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왜 이제서야 오신겁니까 너무 늦었어요..!


근육은 다 찢어지고 관절은 닳고 닳아 너덜너덜해져

데미지가 누적된 온 몸은 소리없이 부상으로 다가와

개처럼 팀을 위해 구른 결과가 겨우 은퇴의 기로라니

야구 하나만을 바라보고 머나먼 타지 미국으로 건너와

갤런의 우유를 들이키고 키로의 치즈를 꾸역꾸역 먹으며

님비의 유해시설처럼 그를 피하는 사람들에게

들불처럼 만연했던 인종차별을 타파하며 자리잡았으나

결국 부상이라는 놈 앞에 한국인 청년은 무릎을 꿇었다

혼자가 되었다는 생각에 은퇴를 다짐하던 찰나에

생각도 못한 고국에서 온 응원의 메시지

활력을 주는 모국어의 응원은 그를 다시 일으키게 했고

참 힘들었던 재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팩! 콜업이다! 다시 다가온 마운드로의 복귀 그러나

팩! 팩! 팩! 제구의 난조를 보이며 위기에 봉착한 그 때

하안국에서 왔던 응원의 메시지가 머릿속에 떠오르며

네츄럴로 약물시대를 관통했던 그 시절의 감각이 올라오자

요리조리 보더라인을 공략하며 그는 완벽한 제구로 타자들을 농락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