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언어갤에서 놀던 아해입니다.

 이제 막 바둑에 입문한 하수인지라, 반상의 심오함에 대해 많은 지도 편달 부탁드립니다.

 제 주위에 바둑을 두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배워보려고 해도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일단 책 몇 권을 설렁설렁 읽어 보았습니다만, 아직도 돌 늘어놓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바둑을 두려고 해도, 어느 정도 수준이 맞아야 상대도 두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크게 쳐발리면 상대방에게 민폐가 되지 않을까 싶어 꺼려 오다가,

 며칠 전에야 드디어 타이젬에 들어가서 몇 국을 두어 봤습니다.

 그런데 여태까지 제 스스로에 대한 평가와는 판이하게 다른 결과가 나오더군요.

 제가 본 책은 주로 정석과 포석 관련이었고, 그 외에 사활 한 권 정도였던 관계로

 행마나 중반 전투에서 발릴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18급으로 설정한 탓인지, 포석/정석 과정에서 상대가 정수로 두어 오지 않더군요.

 상대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걸 분명히 아는 이상 그대로 활용당할 수는 없는 일이어서,

 정확한 응수법을 모르는 채로 반발하고 추궁에 나섰다가 되려 호되게 당했습니다.

 (수 읽기가 부족한 탓이겠지요. 제가 생각한 대로 두어 주지 않더군요. ㅎㅎㅎ)

 그리하여 대략 포기하고 끝까지 두어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두다가 대마를 잡고 역전.

 지금까지 전적이 6승 1패인데, 이 중 3승은 아예 기초가 안 잡힌 분과의 대국이라 논외로 하고,

 1패는 정석 후 과정에서 크게 망해버려서 그대로 돌을 던졌고,

 1승은 상대 세력 안에 뛰어들었다가 곤마가 되어 이를 살리려고 발버둥을 쳤는데,

 결국 상대가 패를 받아준 덕분에 이 곤마가 살고 반대로 상대방 대마가 끊기면서 역전.
 (패를 받지 않고 그냥 잇기만 했어도 대패입니다.)

 2승은 실리 다 내주고 집 부족에 허덕이던 와중에 상대가 제 세력 안에 뛰어들었다가

 실수를 하여 모두 잡히는 바람에 역전.


 총 일곱 판을 두고 나서 가장 크게 얻은 교훈은, \'나를 만든 건 8할이 떡수다\'라는 점이었습니다... 흑흑...


 결국 정상적으로 이긴 건 한 판도 없고, 전부 운 좋게 대마를 잡은 극단적인 바둑이 되었습니다.

 기보를 보여드리기는 부끄러운 수준이구요... ;;;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좀 바둑다운 바둑을 둘 수 있게 될까요 ?

 더불어, 정석을 벗어난 수는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