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설마하더니 푸홀스가 애너하임을 떠날줄도 몰랐고, 바로 옆동네의 푸른 팀으로 돌아갈지도 몰랐다.

거지같은 계약으로 팀이 거지가 되어버렸다고 늘 개야갤에 글을 싸는 김엑윽이었지만, 정작 진짜로 떠나니 그간의 감정에 울부친다.

지독한 입냄새를 상상하며 그는 빨래통에서 팬티를 하나 꺼내왔고, 푸홀스를 생각하며 자기 만족을 하려는 순간,

논에서 방금 일하고 온듯한 까무잡한 피부를 가진 그가, 어느새 김엑윽을 뒤에서 껴안고 있었다.
은근한 희열로 상기된 불법이민자의 몸뚱이가 가까워지자 김엑윽은 눈물을 흘리며 도망치려 했지만 이미 문은 잠겨있었다.

"너... 처음이었냐?" 괴성을 지르고 발버둥치며 헐떡이는 김엑윽의 몸을 붙잡은 채로 푸홀스가 능글맞게 물었다.

"무리! 이런 거 제타이 무리!" 김엑윽이 계집애같은 목소리로 비명을 질렀지만 이미 흥분한 푸홀스의 귀엔 닿지 않았다.

추악한 핏줄들이 툭툭 튀어나온 푸홀스의 거대한 불법이민 트로이 목마는 김엑윽의 장내를 무자비하게 유린할 뿐이었다.

"하지 마! 하지 말라고!" 김엑윽은 무력한 저항을 이어가며 그렇게 소리쳤지만, 푸홀스의 흥분을 더해줄 뿐이었다.

고된 일과가 끝난 건 저녁 시간이 다 돼서였다. 훌쩍이며 저녁밥을 차리는 김엑윽을 푸홀스가 뒤에서 껴안아주었다.

기실 김엑윽의 기분은 그렇게 나쁘지만도 않았고, 오히려 자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한 것같아 조금은 들떠 있었다.

"분해?" 푸홀스가 조심스럽게 묻자, 김엑윽은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다행이다. 거칠게 해서 미안해."

만찬을 다 먹은 푸홀스는 굉장히 만족스러워하며 말했다. "디드레보다 훨씬 낫네. 네가 내 아내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불처럼 달아오른 뺨을 숨기기 위해 김엑윽은 고개를 돌려야했다. 푸홀스는 그런 김엑윽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씩 웃었다.

쾌락을 한번 경험한 김엑윽의 몸은 서서히 자신이 결코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있었다.

"해줘." 푸홀스가 귀국하기 전날, 김엑윽은 그의 옷자락을 붙잡고 그렇게 부탁했다. 김엑윽이 먼저 청한 것은 처음이었다.

짐을 싸던 푸홀스의 손짓이 멈췄다. 그의 정열적인 도미니칸 시선이 김엑윽의 육체에 내려꽂히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