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안 스포츠 ⓒ사진=연합뉴스

축제의 장이 되어야할 \'2007-08 SK 텔레콤T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 공중파 중계방송 문제로 인해 파행편성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규시즌에서 4강 PO까지 평일 오후 7시, 주말 오후 3시라는 \'원칙\'을 지켜왔던 프로농구 경기는 이번 챔피언전에서 공중파 중계로 인해 짧으면 30분에서 길게 2시간 가까이 시간대가 변경됐다.

챔피언전의 공중파 편성은 KBL이 이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가장 비중을 둔 사안이었다. 정규시즌동안 케이블 방송사인 엑스포츠와 SBS 스포츠, OBS 경인방송 등에서 중계를 전담했지만 시청률과 인지도 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설상가상으로 플레이오프를 앞두고는 축구와 야구 시즌까지 본격화되며 가장 중요한 플레이오프 시즌이 뒷전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케이블의 영향력이 증대했다고 해도 아직까지 국내 방송여건상 스포츠 중계에서 공중파 방송의 비중은 절대적인 것이 사실. KBL이 비판을 받을 것을 각오하면서도 공중파 중계에 목을 맨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로 인해 피해를 봐야하는 것은 바로 농구팬들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공중파 중계로 인한 경기시간의 변경이다.

올해 챔피언결정전의 경우 오는 17일(목요일) 열리는 1차전이 오후 6시 20분, 19일(토요일) 2차전은 오후 2시 30분 정도로 그나마 영향이 적다. 하지만 평일(21, 23일) 열리는 3~4차전이 오후 5시 15분으로 무려 2시간이나 앞당겨졌고, 25일(금요일) 열리는 5차전도 5시 50분으로 1시간이 빨라졌다.

주말이라면 모를까, 골수 농구팬이나 학생이 아닌 이상 평일시간대에 일반 관객들에게 30분~1시간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특히 올해 3~5차전은 흥행성이 가장 큰 시장인 서울에서 열린다. 더구나 올해는 <U>이상민</U> 등 관중동원력이 높은 스타들이 출전하는 챔프전인 만큼, 정상적인 일정으로 치러졌다면 \'구름관중\'은 이미 예약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챔피언전을 코앞에 두고 갑작스런 시간대 변경으로 인해 평일 직장인이나 가족단위 팬들은 사실상 \'경기장에 오지 말라\'는 것과 같은 이야기다. 또한 TV중계로 시청하는 팬들의 입장에서도 자칫 경기가 길어지거나 연장전으로 이어질 경우, 공중파의 악습(?)인 \'정규방송관계로 중계 중단\'되는 일이 벌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결국 공중파 편성을 위해 방송사의 비위를 맞추느라 정작 한 시즌 내내 꾸준한 성원을 보내준 팬들은 뒷전으로 몰린 모양새가 됐다. 현재 KBL 홈페이지나 각 농구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이 같은 KBL의 결정을 성토하는 농구팬들의 원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대중적 영향력이 절대적인 공중파 방송을 포기하기 어려운 KBL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결국 \'<U>소탐대실</U>\'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방송사 편성 사정상 설사 반드시 챔피언전 전 경기를 무리하게 공중파로 편성하는 것이 어렵더라도, 최소한 팬들의 관람편의에는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타협해야했다.

지금까지 프로농구의 인기를 지탱해온 것은 TV중계가 아니라 팬들의 꾸준한 성원이었다. 일부에서 제시하는 명분과 달리, 이미 가족-연고지 단위로 고정 팬층이 구축된 프로농구에서 공중파 중계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마니아 스포츠\'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설득력이 없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최다관중을 동원했지만 정작 방송 시청률은 높지 않았다. 물론 공중파 중계의 인지도 자체는 여전히 높지만, 다수 팬들의 관람편의를 침해하면서까지 TV 마케팅에 의존해야한다는 발상의 구체적인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의문스럽다.

비교적 여유 있던 정규시즌동안에도 거의 일정이 없다가 고작 챔피언전 몇 경기만 급박하게 편성한다고 해서 공중파 중계의 영향력이 입증되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팬을 위한 중계\'가 아닌, \'중계를 위한 팬\'이 되는 모양새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프로농구의 인기 회복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우선순위는 어디까지나 \'팬을 먼저\' 생각하는 스포츠 서비스 정신에서 시작된다는 인식이 아직 KBL에는 부족한 듯하다.


아 속~~~~~~~~~~~~~~~시원해. 농구팬들의 마음을 완전 꿰뚫고 있는기사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