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애킨스(오른쪽).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계 미국인으로 유럽 무대에서 \'용병\'으로 뛰는 농구 선수가 한국 무대 진출을 꿈꾸고 있다.

주인공은 현재 크로아티아 1부리그 KK 스플리트에서 뛰고 있는 토니 애킨스(28.180㎝)로 현재 2009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 국내 선수 자격으로 나오기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1980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난 애킨스는 6살 때부터 역시 농구선수 출신인 아버지 지웰 애킨스의 영향으로 농구를 시작했다.

미국에서도 농구 명문으로 꼽히는 조지아공대를 나온 애킨스는 포인트 가드로 대학 재학 시절 301개의 3점슛을 넣어 이 대학 출신으로는 역대 2위에 올라있다.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로 뛰었던 데니스 스콧(351개)만이 애킨스보다 많은 3점슛을 넣은 조지아공대 출신이다.

2002년 대학 졸업 이후 NBA 문을 두드렸던 애킨스는 러시아, 프랑스, 터키, 폴란드 리그를 거쳐 현재는 유럽의 농구 강호 크로아티아에서 뛰고 있다.

이번 시즌 성적은 팀의 24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평균 12.6점, 5.9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3점슛 성공률도 35%로 수준급이고 어시스트와 가로채기(1.9개)가 모두 팀내에서 가장 많다.

애킨스는 "오래 전부터 KBL에서 한국 선수로 뛸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한국 선수로 뛰면서 KBL의 재미를 더하고 국가대표에도 힘을 보태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팀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면서 "한국인으로 자부심을 갖고 있고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많이 다르지만 잘 적응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애킨스의 어머니 전명순(60) 씨는 "어릴 때 외할머니가 키워 한국말을 알아듣는데 큰 어려움이 없고 직접 말하는 것도 약 30% 정도 가능하다. 올림픽이 열린 1988년 서울에 다녀갔고 한국 문화, 음식에 친숙하다"고 소개했다.

전씨는 또 "얼마 전 전화가 와서 \'한국 국적으로 바꾸고 싶다\'며 상의를 했다. 내가 한국 국적을 회복하는 것이 토니의 국적 변경에 도움이 된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한국에 가서 국적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애킨스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재미교포 데이비드 송은 "왼손잡이라는 특수성도 있는데다 슈팅, 드리블, 돌파 등에 두루 능해 KBL에서 뛸 경우 리그 톱 가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경우인 대구 오리온스의 포워드 이동준(28)은 2007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지명돼 올 시즌 평균 11.5점(국내 7위), 5.2리바운드(국내 4위)의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애킨스 뿐 아니라 이동준의 친형인 에릭 산드린, 현재 미국 브리검영-하와이대 신입생 가드로 활약하고 있는 에드워드 김 등도 귀화 대열에 합류할 경우 2009년 KBL 신인 드래프트는 올 시즌 못지 않은 \'대박 드래프트\'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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