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은 비정상이다. 범죄 혐의자가 되레 큰소리를 친다. 정당한 법 절차를 사법폭력으로 매도한다. 조폭보다 더한 사폭(사법폭력) 정권이라는 막말도 서슴지 않는다. 이젠 아예 영장을 칠 법원을 선택하고, 소환 조사일도 자기 맘대로 정해 통보하기까지 한다. 시정잡배도 아닌 대통령이 이러고 있다. 한 편의 거대한 부조리극을 보는 듯하다. 대통령이라는 게 이렇게 대단한가 보다. 대통령 완장에 집착하는 이유를 알겠다.



체포영장을 둘러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행태는 좀체 이해하기 힘들다. 얼마 전 윤 대통령이 당당히 임하겠다는 선언했다. 경찰이 영장을 청구하든, 공수처가 영장을 청구하든 도대체 그게 무슨 상관인가. 그냥 대국민 약속을 실행에 옮기면 더 이상 소란스러울 일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이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이 당연한 일을 안 하니 사법무시, 사법쇼핑이라는 말이 나오는게 아닌가. 공수처가 출석에 응하라고 했는데 구속되서 못간다는 것도 황당하다. 대통령이니 소환 일정을 자기 편할 대로 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법 위에 군림하는 방약무인한 행태다. 계엄 이후의 수사기관의 수사는 불법이라며 또 국민 비상사태 운운하며 공포 선동 반국가몰이에 들어갔다. 하지만 진짜 국민 비상사태는 법치 우롱 세력의 준동이다. '내가 곧 법'이라는 오만함과 특권·선민의식이 넘쳐나는 괴물들이 지배하는 나라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섬뜩하고 끔찍하다.

[박봉권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