정된 기사들만을 상대로 해서 대국하자니 자극이 적었다.

결국은 기원 간판의 중요성을 비로소 깨달아 49년 봄에 모두 일본기원으로 복귀했다.


위기신사에서 내가 겪은 가장 큰 사건은 오청원 씨와의 3번기이다.

제1국은 종반까지 우세했던 것을 사소한 착각으로 인하여 한 집지고 말았으며

이에 속이 상하여 2국도 연달아 지고 말았다.

승부를 마치고 깨달았지만 나는 바둑 자체보다도 오청원 씨의 관록에 압도된 듯한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기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의 온갖 힘을 다해서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새삼 깊이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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