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은 반증 불가능한 것을 말하면 그걸 주장하는 사람에게 주장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전자라는 개념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남들이 전자가 존재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전자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이를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보통 신의 존재를 주장하면, 신이 있다는 증거를 대라고 말한다. 그러면 그 증거로 종교의 성서나 역사적 기록을 들이밀면서 그 존재를 인정하라고 말한다. 나는 이런 방법은 별로 논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성서에서 신의 기록은 믿지 않는 사람 입장에서 논리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에 "신은 있어. 왜냐하면 신이 있다고 여기 쓰여있기 때문이야." 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어떤 역사적으로 정확도 높은 기록도 불신자 입장에서는 신의 기적이 들어간 순간 내용면에서 신뢰를 잃게 하므로 증거로 받아들일 수 없다. 신이 현재 믿지 않는 사람의 눈앞에서 물리 법칙이 깨어지는 기적을 보이지 않는 이상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다.

신의 존재를 주장할 수 있는 논리와 전자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비슷하다. 최선의 설명으로서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다. 물질을 구성하는 요소인 전자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현미경으로 확대해본다고 전자가 보이나? 전자현미경으로도 전자는 못본다ㅋ. 그럼에도 전자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는 것은 전자가 존재해야만 모든 물리적 반응을 설명하고 현상이 일어나는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사실 전자는 없고 초소형 벌레들이 있어서 물리 현상을 일으키는 겁니다. 이 벌레들은 너무 작아서 관측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하면 아무도 반증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전자를 폐기하고 내 이론을 받아들이진 않을 것이다. 전자가 이 세상을 설명하는 최선의 설명이기 때문이다.
그럼 신은 어떠한가? 신은 어떤 존재인가? 기독교에서 신은 세상을 창조한 존재이다. 가이아 이론에서 가이아는 세상 만물을 탄생시킨 만물의 어머니이다. 이러한 존재들 없이 세상의 시작을 설명할 수 있는가? 빅뱅이 우주의 시작이라면 태초에 모든 것이 모여있던 점은 왜 존재했으며 왜 그것이 폭발하여 빅뱅이 되었는가? 이는 과학의 귀납적 방법으로는 절대 밝힐 수 없을 것이 자명하다. 세상 모든 일은 인과관계가 있다는게 모든 일에서 발견된 귀납적 사실이었는데 빅뱅만큼은 그 예외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게 인과관계에서 벗어나 세상 법칙을 초월한 원동자. 곧 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 신을 기독교의 야훼 하나님이라고 생각하며 거부감을 느끼지는 말아달라. 중요한건 우리의 4차원 세계에서 벗어난 어떤 존재가 있다는 것이 무에서 유가 창조되었다는 설명보다 합리적이란 것이다.

이 위까지 읽고 "어? 나는 초월한 존재가 있는 것 보다 무에서 유가 창조되었다는게 더 합리적인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를 증명할 수 있는가? 무에서 유가 창조된 것은 이 세상 어디에서도 발견된 바 없다. 신이 존재한다는 주장과 마찬가지로 무에서 유가 창조될 수 있다는 주장 또한 믿음의 영역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럼 다시 질문한다. 신이 존재한다는 쪽이 증명해야 하는가? 무에서 유가 창조되었다고 말하는 쪽이 증명해야 하는가? 아니면 이 두가지 주장 외에 다른 대안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