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병국보기

1-4. 전설의 병국(prologue)

1-3. 병신년엔 병국을

1-2. 중복은 하수의 운명

1-1. 유행정석의 축머리

[병국세해(病局細解) II] 1-5. 전설의 병국(본편)

등장인물 : 김미리 사범님(프로 3단, 이하 '미'), 털남자(아마 타이젬 5단?, 이하 '털')

장소협찬 : 꽃보다 바둑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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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을 쓸 때마다 매번 발생하는 문제점인데 뒷부분으로 가면 복기받은지 오래되어서 기억이 점점 희미해집니다. 사실 복잡한 수읽기 보다는 돌의 방향 위주로 글을 쓰는 것이 사범님들께서 그리 해설해 주시는 것도 있지만 제 기억력이 딸려서랍니다. ㅠ_ㅠ 이걸 해결하려면 제일 확실한게 '1. 복기 받는 거 녹화'인데 이건 너무 귀찮고, '2. 복기 받고 나서 바로 글 다쓴 뒤 짤라서 한 편씩 올리기'는 처음 글 쓰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3. 참고도만 먼저 다 만들어 놓고 글은 차차 쓰기'가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거 같군요. 하필이면 수읽기 부분이 가장 마지막에 있어서 상당히 부담이 되는데 혹시 잘못된 부분이 있더라도 기억을 못하는 제 잘못임을 알아 주시기 바랍니다.

병국세해 II 제 1국 3점 + 역덤 5집 털남자 흑 17집 패

장면도 1. 눈 밭 속에 버려진 연탄 하나

미 : 백도 이제 흑 중앙을 파괴하려고 준비 공작을 하는데요.

털 : 그냥 계속 받아두다가 백 7이 오니까 아무리 수를 읽어봐도 흑 한점을 이었다간 중앙이 뚫리는 거예요. 중앙에 투자한 돌이 아까워서 중앙을 택했는데 잘못된 선택이었던 거 같아요.

미 : 네, 일단 4의 경우는 따내면 단수 당하는 활용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느는게 보통이구요. 9로 끊겨서는 이미 역전이에요.

털 : 아. 그런가요... 거기다가 결국 중앙도 뚫렸으니 어느하나 지키지 못한 최악의 길이네요.

참고도 1-1. 반항의 결과 중 하나

털 : 제 머리 속에 있던 수읽기 중 하나인데요. 4로 나가든 4를 8에 둬서 단수를 먼저 치든 결국 뚫리는 건 마찬가지더라구요.

미 : 실전처럼 우변쪽 단수치는 것 부터 활용한다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겠죠. 결국 예전에 중앙을 두텁게 지켜놓지 않았던 것이 지금와서 문제가 되는 거죠(1-3. 병신년엔 병국을, 참고도 3-1)

털 : 접바둑에서 흑은 두터움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엷은 곳에선 어떻게든 탈이나지요. 그런데 또 조금만 더 두텁게 지키려고 하면 또 중복이 되어버리니...

장면도 2. 그나마 나았던 부분

미 : 이 부분은 크게 지적할 부분은 없구요. 보통은 3으로 찌르는게 악수인데 5와 콤비네이션을 이뤄서 괜찮은 수가 되었어요. 

털 : 이미 늦어버렸지만 그래도 잘 두었다니 기분은 좋네요. ㅎㅎ 하지만 곧 종말이 다가오지요...

장면도 3. 최후의 무리수

미 : 백이 조금 더 삭감하러 들어갔는데요. 여기서 사실 뒤로 받으면 아무 일도 없는데 끊으셨어요.

털 : 한 점 끊겨서 손해봤다는 생각에 더 수를 읽어보고 말고 할 것도 없이 그냥 끊었어요.

미 : 어떻게 보면 그런 걸 승부수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두점 잡는다고 해서 승부가 뒤바뀌진 않거든요. 지금은 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실전에서 이기고 있는 상황이고 털남자님이 손해를 봤다고 했을 때, '지금 역전이 되었나?', '아직 여유가 있나?', '물러서도 되나, 안되나?'를 판단을 하시고 두셔야지 그렇지 않으면 무모한 수가 될 뿐인거죠.

털 : 이게 참 말은 간단명료한데 멘탈적인 부분을 고치기가 참 힘들단 말이죠.

장면도 4. 그렇게 멸망은 찾아왔다.

털 :  중앙집 지키려고 상중앙 한 점까지 떼어 줬건만... ㅠ_ㅠ

미 : 일단 흑이 안지키고 끊은 이상은 무조건 수가 나게 되었어요. 약점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가 없네요.

참고도 4-1. 멸망할 거면 화끈하게?

털 : 백이 단수쳤을 때 1로 돌리는 건 어떨까요?

미 : 이것도 단수 계속 친다음 백이 8로 끼워 회돌이치면 중앙흑이 다 잡히게 되죠.

털 : 질 때 지더라도 이건 너무 비참해서 피하고 싶네요. 3으로 따라나가지 않고 아래쪽을 이으면 어떻게 되나요?

참고도 4-2. 어차피 결과는 멸망

미 : 그 때는 그냥 4로 따내기만 해도 A, B가 맞보기라 결국 흑이 손해보는 건 마찬가지예요.

털 : 이 모든 변화의 시초가 자그마치 60수 전의 실수였다니 바둑의 깊이는 어마어마한 것 같아요.

미 : 이 뒤는 약간의 실수가 있긴 해도 그냥 단조로운 끝내기였으니까 굳이 더 살펴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털 : 네, 사범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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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국이 끝났네요. 변화도를 다 보여드리기엔 너무 지루할 것 같기도 해서 최소한으로 추렸습니다. 뭔가 심심해보이는 이번 편이네요. 멘탈의 중요성과 그 멘탈을 위해선 역시나 형세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운 것을 빼곤 실로 대실패입니다. 다음편 후보가 세 개 정도 있는데 두편 연속 접바둑을 했으니 이번엔 맞바둑을 하는게 좋을 것 같네요. 이세돌 vs. 알파고 1국이 시작 되기 전에 2국을 들고 돌아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