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할매신이 아프시다, 좀 많이앱에서 작성

Rustchnean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03 16:21:48
조회 148 추천 9 댓글 0
														

2fbcc323e7d334aa51bed4e75b83746fb22d2cf34ed7aac0a08f4770241ede4160ef3dca3c5d7b78d4b021e77e7c807152bedb97358e

어쩌다 허리를 다치셨는지 친척신에게 여쭤보니까



병원 다녀오시던 길에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지셨단다.



그래도 엑스레이는 이상 없다고 나와서 친척집에서 보살펴드리고 있었고, 나도 한번 수발들었다.



그리고 바로 예정되었던 가족여행을 떠났다.







MRI에서 금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들어온 건 여행가는 길, 친척신의 전화를 통해서였다.



병원에 한달가량은 입원해야 할 거란 얘기가 나왔고, 간병인으로 내가 채택되었다.



그날 저녁에 숙소에서 고속버스 티켓을 끊고, 바로 다음날, 여행짐을 들고 나는 먼저 서울로 올라왔다.



그게 벌써 2주전의 일이다.







병원 생활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부족한 짐이나 빨래감은 가족들에게 정기적으로 보충받거나 맡기고, 밥은 잘 나오고,



나름 글도 써보고 운동도 조금씩 하고 있고.



재정비할 시간으로 생각하면서 보내는 중이다.







현재 정립한 일과는 대충 이렇다.



할매신이 대소변을 보실 수 있게 화장실을 데려다드리고, 또 뒤처리도 직접 해드리고,



밥 드시게 일으켜드리고, 샤워 시켜드리고, 걷는 운동 시켜드리고, 약 챙겨드리고.



수고 많으신 의사 간호사분들한테 친구들이 가져왔던 과자 돌리고.



그리고 짜투리 시간은 내 차지.







그렇게 바쁘다면 바쁘게 할매신을 보살펴드리던 어느날



크데의 은퇴소식이 떴다.







아직도 생생하다.



할매신 화장실 데려다드리고 밀린 카톡을 읽다가 그 소식을 봤을 때의 충격이.







사실 요새 꼴티 야구를 잘 못본다.



여자전용 병실에 4인실이라 시간대를 감안하면 야구를 트는 행위가 참 눈치보인다.



그래도 멀린스, 마운트캐슬 등의 성적은 챙겨보고 있었지만



20경기 연속 안타의 순간도, 20 20 달성의 순간도 실시간으로 보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뭔가 무미건조하게 스쳐지나가듯 축하하면서 넘어갔다.







그러나, 그 때 내가 봤던 그 문장은, 참으로 오랜만에 야구로 잠을 못 이루게 했다.



병실 복도를 서성거리면서 변할 게 없는 그 문장을 곱씹으면서



자꾸 감정이 형용할 수 없게 꿈틀거렸다.



캔버스에 뚝하고 기쁨이 떨어졌고, 차츰 분노와 슬픔, 허무 순으로 온 몸에 번져갔다.



비상구 유도등의 불빛이 그렇게 서늘해 보일수가 없었다.







크데, 그가 누구인가.



오타니보다 통산 방어율이 낮고, 오타니보다 시즌 홈런수가 많은



개야갤의 아이돌, 오리올스의 홈런타자. 비폭력 무저항 슬러거 아니겠는가.



13년, 조따리가 하위에 발을 디딘 그시즌.



그가 쏘아올린 수많은 폭죽들은 국내야구만을 즐기던 내게 신세계를 선사했다





다시봐도 참 말도 안 나오는 파워다.



현재 이런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타자는 탠튼신밖에 없을 것이다.



'멋지잖아? 간지 나잖아?' 그렇게 나는 볼티모어를 보게 되었다. 씨발.







12시즌, 13시즌, 15시즌.



그가 잘했던 시즌은 냉정하게 말해 딱 이 3시즌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mvp 3위에 홈런왕 2회라는 화려한 타이틀이 있었고, 먹씨의 천재이자 구단의 악마 보라스가 있었다.



덕분에 그는, 개차도에게 줄 돈까지 끌어모은 꼴티와 7년 161m이란 대형 계약을 먹씨한다. 이후로는,,.



다들 알다시피, 희대의 광대로 재탄생한다.



개차도의 꼴티 손절은 언급하기도 싫다.







크데에게 먹씨를 안겨준 보라스를 탓하지는 않는다.



그는 그저 자신의 일을 충실히 수행한 씨발놈일 뿐이다.



그냥 내 추억의 거포를 짓밟고 나락으로 보낸 크데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덕분에 16시즌을 마지막으로, 오리올스는 본격적으로 꼴티가 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엑윽보다는 최근에 포시를 간 게 참 다행이다.







그렇게 팀을 고통과 고독에 가둬버리고, 그는 떠났다.



매번 스프링캠프에서 이번엔 다르다고 외치던, 그는 떠났다.



올해야말로 야구를 즐길 수 있겠다던, 그는 떠났다.



남겨진 건, 추억과, 공허한 심장이었다.



그가 떠나간 자리에, 새싹이 돋고 있다.



팀을 재건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돋고 있다.



만시니의 인간 승리 등의 감동도 존재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너를 대체할 순 없을 거 같다.



너는 역사를 쌓아올렸다.



조금만 더 잘했으면 300홈런도 쳤을텐데,



먹씨하고 계속 일했다면 500홈런도 혹시 몰랐을텐데,



이런 가정이야 의미가 없지만 너는 그렇게 망가졌어도 팀의 역사에 남았다.







자꾸 말이 길어진다. 병상에서 써서 그런가.







할머니는 요새 나에게 자꾸 미안하다고 말을 꺼내신다.



아파서 미안하고, 잠을 깨워서 미안하고, 가지각색의 이유로 미안해하신다.



그걸 보면서, 난 너가 생각났다. 너도 아프고 싶어서 정신이 아픈 건 아닐텐데.







너가 덜 아팠으면 좋겠다.



아직 돈은 더 줘야 하지만, 야구판도 떠났으니 널 미워할 이유가 없다.



그냥 가족들하고 잘 살고, 기부도 열심히 해라.



그리고 마음껏 웃고 다녀라, 덕아웃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제 꼴티는, 너의 유산들로 새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망주들을 볼 때마다 너가 생각날 거 같다.



언젠가, 그들이 반지를 낄 때가 올까.



그땐 너도 한 때의 추억으로 미화될 수 있을까.







잘가라, 텍사스 산 촌놈, 나의 영원한 홈런왕.

추천 비추천

9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이슈 [디시人터뷰] 라이징 스타로 인정받은 걸그룹, ‘리센느(RESCENE)’ 운영자 24/11/08 - -
설문 축의금 적게 내면 눈치 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1/11 - -
2867482 방금켰는데 실격 껀덕ㅈ 있는지 ㅇㅇ(211.229) 22.02.09 20 0
2867481 중국 1500 좆망했네 ㅋㅋ 방금 나옹 린즈웨이가 유일한 1500인데 [1] ㅇㅇㅇ(223.38) 22.02.09 60 0
2867480 이제 앞에 있는 선수들 전부 실격 당하는지ㅋㅋ ㅇㅇ(121.171) 22.02.09 12 0
2867478 형신 명지노인데 ㅇㅇ(223.38) 22.02.09 39 0
2867477 짱깨새끼그냥 올라가는줄 아는거 아닙니까? ㅇㅇ(211.36) 22.02.09 19 0
2867476 저 연대노인데 통합한다면 찬성하는 [3] ㅇㅇ(125.178) 22.02.09 131 5
2867475 5등까지 실격의 소식 ㅋㅋㅋㅋㅋㅋㅋ ㅇㅇ(223.38) 22.02.09 22 0
2867474 그럼 명지대 교직원들 어찌되나요? [1] ㅇㅇ(110.70) 22.02.09 80 0
2867473 준석신 왜 이렇게 잘하는지? ㅇㅇ(112.153) 22.02.09 19 0
2867472 비디오판독 장전 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ㅇ(1.235) 22.02.09 8 0
2867471 실격! ㅇㅇㅇ(223.38) 22.02.09 13 0
2867470 랭킹 63따리가 왜케 잘하나요?? [2] ㅇㅇ(175.195) 22.02.09 37 0
2867469 파스타국 또 먹씨 ㅋㅋㅋ ㅇㅇ(106.101) 22.02.09 13 0
2867468 조선가볍게ㅜ우승ㅋㅋㅋ ㅇㅇ(175.213) 22.02.09 10 0
2867467 ㅇㅅㅈㅅㅅ ㅇㅇ(221.163) 22.02.09 10 0
2867466 조센우승ㅋㅋㅋㅋㅋ ㅇㅇ(114.205) 22.02.09 11 0
2867465 짱깨신 보트ㅋㅋㅋㅋㅋㅋ ㅇㅇ(125.139) 22.02.09 11 0
2867464 짱깨보트 ㅋㅋㅋ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2.09 10 0
2867463 개준서기 베이징 지역구 공천 확정 ㅇㅇ(211.184) 22.02.09 17 0
2867462 절대로 약물을 하지 않았을 선수 JPG [2] 악작극지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2.09 81 7
2867461 혜경궁도 도게자 박았네요 ㅇㅇ(223.38) 22.02.09 25 0
2867460 한국의 반중 여론에 中매체 “중·일 강대국 그늘서 생긴 열등감” ㅇㅇ(211.229) 22.02.09 22 1
2867459 주현영 기자 이쁜거 맞죠? [1] ㅇㅇ(123.214) 22.02.09 90 0
2867458 반도에서 사학재단이 보트타는 경우도 있군요 ㅇㅇ(223.38) 22.02.09 11 0
2867457 명지대식 강간 [1] ㅇㅇ(117.111) 22.02.09 105 2
2867456 대한민국정치goa 1위 ㄷㄷ ㅇㅇ(110.10) 22.02.09 10 0
2867455 서강대랑 명지대랑 수능 몇 문제 차이인지? [1] ㅇㅇ(118.235) 22.02.09 41 0
2867454 제친구가 연대노고 그 여동생이 명지대서울캠인데 ㅇㄹㄹ(122.38) 22.02.09 34 0
2867453 명 지 대 ㅂㅈㄷ(117.58) 22.02.09 13 0
2867452 연세대놈들 텃세가 심하네요 ㅡㅡ [1] ㅇㅇ(221.166) 22.02.09 76 0
2867451 여대 다니시는분들은 거진 페미에 물들었다고 보는지? [2] ㅇㅇ(211.36) 22.02.09 36 0
2867450 23대대통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ㅇ(1.235) 22.02.09 12 0
2867449 학교는 멀쩡한데 학과가 통폐합된 ㅇㅇ(1.243) 22.02.09 16 0
2867448 실격쇼 시작되는지 ㅇㅇ(39.7) 22.02.09 9 0
2867447 이거보고 서강노들 가만히있는지 ㅋㅌㅋ [3] ㅇㅇ(118.235) 22.02.09 81 2
2867446 짱깨 있네요 좆된듯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2.09 9 0
2867444 준스토 입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ㅇ(175.209) 22.02.09 6 0
2867443 이준서 어제 실격이였는지 ㅇㅇ(211.184) 22.02.09 18 0
2867442 성재신 린샤오쥔 ㅋㅋㅋㅋㅋㅋㅋ ㅇㅇ(1.235) 22.02.09 17 0
2867441 실베 이거 태웃기네요ㅋㅋㅋㅋㅋ ㅇㅇ(125.178) 22.02.09 45 1
2867440 미쳐버린 명지노 ㅋㅋㅋ ㅇㅇ(180.226) 22.02.09 53 0
2867439 차기대통려 경기 입갤 ㅋㅋㅋㅋㅋ ㅇㅇ(118.235) 22.02.09 15 0
2867438 황대현 분노의 질주 기대되네요 ㅋㅋ ㅇㅇ(223.38) 22.02.09 9 0
2867437 비판 안하는지 ㅇㅇ(182.222) 22.02.09 5 0
2867436 장거리 쇼트트랙은 씹노잼이네요 ㅇㅇ(118.235) 22.02.09 27 0
2867435 헝가리신 무난하네요 ㅇㅇ(118.235) 22.02.09 11 0
2867434 헝가리신 잘타네요 ㅇㅇ(39.7) 22.02.09 10 0
2867433 1조 노짱깨네여 ㅋㅋㅋ 비판 없을듯 ㅋㅋ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2.09 19 0
2867432 1500미터가 존나 치열한 이유 = 중국 선수 1명밖에 안나옴 [1] ㅇㅇ(223.38) 22.02.09 71 0
2867431 명지대면 어느 여대 급인가요? [5] ㅇㅇ(27.193) 22.02.09 141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