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2일에 대학바둑연맹 행사가 있었다.

 한창 행사 무르익었을쯤 김성룡 프로가 나보고 다면기 둬보라고 기사실 쪽으로 올려보내서 어쩌다가 한상훈 사범에게 지도받을 기회가 되었다.

 지난해 5월 쯤에 목진석 사범님께 4점 지도기(흑3집 승) 받은 이후로 프로 사범님과의 접바둑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대국전에 치수 협상겸 기력을 여쭤보시는 사범님. 타이젬 6단 조금 강한 정도라고 말씀드리자 3점이 어떻냐고 하신다.

 실수카고 당연히 3점은 무리라며 4점에도 상당히 버거운 바둑을 많이 뒀다고 주장했는데, 한사범님 너무 많이 놓으신다고 하신다. ㅎ

 아래의 기보다. 수순은 좀 부정확하지만 모양은 맞췄다.

 113수 이하 흑 15집 승

 (;CA[ks_c_5601-1987]AB[dp][pd]AP[MultiGo:4.4.4]SZ[19]AB[pp]MULTIGOGM[1]
;B[dd];W[mp];B[qn];W[iq];B[cn];W[fc];B[cf];W[nc];B[qf];W[jd];B[pb];W[fe];B[db];W[ne]
;B[fg];W[dr];B[dq];W[cr];B[er];W[fr];B[eq];W[es];B[gq];W[gr];B[fs];W[gs];B[fq];W[hq]
;B[ck];W[fi];B[ff];W[ge];B[fk];W[hi];B[hk];W[di];B[ej];W[ei];B[hg];W[ji];B[dg];W[jg]
;B[jk];W[or];B[pr];W[pq];B[qq];W[oq];B[qr];W[eb];B[dc];W[qm];B[pn];W[qg];B[pf];W[pg]
;B[of];W[pk];B[rg];W[rh];B[rf];W[rm];B[rn];W[qi];B[op];W[np];B[nb];W[oc];B[ob];W[mc]
;B[mb];W[pc];B[qc];W[lb];B[jo];W[kp];B[ho];W[qb];B[rc];W[ma];B[lc];W[kb];B[rb];W[bq]
;B[bp];W[hp];B[go];W[sn];B[so];W[sm];B[rp];W[mg];B[nf];W[mf];B[od];W[me];B[jp];W[jq]
;B[ko];W[lo];B[kq];W[lp];B[os];W[nr];B[ns];W[ms];B[ps];W[mr];B[km];W[if];B[hf];W[he]
;B[bi])

 흑은 초반에 4개의 날일자를 두고 시작한다. 극단적 실리를 추구하는 내 바둑의 특징이 잘 보이는 듯

 한상훈 사범님 그다지 강인한 착점 없이 너무 살살 둬주신 느낌이었다. 나도 시종 속기로 일관해서 시간도 30분 정도밖에 안걸린 거 같다.

 초반에 착실하게 집을 챙기고 이후에 단단하게 둬서 백이 특별히 해볼 것이 없게 두셨다는 한상훈 사범님의 국후 감상.

 하변에 날일자 하고 한칸 뛰어 지킨수가 이 바둑이 미세해지지 않고 대차가 나게 만든 좋은 행마법이었다나;;;;

 실력은 충분하신 거 같으니까 이제 승부를 떠나서 치수도 내리고 또 적극적인 착점을 해 보시는 게 어떻냐는 주문을 하신다.

 아무래도 한상훈 사범님의 특징은 후반에 있고 초 중반에는 온건한 수를 선호하시니 접바둑 때도 평소처럼 온건하게 두시는 듯하다.

 다음 번에는 또 어떤 프로 사범님께 언제쯤 가르침을 얻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