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엽(30). 그는 지난 2004∼2005 시즌이 끝난 뒤 프로농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로 떠올랐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 그가 어느 팀으로 가느냐가 큰 이슈로 부각된 것이다. 결국 그는 부산 KTF를 떠나 창원 LG를 택했다. ‘매직 히포’가 LG 유니폼을 집어든 지 약 1주일이 지난 3일,그를 만나봤다. ―오늘(3일) 모교인 고려대가 1차연맹전 우승을 했는데. ▲ 2001년 이후 4년만에 한 우승이라더라. 그 동안은 창피해서 연세대 나왔다고 하며 다녔다(웃음). 후배들이 자랑스럽다. ―왜 LG를 택했나. ▲ 다른 것보다 인간적인 면이 마음에 들었다. 사실 아버님이 암 때문에 수술을 받으셨고 어머니도 지병으로 걱정이 많으시다. LG 프런트에 있는 휘문고 1년 선배인 (손)종오 형이 “주엽아, 너 LG로 오면 부모님 건강 걱정 없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우리가 잘 신경써드리겠다”고 하는데 마음이 움직였다. KTF에서는 처음부터 나를 잡을 마음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럼 항간에 나돌던 LG와의 ‘사전 합의설’이 사실 무근이란 말인가. ▲ 정말 억울하다. 엊그제(1일)서야 신선우 감독과 처음 만났는데 첫 말씀이 “너 왜 다른 팀 안 가고 LG로 와서 사서 고생하려고 그러느냐. 나 훈련 세게 시키는거 모르냐”고 그러시더라. ―등번호는 그대로 32번을 할건가. ▲ 고3때 딱 1년간 9번을 단 적이 있는데 그 때 농구가 너무 잘 됐다. 그래서 9번으로 바꿔볼까 고민 중이다. 그런데 9번을 달면 경기 전 선수 소개할 때 중간에 나가야 되는데,나는 맨 끝에 소개되는 것에 익숙해져있어서 그것도 고민이다(웃음). ―고3 때 9번달고 농구 잘 했으면 대학에서도 계속 달지 그랬나. ▲ 그러려고 했는데 당시 고려대에서 (양)희승이 형이 32번을 달고 있다가 내가 온다고 미리 32번을 양보해주고 다른 번호를 택했다. 그랬는데 내가 32번 안 단다고 하기도 그래서 그냥 다시 32번으로 돌아오게 됐다. ―지난 시즌 정말 잘했는데 비결이라도 있나. ▲ 술이다. 지난 시즌 중에는 정말 술 한 방울도 안 마신 것은 물론이고 술 냄새도 안 맡았다. 사실 4강에서 만나게 돼있던 원주 TG삼보는 아비 스토리 때문에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었다. 우승까지도 생각했는데 6강에서 삼성에게 패해 정말 허무했다. ―올해도 술을 입에 안 댈 거란 말인가. ▲ 물론이다. 그저께(1일)는 감독님과 선수단 상견례 날이라 제대로 회식을 하는 바람에 좀 마셨지만 이제 시즌 앞두고는 다시 금주할 것이다. 올해 부진하면 주위에서 ‘작년에 FA라 돈에 눈이 멀었었나보다’라고밖에 더 하겠나. ―앞으로의 각오가 있다면, ▲ 40살까지 현역으로 뛰겠다. 요즘 몸 상태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앞으로 열심히 해서 FA 한 번 더 하고 멋지게 은퇴하고 싶다. 팬 여러분의 성원에 정말 제대로 보답하겠다. /김동찬 emailid@stoo.com ------------------------------------------------------------- 횽아 각하 존내 좋아한다.