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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앱에서 작성

ㅇㅇ(118.235) 2023.10.04 02:29:54
조회 312 추천 0 댓글 0

니네가 알지 모르겠지만 난 머학준비하는 평범한 헬조센 좆고3임.

 

반도 고딩들이 다 그렇듯이 나도 부모님 강요로 학원 여러개 다니고 있다. 뭐 지금은 그 강요가 도움이 됬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그 다니는 학원 중에서는 내가 초3 3월달인가?부터 해서 지금까지 거의 10년가까이 다니고 있는 학원도 있다.

 

처음에는 매주 1회 방문하는 학습지 과외있지? 보통 그런거 하면 수업 한번하고 일주일치 숙제가 나가잖아.

 

아마 이거 해본놈들 대부분이 그랬을거라 생각하지만, 나도 이거 할때는 수업 하고나면 5일동안 숙제나온거 던져놓았다가 수업 전날이나 선생 오기 몇시간전에 급하게 하고 그랬다.

 

그래놓으니 숙제도 제대로 못하고, 성적도 안오르는건 당연하지 않겠냐?

 

결국 우리 부모는 날 제대로 된 학원에 보내기로 하고, 나보다 3살인가 4살 많던 엄마 고등학교 시절 친구 아들, 흔히 엄친아가 다니는 학원에 등록했다. 그때가 아까 말했던 초3쯤일거다.

 

처음에는 그냥 동네 공부방 수준인줄 알았는데, 선생 수도 꽤 있고 등록한 학생도 꽤 있었음. 연령대도 나처럼 초등학생부터 고3까지 다양했다.

 

어쨌든 첫날 학원을 딱 갔는데, 왜 니네 그거 알지? 그냥 평범히 티셔츠 청바지 입고 포니테일 트윈테일 하던 여자애가 있는 반면에, 엄마가 엄청 신경써서 뭐 레이스 달린 옷에, 블라우스, 장식 달린 머리띠 이렇게 입고 오는 여자애도 있는거.

 

여튼 후자의 그런 여자애가 있었는데, 존나 당시 딱 내 이상형인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친해지고 싶고 같이 놀고 싶기는 한데, 내가 a형인데다 처음오니까 너무 낯설어서 한달동안은 말도 못붙였다.

 

수업끝나고 집에갈때면 그 노란색 학원차량 알지? 그런거 타고 집에 갔었는데, 우연찮게도 하차 코스가 내가 제일 마지막으로 내리고, 걔가 나보다 바로 먼저 내리게 되더라. 그 의미는 집에 갈때까지 계속 걔를 볼수 있다는 거잖아. 이거 알았을때 광복절 조상님들 기쁨의 눈물 흘리면서 대한독립만세 불렀을때마냥 속으로 존나 만세만세 했다.

 

그러다가 한번은 걔가 지갑을 차에 두고 내렸는데, 내가 그걸 가지고 있다가 다음날 학원에서 돌려줬거든?

 

"너 어제 지갑 두고갔더라?" 하면서 줬는데, 난 당연히 기뻐할줄 알았다. 근데 걔는 별 반응 없이 "그래" 하고 끝나는거야.

 

엥 끝이야? 하고 생각하면서 계속 얼쩡거리면서 서있으니까, 걔가 "뭐해? 저리가" 하는거다. 그때 진짜 충격먹었다. 얘가 날 싫어하나 싶었다. 그 말 들은 뒤로 이틀은 우울하게 지낼정도로.(요새 들어서 이때 나 어땠는지 물어보니까 진짜 싫어했다고 하더라...)

 

그래도 좋은건 좋은거니까...계속 바라만 보면서 지냈지. 그러면서 1년 2년 지나고 초6쯤 부터 해서 중학교부턴 나이가 들다보니 둘다 머가리가 굵어져서 서로 그냥 어색함 없이 말할건 하고 지냈음.

 

걔는 중학교쯤 들어가니까 귀엽다고 생각했던 얼굴이 점점 이뻐지고, 나올곳도 확실히 나오고 해서 더 좋아하게 됬다.

 

근데 내가 집에서 첫째고, 부모도 나한테 꽤 엄격하게 하다보니까 중2쯤? 까지는 진짜 모범생으로 지냈다. 교칙 그대로 스포츠머리에, 교복바지도 나팔바지에 하는 행동도 지금 생각해보니까 좆씹선비같았음. 또 부모가 시키는대로 다 하니까 내가 독립적으로 뭘 할 기회가 없어지고, 결국은 또래 애들에 비해서 조금 성격이 여리고, 독립적이지가 못했다. 학교에서 뒷자리 앉은놈이 지우개 가루 잘라서 계속 던진다는 이유로 선생한테 고자질 하러 가서 울정도로.(여자애는 내가 어렸을 때 이점이 싫었다고 하더라.)

 

난 이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앞에서 언급했던 학원 여자애를 좋아했다.(앞으로 A라고 함)

 

그런데 중2 2학기가 지나고 나서부터 나도 이제 슬슬 머리에 들어오는게 있고, 또 주위 친구들도 바뀌다 보니 성격도 슬슬 능글능글해지고, 드디어 외모에도 신경쓰게 되면서 친구들 따라 스포츠머리 더이상 안하고 머리 길러서 다운펌 하고, 바지 통 줄이고, 밋밋한 무테안경 버리고 당시 유행했던 안경알 크고 두께도 두꺼운 뿔테 쓰기 시작했다.

 

뭐 사춘기 왔다고 하면 되나?(오해하지마라 반항은 안했다)

 

여튼 중3 들어오고 나서부터 외모도 성격도 바뀌니까 스스로 자신감이 생기고, 그래서 이러저러한 친구들도 만나다 보니 사교성도 늘고, 그러다보니 A하고도 꽤 가까워지게 됬다. 그때쯤부터 이제 둘이서 같이 어디 놀러다니고 그랬음. 물론 다른 친구들도 껴서 다니긴 했지. 그래도 항상 걔를 제일 챙겨줬고 그러다보니까 딴놈들은 내가 걔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녔다.

 

물론 나야 그게 싫은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공공연하게 소문나는건 좀 그래서 아니라고 아니라고 박박 우기고 다녔고. A 걔는 걔대로 그런거 아니라고 우기고 그랬다.

 

서로 사귀는게 아닌데도 주말엔 어디 같이 놀러다니고, 학원에선 서로 붙어서 스스럼없이 얘기하고, 시험기간땐 학원 보충도 같이가고 끝나면 독서실이나 도서관도 같이 가서 공부하고 모르는거 물어보고 그랬다.

 

난 영어 성적이 잘나오고 수학을 존나 못하는데, 걔는 반대로 수학 잘하고 영어 못해서 서로 되게 도움 많이 되더라.

 

믿을진 모르겠지만 이런 사이가 고등학교때까지 지속됬다. 같이 다니긴 해도 어릴때부터 계속 오래 보다보니까 그냥 소꿉친구 사이쯤? 그렇게 서로 생각하게 된거 같다.

 

나도 처음엔 진짜 좋아한다고 느꼈는데 고등학교 들어가니까 그냥 많이 친한 여자애?쯤으로 생각하게 되더라.

 

그래도 여전히 이쁘다고 생각하긴 했다. 고등학교 들어오니까 더이뻐지더라 시발....가슴도 더커짐...

 

물론 나도 고등학교 들어오면서 키 쑥쑥자라서 지금 181찍음ㅋ

 

어쨌든 고1,고2가 지나고 고3이 됬다. 그런데 내가 한번은 민증 만들려고 사진관을 찾아가서 증명사진을 찍어와서 그걸 가지고 학원에 갔다. A야 물론 같은 시간대 수업 들으니까 있었지.

 

"야 나 민증사진 찍었다! 개잘생김ㅋㅋㅋㅋ"하고 A한테 말하니까 A는 A대로 "지랄ㅋㅋ보여줘봐라ㅋㅋㅋ"해서 난 스스럼없이 한장 꺼내서 보여줌.

 

한동안 보더니만 "야 나 이거 한장 가져도 되냐?" 하길래 난 그냥 아무생각없이 줬지.

 

그리고 한 한달뒤에 같이 집에 버스타고 가는데 걔가 하는말이 "야 나 니사진 지갑에 넣고다니다가 집에서 흘렸는데, 가족들이 남친이냐고 묻길래 맞다고 했다ㅋㅋㅋㅋㅋ"란다.

 

솔직히 이때 존나 심쿵했다. 얘가 무슨 의미로 이걸 말하는지 정리가 안되서. 그렇다고 그걸 그대로 물을수 있나?

 

"병신아 그걸 뭐하러 그렇게 말해ㅋㅋㅋㅋ나같은새끼 남친이라고 말하면 안쪽팔리냐ㅋㅋㅋ?"하면서 말하니까 "뭐 어때ㅋㅋㅋ괜찮잖아?"하는거다.

 

진짜 속으로 뭐지 이거 하면서 존나 혼란스러워했다. 그래서 당분간은 얘가 나한테 어떻게 행동하나 하고 한번 보기로 했다.

 

한 2주일동안 보니까 예전에는 그냥 같은 교실에서 수업들어도 자리는 따로 앉고 그랬는데, 어느순간부터 내 옆자리나 앞 뒷자리 오더라.

 

착각인가 싶어서 내가 일부러 자리를 옮기고 화장실 갔다오는 척 하니까 내가 옮긴 자리의 뒷자리로 자기도 자리 옮기더라. 다른 자리가 있는데도. 굳이 옮길 필요가 없는데도.

 

허 시발 이건 뭔가 느낌이 쎄하다 해서 한동안 내가 일부러 떨어져 지낼려고 했음. 사실 고3만 아니었어도 오 씨발 하느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면서 절이라도 할 상황이었지만, 고3이니까 공부해야지 싶어서 일부러 그랬다.

 

그렇게 한 두달 지나니까 A도 슬슬 떨어져나가고, 나도 이제 별 신경 안쓰게 됬다. 걔도 이제는 공부할때구나 생각해서 그랬다 싶기도 했는데, 다른 친구놈들이랑 같이 놀러 다니더라.

 

솔직히 신경 쓰이긴 했는데 지금 내상황이 더 급하니까 A에 대해서 신경 끄려고 노력하고 내 공부만 좆빠지게 했다.

 

얼마 지나고 9모평 치고 난 다음날 학원에 왔는데, A가 존나 선생한테 한소리 듣고있더라.(아까도 말했지만 이 학원 둘이서 10년 넘게다녔는데, 그만큼 여기 선생도 우리한테 정이 들다보니까 신경쓰여서 A를 막 혼내고 그랬던거 같다. 물론 나도 공부 제대로 안할때 여러번 혼나긴 했음.)

 

아 A 혼나는구나 하고 그냥 교실 들어갔는데, 얘가 나올때 막 울면서 나오는거다. 나보다 먼저 온 놈한테 얘기 들어보니까 A가 9월모평 치기전부터 수업때 집중안한다 딴생각한다 계속 그런소리 들어왔었는데 결국 9월모평 망쳤단다.

 

한동안 신경 안쓰긴 했지만 그래도 친구 사이고,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그래서 학원 끝나고 걔 불러서 노래방도 같이 가고, 뭐 여러가지 맛있는거 사주고 집앞까지 데려다 주면서 이러저러한 얘기 하면서 마음 풀어주려고 했다.

 

그러니까 얘가 밤에 문자로 나한테 고맙다면서, 이성친구 중에는 니만큼 도움되는 애가 없다면서 다음에 자기도 한번 사겠다고 하더라.

 

그리고 3주뒤에 추석연휴 지나고 대체휴일날 둘이서 만났다. 같이 영화보고 뭐 평소처럼 시내나가서 놀고 그러기로 해서 난 옷입고 폰 지갑 챙겨서 걔네 집 앞으로 갔다.

 

전화해서 집앞이라고 말하고 5분쯤 기다리니까 A가 나왔는데, 고3동안 맨날 교복 입고다니는것만 봐서 그런지 사복 입고 화장 옅게 하고 나왔는데 평생 걔 봐왔던 모습중 진짜 제일 이뻤다.

 

"야 오늘 좀 이쁘네?"라고 말하니까 "뭘 이뻐ㅋㅋㅋ시내나가면 난 눈에도 안들어올거면서ㅋㅋ"라고 하면서 사귀지도 않는데 사귀는거마냥 대화를 했다.

 

그렇게 하루종일 놀고 걔네 집 근처 식당에서 부대찌개 먹으러 갔는데, 알바가 냄비 들고오면서 실수로 내옷에 국물 쏟아버렸다.

 

그때 내가 흰옷을 입고있어서 시뻘건 국물로 제대로 염색되버렸다. 알바 존나 죄송하다고 계속 90도로 고개숙이더라....좀 뜨겁긴 했지만 다친데도 없고 난 진짜 괜찮다고 했는데....알바가 세탁비 준다고 하는거 끝까지 거절하고 "그럼 그냥 다음에 음료수 한병만 서비스로 주세여ㅋㅋㅋ"하고 밥 맛있게 먹고 나옴.

 

마침 A네 집 근처니까 A가 "시간되면 우리집에서 옷 세탁하고 가지?" 하길래 "야 부모님 안계셔?" 하니까 "오늘 부모님 없으니까 니랑 놀러나가지ㅋㅋㅋ있었으면 진작에 집에 갇혔어" 하면서 결국 걔네집으로 감.

 

위에 옷 벗어서 걔한테 주고 세탁기 넣고 기다리는동안 난 걔 방에 혼자 있었다. 소꿉친구라도 어쨌든 여자애 방이라서 은근 긴장되더라.

 

옷 넣고오는동안 컴퓨터 켜서 놀고있어라길래 책상위에 컴퓨터 켜고 부팅하는동안 기다리고 있었지.

 

근데 변태새끼마냥 이리저리 둘러보고 뭐 책상밑에 발로 더듬더듬하다가 뭐가 있는거 같아서 꺼내보니까 걔 속옷(...)이 있더라.

 

이상황에서 솔직히 안설수가 있냐? 그래도 억지로 머릿속으로 유투브에서 봤던 송광사 반야심경 떼창 자동재생시키면서 자중하려고 노력하고있었다.

 

근데 하필 이상황에 걔가 문 벌컥 열고 들어오더라.

 

옷 세탁기 넣고 음료수 가지고 온건데 그때 딱 보더니 "야 씨발 뭐해!" 하는거다.

 

속으로 "아 좆됬다" 싶었다.

 

진짜 존나 엄청 당황에서 "아니 시발 그그그그 아 그러니까 그게..."이딴식으로 존나 말 더듬으면서 어떻게든 해결상황 찾으려고 머가리 존나 굴렸다. 사실 해결상황 찾을때 집중력이 9모평 영어듣기보다 더 집중했던거같다.

 

A는 A대로 얼굴 귀 할거없이 시뻘게져서는 가만히 서있었다. 둘이서 얼마동안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가 조용히 음료수 내려놓고서는 침대에 앉더니만 "야 니도 여기 앉아봐" 하는거다.

 

내가 죄인이니 뭘 할수가 있나. 그냥 시키는대로 침대에 앉았다.

 

그러고 나서 하는말이 "변태새끼.......그거 혹시 내 옷장 뒤진거냐?" 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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