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훈이가 봤으면 더 억울했겠다."

　7일 동부와 KT&G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지켜보던 농구인들은 이렇게 말했다.

　동부의 김주성에 대한 심판의 휘슬 인심을 두고 한 말이었다.

　전날 삼성과의 4강 PO 1차전에서 연속 테크니컬파울로 퇴장의 오명을 쓴 서장훈(KCC)을 생각하면 크게 대조적이었기 때문이다.

　서장훈과 김주성은 국내 선수중 최고의 높이(서장훈 2m7, 김주성 2m5)를 자랑하는 양대 \'거탑\'으로, 키가 크고 기량도 뛰어나다는 이유 때문에 항상 집중적인 견제에 시달린다.

　하지만 이날 서장훈이 동부와 KT&G전 TV 중계를 봤더라면 "나한테도 저렇게 좀 불어주면 안되나"하고 땅을 쳤을 만한 장면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KT&G는 이날 이현호와 윤영필 은희석 등을 번갈아 갖다 붙이며 김주성을 밀착 마크했다. 이 과정에서 상대 수비의 팔이 김주성에게 닿기라도 하는 순간이면 휘슬이 울렸다.

　볼과 상관없이 자리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도 김주성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았다.

　전날 상대 선수가 서장훈을 끌어안고 \'철썩\' 소리가 나도록 팔을 접촉해도 휘슬이 울리지 않아 서장훈의 흥분을 유발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김주성이 판정의 특혜를 봤다는 게 아니다. 김주성에 대한 판정은 제대로 된 정당한 것이었다.

　기록을 보더라도 서장훈은 3쿼터 종료와 동시에 퇴장당하기 전 자유투 2개를 얻는데 그친 반면 김주성은 같은 3쿼터 동안 9개의 자유투를 던졌다.

　다행히 서장훈은 출전정지 처벌은 면할 모양이다. KBL(한국농구연맹)은 이날 서장훈 퇴장건에 대한 재정위원회를 4강 PO가 끝난 뒤 열기로 했다. 출전정지를 내릴 만큼 중대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