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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월드시리즈', Only the Braves

kcv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04 00: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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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월드시리즈


“실패는 성공의 한 부분이다.” 행크 애런. 야구계의 고대 신과 같은 베이브 루스 이후로 수많은 선수들이 베이브 루스와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하였다. 테드 윌리엄스, 조 디마지오, 미키 맨틀, 윌리 메이스 등이 고대 신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베이브 루스가 쏘아올린 괴력은 그 누구도 넘어서기 힘든 장벽과도 같았고 아직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들조차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고대 신에게서 어느 것 하나라도 넘어선 선수를 찾으라고 한다면, 행크 애런을 꼽을 수 있다.


행크 애런이 쏘아올린 755개의 홈런으로 향하는 과정은 험난하였다. 험한 환경에서 야구를 배웠고 커리어의 시작 역시 니그로리그에서 시작하였다. 빅마켓이 아닌 밀워키에서 경기를 벌였고 아직까지도 흑인 선수가 많지 않은 시대에다가 인종차별도 만연하였다. 베이브 루스의 홈런 기록을 넘어서려고 하자 협박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행크 애런은 꾸준한 선수였고 모범적인 선수였다. 결국에는 자신을 압박하는 비난과 부담을 넘어서는데 성공하였고, 야구계의 거대한 거인이 되어 커리어를 마무리하였다. 험난한 시작, 안정된 순항, 그리고 결국 손에 넣는 영광.


밀워키 브레이브스에서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로 바뀐 뒤의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를 보면 좋게 말하면 골목대장의 역사, 나쁘게 말하면 우승 못하는 팀의 역사였다. 1991년부터 2005년까지 14시즌 동안 연속으로 지구우승을 하였고 팀에는 레전드가 쏟아져나왔다. 바비 콕스가 이끄는 팀은 존 스몰츠, 톰 글래빈, 그렉 매덕스라는 괴물 선수들이 있었고 타자들도 치퍼 존스를 중심으로 뛰어난 타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는 언제나 스포트라이트로부터 떨어진 팀이었다. 그것도 아주 조금 떨어진 곳. 제국의 부활, 신생 창단팀의 제물, 캐나다 팀의 첫 우승의 순간 바로 옆에 있었지만 항상 슬퍼하며 고개를 떨구고 내려가는 팀이었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가 유일하게 거머쥘 수 있었던 승리는 와후 추장의 저주 아래 있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뿐이었다.


매번 강렬한 스포트라이트와 불꽃놀이 옆으로 지나가기만 해야 하는 건 보통의 인내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스트레스가 심각하게 남고 내상도 많이 남는다. 계속되는 패배는 팀의 분위기를 바꿀 뿐더러 팬들로 하여금 기대를 하지 못하게 만든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를 누르고 있는 압박은 보통의 수준이 아니다. 매번 가을야구를 가면서 정작 빠른 탈락과 아쉬운 탈락을 반복하고 새로운 팀들에게 파란을 만들어줬다.


절정은 작년이었다. LA 다저스를 상대로 3승 1패로 NLCS를 주도해놓고는 내리 3경기를 패배하며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하였다. 그렇게 올라간 LA 다저스는 반지를 쥐고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거의 다 이겼다 생각하던 순간에 다시 한 번 패배가 찾아왔다. 또다시 실패가 찾아왔다.


애틀란타 팬들에게 있어 이 같은 상황은 악몽이 따로 없다. 언제나 희망만 고문하고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도 못하고 있다. 거대한 FA 계약을 채결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갔다. 프레디 프리먼이 떠날지도 모르고,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가 언제까지고 신인왕의 포텐셜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2021년의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도 다르지 않았다.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리기로 한 올스타전은 정치적인 이유로 쿠어스 필드로 바뀌게 되었고 그 때문에 사무국과의 갈등과 반감이 생겨났다. 야구 내적으로 보더라도 NL 동부의 엎치락 뒤치락하는 경쟁 사이에서 팀의 핵심 투수인 마이크 소로카가 부상당하고 타자 중 가장 중요한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가 시즌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이번만큼은 가을야구를 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뉴욕 메츠와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있는데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입장에서 이는 크나큰 악재였다. 그 시점까지만 해도 워싱턴 내셔널스와 마이애미 말린스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던 만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연속 지구우승은 멀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는 물러서지 않았다. 윈나우를 선언하며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며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기적이 일어났다. 에디 로사리오, 작 피더슨, 애덤 듀발, 호르헤 솔레어를 트레이드하였는데 모두 다 폭발적인 힘을 보여줬다. 강력한 타자들이 압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해주고 짜임새를 만들어냈다. 파워가 트루이스트 파크의 담장 너머로까지 퍼져나갔다. 파워가 느껴지자 다들 토마호크 찹을 꺼내들었다. 손에는 손도끼가 없지만 흔들어지는 빛 사이로 느껴지는 거대한 중력과 같은 압력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들이 다시 한 번 정상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추격을 결국 따돌리고 4년 연속으로 NL 동부의 지구우승을 차지했다. 디비전 시리즈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격파하고 챔피언쉽 시리즈에서 LA 다저스를 격파했다. 중부와 서부의 제왕들을 넘어서고 나자 그들 앞에 나타난 건 아메리칸 리그의 최강자이자 리그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팀이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그 어느 면으로 보건 애틀란타 브레이브스가 정면으로 대적하기 힘든 상대로 느껴졌다. 폭발적인 타자들과 꾸준하게 높은 곳까지 올라온 가을야구의 경험, 그리고 세상 모든 야유를 받고도 당당할 뻔뻔함까지 가지고 있었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는 분명히 다른 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를 응원하는 이들은 전보다 훨씬 많았다.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뻔뻔한 선수들이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고 다시 우승하는 것을 보고 싶은 이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렇다고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상황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큰 압박을 받게 되었다. 단순히 우승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구현도 해줘야 하며 다른 팀 팬들의 만족도 이끌어내야 한다. 상대는 스포트라이트가 익숙한 팀, 이쪽은 스포트라이트 바깥이 익숙한데 부담감은 큰 팀. 평소보다 훨씬 더 중압감을 느끼며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는 이겨냈다. 중요한 순간마다 홈런이 터졌고 선발들은 부상 투혼을, 불펜 투수들은 뒷문을 틀어막았다. 팬들은 손을 흔들며 소리를 냈고 그 소리의 톤은 무겁지만 어깨 위에 걸려있는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게 해주었다. 치는 공은 무엇보다도 자유롭게 하늘 위로 올라갔고 던지는 공은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포물선으로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파고들었다. 월드시리즈 전까지 화산처럼 끓어오르던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선수들이 꼼짝도 하지 못하고 휘두르다 삼진만 적립하였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가 승리하는 순간은 단순하게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라는 팀이 승리하는 순간이 아니었다. 그 누구보다 공격적이면서도 용감한 이들의 승리였다. 언제나 스포트라이트 바로 곁에서 박수를 보내고 눈물을 훔치던 이들이 그 누구보다 당당하게 쓰레기통이 만들어낸 권좌를 무너뜨리고 그 위에 트로피를 올려놓았다. 꾸준한 실패가 있었으나 결국 순항하고 가장 높은 자리에 서서, 영광을 거머쥐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찾아온 자들이, 부상으로 고통받으면서도 이를 악 물고 던져온 자들이 해내고 말았다. 이들은 44번의 이름을 부끄럽지 않게 할 이들이었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승리는 거의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스포트라이트 밖에 있다 생각하고 좌절하던 이들에게 다시 한 번 용기를 줄 수 있게 되었다. 똑같이 가을의 비극을 겪고 있는 팀들에게, 부침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무언가 올바르게 진행되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용기를 주었다. 용기를 얻은 이들이 또다시 무엇을 할지 모른다. 그들에게는 토마호크 찹은 없지만 그들을 향해 빛을 내는 손이 있다.


실패를 통해 성공의 순간을 만들어냈다. 그 누구보다도 강력한 압박 속에서도 끝내 스포트라이트 속으로 자신을 밀어넣었다.


오직 용감한 이들만이 가능하였다.


“브레이브스가! 월드 챔피언입니다!” - 조 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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