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기력? 그런건 인터넷 바둑정도로 평가할 수 있는거고.
한판에 수천~수억원 걸린 바둑은 승부잖아?
바둑 기사는 바둑으로 먹고 사는 ‘직업’을 가진거고
바둑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은 크게 두 종류인데(프로 한정)
1. 시합으로 먹고 사는 경우 2. 보급기사
이 중 보급기사는 잠깐 논외로 하고 시합으로 먹고 사는 경우만 생각해봤을때, 조훈현은 역대 세계대회 결승에서 외국기사한테 1번도 지지 않았고, 심지어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시절에 싱가폴~중국을 오가며 응씨배를 우승했음. 한국 바둑이 지금 같은 대우를 받을 때가 아니었음에도..
이창호는 세계대회 17번 우승(이걸로 그냥 승부사의 끝을 보여준다고 봄)
이세돌은 14번 우승 + 10번기(지면 명예적 사망수준) + 알파고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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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이제 말도 안되는 수준의 인간들이었고, 좀 쳐주면 커제 정도는 승부가 뭔지 아는 놈이었음.
그런데 그 뒤 박정환-신진서는 아직 그런 포스가 없음.
박정환-신진서가 기력적으로 완성형에 가까움에도, 둘은 너무나 약심장이라고 느껴짐.
특히 박정환의 응씨배 2연준의 경우가 그러함.
인간 바둑에서 아무리 인공정석과 인공의 변화도를 암기해서 초반을 약간이라도 우세하게 가져가는건 승부에 10프로도 영향을 못끼친다고 생각함. 결국 인간끼리 두는 바둑은 얼마나 상대를 심리적으로 흔들 수 있냐가 아닌가 생각함. 사실 기력차이가 크면 이딴건 의미가 없는데, 세계대회 우승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세계랭킹 1-30위 사이의 기사들 간의 대국에서는 이게 승부를 결정짓는다고 봄.
신진서의 경우에는 1인자 프리미엄으로 얼마나 상대 심리를 압도하고 윽박지를수 있느냐가 승부고, 그 밑의 기사들은 여기에 지지 않고 맞서는 심리가 얼마나 강한가가 승부라고 생각함.
바둑은 절대적으로 강할 필요도 없고, 지금 자기가 두고 있는 상대보다만 잘 둬서 반집이라도 이기면 이기는 게임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