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가끔 시장통 방문을 하거나 평범한 사람들속으로 들어갈 때는 어쩐지 얼굴에 천진난만함이 묻어납니다.일부러 연기하거나 만든 표정이 아닌 정말 평범한 동질감과친밀함을 지니셨다고 해야하나요. 친구인 노무현 대통령과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그런 분위기의 천진함이 느껴져요.








그런데 그 천진난만함이라는 느낌이 늘상 모진 상황 속에서 초극적으로 올라오는 것이 느껴져서 지켜보는 사람으로서는 울컥한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나이가 많으신 분들이나 특정 정치색이 도드라져서 문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분들 중에도 문대통령에게 묘한 애정을 지닌 분들이 간혹 계시는데 대화해보면 바로 이런 감정을 느낀 분들이시더군요.회사에서 미친듯 볶이고 갑질 당하다가 출장 가는 길에아들 학교에 와서 선생님과 아이들 간식거리 퍼주고 웃으며 도망가는 바보 아빠의 느낌이랑 비슷하다랄까요...말 못 할 많은 괴로움을 뒤로 하고 마치 딴 사람이 된 듯 허허 웃는 느낌이 물씬 느껴져서 먹먹합니다.








오늘 백신 맞는 장면 동영상 보니까 또 그러네요.긴장한 간호사님 안심 시키려고 눈 마주치며 환하게 정말아무 걱정 없는 태평한 사람처럼 웃으시더군요. 문대통령은 정말 늘 괴로울 때마다 다른 사람들에게저런 표정이었지 싶어서 울컥했습니다. 이건 제가 대통령 팬 입장에서 느끼는 것이 아닙니다. 정치와 연령, 성별을 넘어 이 사회에서 모든 걸 참고성실히 살아가는 수많은 아버지, 엄마, 자식으로서 느끼는매우 애절하고 밀접한 감정이 저를 치고 울리는 걸느꼈던 것 같아요. 심하게 아파도, 빚을 내는 날에도, 누군가에게 박살이 나야하는 날에도무슨 일이냐? 묻는 어머니나 아내, 남편 애기들에게 히히 웃으며 아침 맛있네~ 다녀올게요. 해야했던 적이누구나 있었을테니까요.










누명과 같은 비난, 미친 듯 쏟아지는 업무를 짊어지고도 항상 다른 사람을 먼저 달래고 보살펴야했던, 세상에서 가장 힘든 상황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한 남자를 바라보며 마음이 참 먹먹했습니다.














이 분은 바보처럼 시 참 좋아하신다죠. 가까이에 앉아 계시다면힘들 때마다 떠올리던 시 한 편을 읽어드리고 싶네요.무심코 배고픈 새들을 위해 놓아 둔 감 몇 개가 때로는 태양 보다 환할 수가 있다는 걸 많은 분들이 느끼실 거예요.다 괜찮을 겁니다.












환합니다                       정현종환합니다.
감나무에 감이,
바알간 불꽃이,
수도 없이 불을 켜
천지가 환합니다.
이 햇빛 저 햇빛
다 합해도
저렇게 환하겠습니까.
서리가 내리고 겨울이 와도
따지 않고 놔둡니다.
풍부합니다.
천지가 배부릅니다.
까치도 까마귀도 배부릅니다.
내 마음도 저기
감나무로 달려가
환하게 환하게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