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잘생긴 갓지석님의 사진으로 정화해봄.

일찍 도착해서 막 이런저런 사진 찍고 못보던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하고 하다가 시간 맞춰서 자리에 착석하니 하호정 사범님과 다면기를 두게 됨.

최근 타이젬 아이디 2개를 모두 8단으로 만들어놔서 자신감도 있었고, 예전에 홍성지 사범님을 비롯해서 몇 분의 프로를 세점으로 이긴 적이 있어서 당당히 2점을 놓음.

하호정 사범님이 두 점 올려놓은걸 보시더니 호탕하게 허허 웃으면서 '이 판은 지면 안되겠네~'라 말하며 두실 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았음. 

다른 사람들이 두는걸 보니 편하게 편하게 두시는듯 한데(?), 내 바둑판에서는 중간중간에 막 20초, 30초 장고 하시다가 '에이, 끊고 보자'하는 추임새를 넣으시며 난폭한 수를 하나씩 두고 가심ㅋㅋㅋㅋ

그래도 초반에는 하호정 사범님이 막 무리하셔서(?) 전투에서 이득도 보고 그랬는데 한 100수쯤부터는 나랑 한분 빼고 다른 분들이 다면기가 다 끝나서 하호정 사범님도 의자에 앉으셔서 2 대 1로 두게됨.

130수부터는 나만 남아서 일 대 일로 두게 되었는데 막 이곳저곳 난전에서 밀리더니 어어어 하다가 바꿔치기에서 손해보고 패나고 하다가 완패함. ㅂㄷㅂㄷ 

막 두면서 중반부터는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 막 머리 뜯으며두긴 했는데, 그래도 막 두면서 하호정 사범님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서로 웃기도 하고 꽤 유쾌했음.

게다가 내 옆에 두시던 분이 나중에 자신의 바둑 끝나고 하호정 사범님 응원한다며 하호정 사범님께 부채질을 하시기도 하고 화이팅같은 응원도 하고 사진도 찍고 하는데 막 웃기기도 하고 재밌었음.

하호정 사범님이 예전에 이창호 사범님에게 장미꽃 백송이를 선물받으며 고백받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실물로 보니 왜 그런지 알 것 같음.

예쁘시기도 하지만 호쾌하시고 재미있으셔서 굉장히 매력있으심.

그나저나 프로에게 있어 아마추어가 세점을 깐 것과 두점을 깐 것에 대해 확실히 다르게 느끼시는듯함. 마치 '하! 심판의 시간이다!' 라며 내리치는 바둑알에 맞는 느낌? 장문, 축 안되면 다 끊고 보는 바둑을 두셔서 굉장히 난해했음. 수읽기를 늘릴 필요가 있겠다.

다 쓰고 나니 내가 왜 이걸 썼는지 모르겠다. 귀여운 최정의 사진을 올리며 글을 마무리하겠음 ㅈㅅ. 굿밤 되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