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와 인간 최고수와의 대결의 상징적 의미를 생각해 봤는데요. 다들 아시겠지만...

몽백합배, 응창기배, 기타 세계 대회 우승은 아무리 10번 연속 우승을 한다고 해도,

역사책에 안나옵니다. 바둑사에는 나오겠지만요.

그런데 이번 알파고와 대국은, 단순한 바둑 몇 판의 의미가 아니라,

인류가 하고 있는 가장 지적인 게임이자, 인류의 불가침의 영역 중 하나로 여겨진  것에 도전하는 것이라서,

알파고가 인간 최고수를 이긴다면, 체스 챔피언을 딥 블루가 꺽은 것보다 더 크고 의미 있는 사건으로 기록될 겁니다.

만약 인간 최고수 대표 이세돌이 패배한다면, 역사책에 당연히 기록될 것이고,

컴퓨터가 인간의 영역에서 진정한 의미에서, 이제 못해낼 것이 없는 신세기로 진입했다는 첫번째 신호탄이 될 것이고,

인류와 컴퓨터가 그 미지의 영역, 미지의 역사로의 첫 걸음마를 시작한 본격적인 원년으로 기록될 만합니다.

그러니까, 3월달의 이세돌과의 바둑 몇 판은 단순히 바둑 몇 판이 아니라,

바둑사 내적으로도 지금까지 숱하게 있어왔던 다른 어떤 타이틀 전보다,

바둑사 5천년 만의 최고의 빅 매치로 기록될 만하고,

(누구 누구 10번기, 바둑 올림픽 등등의 어떤 승부보다도 더 의미가 깊은 큰 대결)

바둑을 떠나서도, 인류의 입장에서 볼 때도, 인간의 달착륙에 버금갈만한 대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닐 암스트롱의 달에서의 첫 발걸음이 단순히 인간 하나의 작고 보잘 것 없는 한 발자국이 아니었듯이,

이 바둑 한 판 역시, 단순한 재미나 승부를 초월한, 게임을 초월한, 보다 깊고 심오한 의미가 있는 대결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