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와 정당의 기능은 각계 각층의 갈등을 수렴하여 의회라는 공식적인 장에서 해결하는 제도인데, 한국은 장기간의 독재와 시위를 통한 민주화의 역사를 갖고 있다. 

현재 의회에 활동하는 정치인들은 박근혜로 대표되는 군사독재세력들이 숙청된 상태이기에 좌우 모두 시위나 운동을 통한 민주화에 기여한 이력이 있다. 

6. 10. 민주화운동, 광우병 반대 시위, 박근혜 퇴진 시위 등 시위가 한국 정치 역사를 바꿔왔다고 해도 무방하고, 한국 정치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박근혜 등 강력한 지지세를 가져올 수 있는 인물 중심으로 정당은 지원을 하는 역할을 해왔다. 정당이 주류가 되어 인물을 배출하는 게 아니라, 인물이 있으면 이른바 ㅇㅇ계, 친ㅇㅇ, ㅇㅇ파 등으로 정당이 형성되는 형태였다.

또한 한국은 5년 단위로 진행되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 입법, 행정, 사법을 거의 모두 주무를 수 있는 나라이다. 그래서 정당은 다양한 민의를 수용하기보다 다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자극적이고 포퓰리즘적인 정책에 몰두하게 된다. 그래서 젠더, 세대, 빈부격차 등 소수자의 의견은 무시할 수 있다.

한국 양당은 이념 상의 차이점이 생각보다 적은데 북한에 대한 관점 차이 등을 제외하면 경제, 정치 등의 차이가 적고, 유권자들은 정치적 스펙트럼이 좁은 양 후보 중 한 명을 선택하게 된다. 그 선택기준은 주로 지역적인 요소가 크다. 

그래서 정당은 일반적 갈등에 무관심하고 갈등은 시민들이 스스로 해결한다. 가족 내에서의 갈등, 직장 내에서의 갈등, 학교 내에서의 갈등 등은 실제로 언쟁, 폭력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인터넷에서도 젠더, 지역, 직업 간 갈등이 첨예하게 펼쳐지는 등 갈등은 해결될 조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