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가출한 가난한 집에서 자란 그 친구는

학원 한번도 못가서 항상 피시방에서 학원 끝난 친구들을 기다렸다

어느날 우울한 소리만 하는 너희들이 싫다며

카톡 디코등 일체의 sns방에서 나가버리곤 소식이 끊겼다



그런 친구가 저번달에 어느 제약회사 최종면접에 붙었다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코스닥 초대형 기업이었다

어느 지잡대에 간걸로만 알았던 그 친구는

학부생활 내내 무궁화호로 서울을 오가며

대외활동에 매달렸다고 한다



한여름에 모교에서 인형탈을 뒤집어쓰고

그네가 참여한 대외활동 회사 부스를 열고 춤을 췄댄다

그러다 열사병으로 쓰러졌는데

그때 자기 간호해주던 조원이랑 벌써 3년째 사귀고있다. 이건 이후의 이야기지만.



그러고도 그친구는 서류합한 기업 면접에서 줄줄이 낙방하며

1년을 허송세월 했다

그러던중 공허한 마음에 참가한 어느 제약회사 주최 국토대장정 도우미 활동에서

가장 힘든 최후방 도우미로 자원했다가

그 회사 부장 눈에 들어 서류합하자마자 붙었더랬다



이제 그 친구는 누구보다 우리나라를 열렬히 찬양한다

책 한장 넘기기 힘들어하던 그 친구는 이제 우리 패거리중에 가장 성공했다

술자리에서 누가 자기 신세를 한탄하면


'너 그거 자기연민이야. 니 가치만 떨어뜨리는거라고'

라며 우리를 나무란다



돌이켜보면 학원 끝나고 그친구와 듀오랭 돌릴때가 희미한 그림자만 같다

나는 그친구가 싫어졌지만 그보다 내가 더 싫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